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각 신체 부위의 둘레를 재는 것이다. 둘레는 건강을 예측하는 중요 척도가 될 수 있다. 신체 부위별 둘레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질환들을 알아본다.
◇목둘레 3cm씩 증가할수록… 혈당 올라가고, HDL 낮아져
목이 굵어질 정도로 살이 찐 상태라면 심장병에 주의해야 한다. 미국 심장학회(AHA)가 남녀 3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목둘레가 3cm 증가할수록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의 수치가 남성의 경우 2.2mg/dL, 여성의 경우 2.7mg/dL씩 줄었다.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로 혈관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당수치의 경우 남성은 3.0mg/dL, 여성은 2.1mg/dL씩 증가했다.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혈당이 높으면 혈관 벽이 손상돼 동맥경화증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와 유사한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남녀 2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목둘레 수치가 가장 큰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남성의 경우 29.2배, 여성의 경우 51배 높았다. 연구팀이 제시한 목둘레 비만 기준은 남자 36.6cm, 여자 32.3cm다. 목둘레를 줄이고 싶다면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근감소증 환자 대부분, 종아리 둘레 32cm 미만
종아리 둘레는 근감소증을 예측하는 기준이다. 노인의 경우 종아리 둘레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근감소증은 노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근육의 양과 기능 감소와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이다. 실제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전신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이었다. 연구팀은 키나 성별과 관련 없이 65세 이상에서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인 사람은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것을 권장했다.
근감소증은 낙상과 골절 등을 유발해 사망 위험을 2~5배 높이는 위험한 질환이다. 자신의 종아리 근육량은 스스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종아리 둘레는 이를 판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부족하다면 꾸준한 운동과 단백질 식품 섭취를 통해 근육을 늘려야 한다.
◇허벅지 둘레, 1cm 줄 때마다 당뇨병 위험 증가해
가는 허벅지는 건강의 적신호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30~79세 성인남녀 약 32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허벅지 둘레가 1cm 줄어들 때마다 당뇨병 위험이 남성의 경우 8.3%, 여성의 경우 9.6%씩 증가했다. 특히 남성은 허벅지 둘레가 60cm 이상이면 43cm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4배 낮았고, 여성은 허벅지 둘레가 57cm 이상이면 43cm 미만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5.4배 낮았다. 비슷한 체격이면 허벅지가 가늘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았다. 당뇨병은 실명 위험이 있는 망막병증, 신경병증, 심혈관계 질환 등 여러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허벅지는 전체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모여 있다. 섭취한 포도당의 절반 이상을 소모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평소 허벅지 근육을 키우면 전체 근육량을 늘릴 수 있고,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평소 스쿼트와 같은 허벅지 단련 운동과 계단 오르기를 습관화하면 좋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1/24/202311240206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