지난 13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혈액 보유량이 ‘주의’ 단계까지 떨어졌다고 경고했다. 적정혈액보유량 기준이 5일분인데, 2.7일분 아래까지 떨어졌다는 것이다. 곧 적정량 절반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그간 헌혈을 독려한 결과, 혈액보유량이 19일 기준 4.8일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적정 보유 수준에는 미달하고 있다.
혈액관리본부는 이런 혈액 부족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혈액관리본부는 “올해 5월 13일 기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만명 정도 헌혈에 참여하는 사람 숫자가 줄었다”며 “이는 12%이상 헌혈 숫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혈액 부족은 국내 헌혈인구의 약 43%를 차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헌혈이 줄어든 탓이 크다. 하지만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 사례로 개인 헌혈이 위축된 탓도 작용하고 있다. 괜히 헌혈을 하러 갔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혈 전파’가 일어나거나 헌혈의 집이나 헌혈버스를 방문했다가 거기서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수혈 전파는 혈액을 매개로 병이 전파되는 것을 의미한다. B형∙C형 간염이나 말라리아, 에이즈 등의 질병이 수혈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수혈을 통해 전파되지 않는 호흡기 바이러스다.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중증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수혈 전파가 보고된 사례는 아직 없다.
미국 혈액은행협회(AABB)와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수혈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사례가 없기 때문에 문진 강화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헌혈자 배제 등의 안전조치 외에 추가적인 조치를 권장하고 있지 않다. 중국 북경혈액원도 헌혈 혈액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도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코로나19 관련 감염 예방을 위해 여러 안전 관리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해외 여행 후 1개월 간 헌혈이 금지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든 헌혈자의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는 등의 강화된 문진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안내한 감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헌혈의 집 혹은 헌혈 버스 근무자들은 모두 마스크 착용, 손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물품들은 모두 일회용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헌혈의 집과 헌혈버스에도 하루에 두번씩 소독을 하고 있다고 헌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하지만 일반인의 불안감을 의식해 확진환자와 자가격리 중인 의심환자의 혈액은 헌혈을 받지 않고 있다. 적십자사 측은 “자가격리자의 헌혈 혈액은 격리해제가 될 때까지 수혈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으며 확진 환자는 다 완쾌된 뒤에도 헌혈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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