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얼마나 잤는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잤느냐 역시 중요하다.
수면의 양을 넘어 질까지 논하려면 렘수면과 비렘수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적정 수면 시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잠을 자고 있다면, 이때부터는 수면의 양보다 질에 신경 써야 한다.
하루 수면 권장량을 채우면 언뜻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에 충분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 동안 얼마나 잘 잤느냐 또한 중요하다. 수면의 질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수면 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90분 단위의 수면 사이클이 돌아가는데, 이 주기 동안 수면의 질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수면 단계들을 거치게 된다.
우선 잠자리에 누우면 졸음이 오기 시작하는 ‘가벼운 수면’ 단계에 빠지게 된다. 그 다음 가벼운 수면 2단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는 누군가의 질문에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수면의 깊이가 얕다. 잠을 자고도 “나 안 잤어”라고 말하는 주장의 배경이 바로 이 같은 비렘수면 단계에 있다.
비렘수면 3단계로 접어들면 비로소 좀 더 깊은 수면 상태에 빠지게 된다. 바로 ‘서파수면’이라고 부르는 단계다. 신경과학자인 매튜 워커 박사에 의하면 이 같은 수면 단계에서는 뇌파 활동이 깨어있을 때보다 10배 느려진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진 상태에서 급속히 안구가 움직이는 수면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때가 바로 렘수면 단계다. 이는 우리가 꿈을 꾸는 때이기도 하다. 사람의 뇌는 렘수면일 때 활동적이다. 경계심으로 가득한 상태일 때와 거의 유사한 뇌 활동을 보인다.
수면의 질이 좋다는 것은 이 같은 일련의 비렘수면과 렘수면 단계들을 균형 있게 잘 유지하는 것인데, 이 단계들을 잘 거치면 휴식과 회복력을 얻어 잘 잤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둘 다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 수면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 인지기능 감퇴, 탈진, 사고 빈도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신경과학자들의 설명이다. 기분장애는 물론 심지어 고혈압, 비만, 당뇨와 같은 건강상 문제의 위험 요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각각의 수면 단계는 우리의 뇌와 몸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렘수면 동안에는 학습한 내용을 통합하고 정서적인 처리 과정이 일어난다. 또한, 비렘수면 동안에는 우리 몸이 면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일을 하고 뼈와 근육을 재건하고 조직의 회복과 재생 등을 돕는 일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두 수면 단계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씩 끊어 자는 게 아니라 잠을 ‘한 덩어리’처럼 생각하고 쭉 자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은 연속적인 수면을 통해 여러 수면 단계를 거치고 이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을 쪼개서 여러 번 잔다거나 자는 동안 자주 깨는 사람들은 렘수면과 비렘수면 단계들을 자연스럽게 거치기 어렵다. 낮잠을 많이 잔다거나 침실 환경이 적절치 못할 때 잠을 자주 깰 수 있다. 밤잠을 자주 깨는 사람은 낮잠을 줄이고 침실의 빛, 온도, 습도 등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 상태나 심리 상태 때문에 잠을 자주 깰 수도 있으니 이럴 땐 수면무호흡증 등 잠을 방해하는 수면장애 요인이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특정 신체적 혹은 정신적 질환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선행돼야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출처 :
http://kormedi.com/135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