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A씨(29ㆍ여)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 있는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코ㆍ턱에 보형물을 주입하는 이른바 ‘쁘띠 성형’으로 유명한 병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한창 유행할 때지만 마스크를 쓴 채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코끝에 보형물을 넣는 ‘코 필러’ 시술을 한 A씨는 “마스크를 쓰는 날이 많아 일부러 성형외과를 찾았다”며 ”시술 부위 주변이 일주일 동안 붓고 멍이 들어 보기 흉했지만, 마스크를 쓰거나 재택근무를 한 덕에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
#2. 중학교 교사 B씨(54·여)도 지난 2월 성형외과를 찾아 쌍꺼풀 수술을 했다. B씨는 "당시 개학 연기가 논의 중이었다"며 "안검하수(처진 눈꺼풀을 올리는 수술)를 꼭 해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쌍꺼풀, 눈 리프팅도 함께 받았다"고 말했다. B씨는 "마스크에 모자를 쓰는 게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 편했다"며 "찾아간 성형외과마다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금이 기회" 성형외과 줄 섰다
성형업계가 신종 코로나 직격탄을 가까스로 피했다. 회복 기간이 부담스러워 성형수술을 하지 못했던 국내 고객이 몰리면서다. 서울 강남구에서 10년 이상 성형외과를 운영한 한 전문의는 "지난달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학교를 나가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주로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며 "4월은 성형 비수기인데도 일부 인기 병원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줄을 섰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재택근무 등으로 출근하지 않는 직장인이 이참에 회복 기간이 긴 성형을 하려고 찾아왔다"며 "신종 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크게 떨어질 줄 알았는데 다행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매출 하락을 걱정한 일부 성형외과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매출 선방에 한몫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성형외과는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간 '코로나 19 극복 희망 특별이벤트'라는 이름으로 할인 행사를 열었다. 대부분 수술 상품 가격을 약 30% 내렸다. 이 성형외과는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고객님들의 부담과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한다"며 "작년에 진행했던 모든 짝수달 이벤트를 재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코로나 할인'을 진행한 압구정로데오 거리의 한 성형외과 상담실장은 "처음 몇몇 병원이 문을 닫을 때 너도나도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며 "우리 병원의 경우 코로나 19 위기감에 반값 할인까지 했다"고 전했다.
성형정보 플랫폼 ‘속닥’ 이용자 수는 올 1월 기준 일평균 1만1612명에서 3월 1만3653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고객 돌아와야 진짜 회복"
강남의 한 성형외과 중국인 담당 상담사 김모(26)씨는 "한국인은 늘었지만, 외국인이 줄어서 전체 손님 숫자는 이전보다 조금 적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상담사들은 평소보다 바쁘지만, 외국인 상담사들은 다 쉬고 있다"며 "외국인 고객이 다시 와야 예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23772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