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과다증(ㅇ)

위액 속에 들어 있는 ‘위산’은 평소엔 음식물이 잘 소화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몸 안에 들어오는 세균을 산 성분을 통해 제거하는 살균 효과도 냅니다. 그야말로 우리 몸에 ‘필수 성분’입니다. 하지만 위산이 필요한 양보다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이상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증상이자 과산증이라고도 합니다. 시험 음량을 섭취한 후 유리염산이 40 이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건강한 사람도 위의 산도가 높을 때가 있으나 대개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염 ·만성 충수염 등의 경우에 볼 수 있습니다.

위산이 과다 분비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먼저 호르몬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밑 부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가스트린’이 정상보다 많이 분비되면 위산 분비량도 증가합니다. 식습관이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기름지고 짠 음식이 위산 분비를 유도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선진국 병’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커피, 녹차, 초콜릿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도 위산 분비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또 주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염, 만성 충수염 등의 질병에 걸린 상태에서 나타나지만, 가끔 건강한 사람의 위에서도 산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역류성 식도염과 함께 나타납니다.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은 음식을 먹을 땐 열리고 먹지 않을 땐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괄약근이 약해져서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 위 안에 있어야 할 음식물이 식도로 거꾸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위산도 음식물과 함께 식도로 역류합니다. 강한 산 성분이 식도의 점막을 자극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역류성 식도염입니다.

위산과다증은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공복 시의 위 통증, 산증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는 위산과다증이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위의 산도가 높은 경우는 특히 과산증이라고 합니다.

위산과다증은 식사 후에 가슴 통증이 느껴집니다. 가슴 위쪽과 목 아래쪽이 쓰라리고, 타는 듯한 작열감이 나타납니다. 목 부분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계속해서 느껴지고, 속이 자주 메스껍습니다. 심하면 이유 없이 목소리가 쉬고, 천식에 걸린 것처럼 마른기침을 끊임없이 하기도 합니다. 식사 후에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수일 지속되기 때문에 협심증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이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발병하면 흉골(가슴뼈) 부분에 통증이 생기는데, 그곳이 심장과 인접해 있기 때문입니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통증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수시간 또는 수일까지 지속되기도 합니다.

속쓰림, 가슴통증 등 위산과다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려면 약물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칼슘 등으로 이뤄진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시켜 통증을 완화해줍니다. 제산제는 일반적으로 식후와 취침 전 하루 3~4번 먹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약을 먹으면 다음 약을 먹기까지 4시간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위산 분비 자체를 억제하기 위해선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히스타민이 위점막의 수용체에 달라붙는 것을 억제하는 방식입니다.

위산과다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방치했다간 소화기 궤양으로 악화할 수 있는데 십이지장 궤양이 대표적입니다. 십이지장은 위와 소장을 이어주는 말발굽 모양의 장기를 말합니다. 위장에 도착한 음식물이 위산에 의해 잘게 부서지고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으로 가는데, 위산 분비가 많아지면 음식물에 남아 있는 위산이 십이지장에 궤양을 만듭니다. 십이지장 궤양이 생기면 장 출혈이 나타나 변 색깔이 흑색으로 변하고, 빈혈이 동반됩니다. 심해지면 장이 서로 달라붙어 막히는 ‘장폐색’으로 이어져 자주 체하고 구토를 하게 됩니다. 위산과다가 위궤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산성의 위산은 위장 점막을 손상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위의 방어 체계가 무너지면서 궤양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위궤양이 생기면 역류성 식도염과 비슷하게 배 위쪽에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명치 끝에 통증이 나타나게 되고 통증은 주로 식후 30분 뒤에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식습관 개선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산과다증·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위산이 많이 나오게 하는 귤, 오렌지 등 산도가 높은 과일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가슴 쓰림을 악화시키는 매운 음식, 탄산음료도 멀리해야 합니다. 손상된 위벽을 보호하려면 ‘비타민U’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이 좋습니다.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에 있는 비타민U는 단백질과 결합해 위점막을 보호하고 속쓰림을 완화해줍니다. 포만감이 큰 양배추는 과식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위액의 분비를 높이는 향신료, 짠것, 단것, 신것, 육류, 생과실(生果實), 커피 등의 음식물이나 위 속에 오래 머무는 음식물을 피하는 등 식사 요법도 가장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음식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머리 부분을 15~20㎝ 높여서 자는 게 좋습니다. 꽉 죄는 옷이나 벨트도 복압을 높여 통증을 악화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복압을 증가시키는 윗몸 일으키기, 무거운 것 들기 등의 운동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식사 직후 3시간 동안은 눕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