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반면, 특정한 물건이나 환경,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공포증(포비아)은 위험과는 별 관련이 없다. 공포증을 가진 사람도 자신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이 타당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걸 피할 수 없다.
두려움의 대상인 물건이나 상황을 피하려다 보니 생활에 큰 불편을 겪기도 하고,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에서부터 학교생활, 직장생활까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공포증의 종류만 해도 수 백 가지가 된다. 이 중에는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고소공포증이나 밀폐된 공간을 두려워하는 폐소공포증 등 많이 알려진 것들도 있지만, 특이하고 드문 것들도 많다. 나는 어떤 것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나. 미 건강정보 매체 '웹엠디(WebMD)'에서 소개했다.
공공장소를 두려워하는…광장공포증(agoraphobia)
광장공포증(agoraphobia)에서 'agora(아고라)'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광장으로 민회, 재판, 상업, 사교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 중앙 공공장소를 뜻한다. 광장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공공장소 혹은 다리 위에 있거나 은행에서 줄을 서는 등 특정 장소나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진짜 두려운 건 불안 증상이 심해졌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거나 도움 받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보고된다. 심한 경우 일상생활 반경이 줄어들고 활동에 제약이 많아진다.
부끄러움을 넘어 선…사회공포증(social phobia)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단순한 부끄러움을 넘어 사회적 상황에서 창피를 당하거나 난처해지는 것에 대해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적절해 보일까? 내가 불안해하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어쩌지? 말이 나오긴 할까? 이렇게 심각한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에 관계나 직업적인 면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울증이나 알코올 남용과 같은 물질 남용 문제도 흔하게 나타난다.
밀폐된 곳에서 두려움… 폐쇄공포증(claustrophobia)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 비정상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폐소공포증은 비교적 흔한 공포증이다.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타거나 터널을 지나가는 등 닫힌 공간에 있는 상황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그 공간에 갇히거나 질식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며, 벗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좁은 공간은 아예 피하거나, 창문을 열고 출구 가까이 앉는 등 나름 안전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두려움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동물을 극도로 두려워하는…동물공포증(zoophobia)
특정 상황이나 사물 등에 대해 가지는 공포증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사실 동물공포증이란 말은 특정 동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공포증을 포괄하는 용어다. 거미공포증(arachnophobia), 뱀공포증(ophidiophobia), 조류공포증(ornithophobia), 벌공포증(apiphobia) 등이 있다. 이런 공포증은 어린 시절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
마돈나도 가지고 있다는…천둥공포증(brontophobia)
'bronte(브론테)'는 그리스어로 천둥을 뜻한다. 천둥공포증은 천둥과 번개에 대한 두려움이다. 실제로 자신에게 해가 미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더라도, 천둥과 번개가 칠 때는 밖에 나가길 거부한다. 실내에 있어도 소파 뒤에 웅크리고 숨거나 옷장 속에 들어가 폭우가 지나가길 기다릴 수도 있다. 뇌공포증(雷恐怖, astraphobia)이라고도 하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서 볼 수 있다.
계단도 무서운…고소공포증(acrophobia)
고소공포증은 높은 곳에 가면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특정 공포증 중 하나다. 계단을 올라가거나 사다리에 오르기만 해도 불안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높은 곳에 있으면 두려움이 너무 심해져 꼼짝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심한 경우 공황발작을 경험하기도 한다.
비행기 타면 극도로 두려워해…비행공포증(aerophobia)
비행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비행을 극도로 두려워한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의하면, 비행공포증은 대개 명확한 원인이 없다. 보통 심한 난기류를 경험했거나 누군가 비행기 내에서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는 등 비행기와 관련해 충격적인 경험을 한 후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또는 테러나 비행기 충돌사고 등에 관한 뉴스를 봤거나 비행기 내 화재나 질병 확산, 난기류 등에 대한 걱정으로 생길 수도 있다. 최초의 외상을 확인하고 공포증을 치료하는 데 흔히 최면요법이 사용된다.
피 잘 못봐…혈액-주사-상처 공포증(blood-injection-injury phobias)
피를 보거나, 주사를 맞거나, 상처를 입는 등 신체적 상해나 고통에 대해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는 공포증이다. 혈액-주사-상처형 공포증에는 피를 무서워하는 혈액공포증(homophobia), 주사 맞는 걸 두려워하는 주사공포증(trypanophobia) 등이 포함된다. 어떤 사람은 상처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침습성(invasive) 의료 시술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paranormal fears)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triskaidekaphobia)는 숫자 13과 관련된 것에 비정상적인 두려움을 느끼는 공포증이다. 귀신이나 유령에 대한 생각에 과도하게 불안하다면 파스모포비아(phasmophobia)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뱀파이어가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박쥐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박쥐공포증(chiroptophobia)이다.
구토 모습 보면 불안해져…구토공포증(emetophobia)
구토공포증은 구토에 대한 부자연스러운 두려움이다. 보통 어떤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어릴 때 시작된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토하는 친구를 봤거나 자신이 남들 앞에서 토한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구토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구역질이나 구토에 대한 말을 듣거나, 누군가 토하는 모습을 보거나, 메스꺼운 느낌이 들면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암에 걸릴까봐 겁나…암공포증(carcinophobia)
암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암에 걸릴 거란 비합리적인 두려움을 안고 산다. 모든 신체적 불편함이 몸 속 어디엔가 악성 종양이 자라고 있을 거란 신호가 된다. 예를 들어, 두통이 있으면 뇌종양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식이다.
그 밖의 공포증
새로운 것이라면 뭐든 두려워하는 사람이 가진 공포증을 네오포비아(neophobia)라고 한다. 반대로,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노인을 혐오 혹은 두려워하는 사람이 가진 공포증은 제론토포비아(gerontophobia, 노화/노인 공포증/혐오증)다. 치과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치과공포증(dentophobia), 눈 뜨는 것에 대해 비정상적인 공포를 느끼는 옵토포비아(optophobia), 심지어 공포증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공포공포증(phobophobia)도 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96/000007037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