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척수염이란 뇌와 말단 팔다리 신경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중추신경계인 척수의 백색질 또는 회색질에 감염이나 염증 혹은 종양에 의해 발생하는 비특이적인 척수의 염증을 가리키며,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등의 국소적인 신경학적 증후가 발생합니다. 만약 병변이 회색질에 국한되면 회색질척수염(poliomyelitis)이라고 부르며, 반대로 백색질에만 있는 경우에는 백색질척수염(leukomyelitis)이라고 부릅니다. 척수의 전 단면을 침범하는 경우를 횡단척수염(transverse myelitis)이라고 하며, 수막과 척수에 염증이 있는 경우를 수막척수염(meningomyelitis)이라고 분류하기도 합니다. 척수염의 병변은 대개 좁은 부위에 발생하기도 하나, 척수 여러 부위에 침범할 수도 있습니다.
원인
척수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사람T세포림프친화바이러스 유형1과 유형2, 매독, 결핵균을 비롯한 여러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기생충 등에 의한 직접적인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외에도 비감염성이나 염증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척수염은 감염 후나 백신투여 후 발생할 수 있는데 일종의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자기 척수를 자기 면역체제가 착각을 하여 공격을 하게 되어 생기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증상
비감염성 척수염인 특발횡단척수염의 경우 증상 발현 후 4시간에서 21일 사이에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임상적 경과를 보이게 되고, 반면에 사람T세포림프친화바이러스 유형1(type1)과 유형2(type2) 등과 같은 경우 좀 더 서서히 진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와 같이 임상 양상은 원인 질환에 따라 일부 서서히 진행하기도 하고, 수 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비교적 급격하게 진행하는 등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대부분 척수염은 빠르게 진행하는 근력 약화, 감각 이상, 건반사 항진, 배변 및 배뇨 장애 등의 조합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척수염은 기본적으로 병변이 위치하는 척수 분절의 위치에 따라 몸의 높이를 나눌 때 어느 일정 높이 이하로 감각의 변화가 생기는 ‘분명한 감각 수준’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환자는 배꼽 아래로 감각이 저하되었다고 호소하기도 하고, 가슴 아래로 저리거나 통증이 발생한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감각 이상은 침범 부위에 따라 온도 감각이나 통증 감각뿐 아니라 진동 감각이나 위치 감각에 변화가 있을 수 있고, 병소가 경추(목뼈) 등 좀 더 높은 부위에 위치할 경우 고개를 숙일 때 찌릿하다고 느끼는 러미트 징후(Lermitte sign)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또한 감각 증상 외에도 병변 위치에 따라 팔 혹은 다리, 때론 팔과 다리 모두에 위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세의 불안정과 보행 장애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 외 배변 및 배뇨의 장애가 발생하여 요실금, 반사신경탓방광(reflex neurogenic bladder), 변비, 변실금 등이 흔히 동반되며, 자율기능장애와 관련하여 혈압조절 기능 소실이나 발한 장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양측성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반드시 대칭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진단 및 검사
진단의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신경과 전문의의 문진과 검진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임상적으로 전신의 모든 검사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이나 이학적 및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가능한 질병과 병소를 예측하여 이에 맞게 진단에 접근하는 것은 비용적인 부분뿐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필수적입니다. 병력 청취를 통해 질병의 코스나 진행 과정, 동반된 다른 관련된 질환에 대해 확인을 한 이후 이학적 및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서 가능한 신경분절을 예상하게 되고, 이에 따라 병변의 확인 및 성상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척수의 조영 증강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뇌척수액 검사, 때로는 유발전위검사를 시행합니다.
담당의는 진찰을 통해 가능한 병변의 부위 및 원인 질환을 좁히게 되고, 이에 따라 척수병이 의심된다면 우선적으로 압박성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척수의 조영 증강을 이용한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게 됩니다. 압박성 원인이란 척수 외부에 종양이나 디스크, 경질막밖고름집 등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척수가 밖에서부터 눌려 척수병이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압박성 원인이 감별이 된다면, 다음으로 척수 염증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뇌척수액검사를 이용하여 염증 유무 외에도 척수염과 관련된 결핵이나 사람T세포림프친화바이러스 유형1과 유형2 등의 항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척수의 상, 하행 신경로의 기능적 손상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말단에서 전기를 자극하여 척수를 통한 신경전달에 대해 평가하는 유발전위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척수염의 경우 다발성경화증의 한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진단 및 재발가능성 여부를 예측하기 위해 뇌척수액검사에서 올리고클론 띠(oligoclonal band)나 면역글로불린G 지수(IgG index) 등 특수 검사를 추가하거나,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시야유발전위검사 등 유발전위검사를 포괄적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치료
치료는 원인질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비감염성 척수염인 특발횡단척수염의 경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를 3일 혹은 5일간 사용하고 나서 경구 스테로이드를 14일간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이후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거나 중등도 이상의 심한 환자의 경우 진단검사의학과와 협진하여 혈장분리교환술을 시행해 볼 수 있으며 이외 다른 면역억제제로 시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 투여 혹은 뇌척수액 여과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2번 이상 재발한 환자라면 최소 2년 이상 경구면역억제치료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면역억제제의 종류로는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미코페놀레이트(mycophenolate) 등 많은 종류가 있어 의학적 판단에 의해 선택 투여하게 됩니다. 그 외 다른 원인질환으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로 인한 척수염의 경우 현재로서는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척수결핵의 경우에는 12개월 이상 항결핵제를 복용하기도 하고, 기생충에 의한 척수염의 경우에는 알벤다졸(albendazole)과 같은 항기생충약제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원인 질환에 맞추어 치료하게 됩니다.
예방방법
재발을 줄이기 위해 두 번 이상 재발한 환자라면 최소 2년 이상 경구 면역억제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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