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사람들의 차림새가 가벼워졌다. 그러나 옷의 길이가 짧아질 때 더 강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자외선이다.
태양 과다 노출로 예상되는 위험을 예보한 수치인 자외선 지수는 여름철에 높아진다. 자외선 지수는 0에서 11+까지 표기되는데 이 중 7 이상에서 30분 이상 노출되면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 현상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피부 건강을 위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피부 노화·화상 등 일으켜
자외선은 크게 A, B, C 세 종류가 있다. 이 중 자외선 A는 기미, 주근깨 등 색소 질환뿐 아니라 피부 깊숙한 진피층까지 침투해 탄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피부미용’의 적이다. 자외선의 95%가 자외선 A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최재은 교수는 “광노화의 주요인은 자외선 A”라며 “자외선이 DNA, 세포막 또는 세포 내외의 발색단(chromophore·색을 담당하는 분자의 일부)에 흡수돼 손상을 일으켜서 진피내기질 합성과 분해의 불균형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는 깊은 주름이 발생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에서 햇볕을 일상적으로 쐰 팔이나,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목만 유난히 노화가 많이 진행돼 주름이 생기고 늘어지는 사진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외선 B는 자외선의 5% 수준이지만 일광화상의 주원인으로, 피부암 위험도 높인다. 자외선 B는 자외선 A보다 홍반을 일으키는 능력이 1000배 더 강해서다. 일광화상은 과도한 햇빛 노출 후 12~24시간에 최고에 도달하고, 약 72시간 이후 서서히 완화된다. 이후에 색소 침착이 남을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광화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1∼3도 화상 모두 포함해 1만1286명이었다. 일광화상이 발생하면 얼음찜질이나 샤워 등으로 피부 온도를 떨어뜨리고, 칼라민 로션, 보습제를 바르거나 냉찜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2시간 간격 덧발라야
결국 자외선 A·B를 모두 차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모자, 선글라스, 양산, 자외선차단제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PA와 SPF로 각각 자외선 A·B 차단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차단지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된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이 중요하다.
충분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위해서는 이론적으로 2㎎/㎠의 용량을 발라줘야 하지만 실제 많은 사람이 0.5~0.8㎎/㎠ 정도만 바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우 효과도 급감한다. 대부분 정량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양을 바르는 만큼 “SPF 50의 선크림을 썼다”고 주장해도 실제로는 SPF 10도 안 되는 효과를 볼 수밖에 없다.
최 교수는 “성인 검지손가락 끝 한 마디 길이만큼 짠 양, 1FTU(fingertip unit)가 0.5g 정도”라며 “최소한 얼굴·목·팔 한쪽마다 각각 2FTU, 다리 한쪽마다 4FTU만큼은 발라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6개월 미만 영유아의 경우는 자외선 차단 대신 모자 등 ‘차단막’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6개월 미만 영유아는 피부가 얇고, 피부의 흡수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자외선차단제가 피부에 흡수되면서 나타나는 전신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자외선 차단제 대신 모자, 양산 등으로 햇빛을 차단하고 생후 6개월 이후라도 알레르기를 덜 유발하고 흡수가 적은 무기물 차단제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최근 편의성 때문에 스프레이형 선크림 사용이 늘어나는데 얼굴에 잘못 뿌리면 눈이나 구강 내 점막·비강을 통해 하부 호흡기로 흡수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최재은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에 흡수되어 효능이 나타나는 시간을 고려해 외출하기 20~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며 “아무리 차단지수가 높아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지므로 2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타입이 건성이나 중성이라면 크림 제형, 중성이라면 로션 제형, 평소 땀을 많이 흘린다면 스프레이 제형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609507328?OutUrl=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