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장 중첩증이란 마치 망원경을 접을 때처럼 장의 한 부분이 장의 안쪽(내강)으로 말려 들어간 것을 말합니다. 소장 말단과 막창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장 중첩이 가장 흔하며, 소장-소장 때로는 대장-대장끼리 일어나기도 합니다. 장 중첩을 일으키는 뚜렷한 원인(멕켈 게실, 용종 등)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원인이 없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인
장 중첩증에서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는 2~ 10%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90% 이상 대부분의 장 중첩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합니다. 또한 발견된 기질적인 원인은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가장 흔하게 보게 되는 영유아의 장 중첩증에서는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도 굳이 원인을 찾자면 장 중첩증에 앞서 환자가 바이러스 감염에 걸리고 난 후 회장 말단부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임파 조직이 비대하게 증식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우 장 간막에 존재하는 림프절 또한 증식되어 장 중첩을 일으키는 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행 바이러스 감염과 이로 인한 장 내 임파 조직의 비대화가 장 중첩을 일으킨다는 설명은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만연하는 시기에 장 중첩도 가장 자주 일어난다는 보고를 잘 설명해줍니다. 이와는 반대로, 기질적인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이 멕켈 게실이며 소장 용종, 소장 중복증 등이 있습니다.
증상
장 중첩증의 증상으로 가장 흔한 것은 복통입니다. 장 중첩증으로 인한 복통의 경우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심한 복통이 얼마 동안의 시간을 두고 되풀이하여 계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시 말해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울고 보채다가 얼마 후 복통이 사라지고 또 얼마 후 이전처럼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식으로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복통과 함께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처음에는 비교적 맑은 구토를 하지만 장 중첩증이 오래 되어 장폐색이 생기면 초록색의 담즙성 구토를 하게 됩니다. 이 밖에 발견할 수 있는 징후로는 복부 종괴(만져지는 덩어리)와 피가 섞인 끈적끈적한 양상(혈성 점액성)의 대변(currant jelly stool)이 있습니다. 복부 종괴는 환자가 복통을 호소할 당시에 만져지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오른쪽 상복부에서 소시지 모양으로 만져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성 점액성 대변은 장 중첩증 환자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양상의 변으로, 이러한 딸기잼 같은 대변을 보면서 주기적인 복통과 구토를 호소할 경우 장 중첩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진단 및 검사
주기적인 복통, 구토, 복부 종괴, 혈성 점액성 대변 등의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나면 임상적으로 장 중첩증을 의심하게 됩니다. 임상적으로 장 중첩증이 의심되면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을 하게 됩니다. 장 중첩증의 진단을 위한 영상학적 검사로는 단순 복부 촬영, 복부 초음파, 조영 관장이 있습니다. 단순 복부 촬영은 가장 먼저 시행하게 되는 검사입니다. 단순 복부 촬영으로 장관 내의 가스 분포를 확인하거나 비특이적이긴 하지만 종괴(만져지는 덩어리) 음영을 확인하여 장 중첩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복부 촬영만으로는 장 중첩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힘들어 대부분의 경우 복부 초음파나 조영 관장을 시행해야 합니다. 복부 초음파는 최근 장 중첩증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이며 100%의 정확성을 보입니다. 초음파 검사에서 3~5cm가량의 복부 종괴가 도넛이나 과녁 모양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겹쳐진 장벽의 단면이 그런 모양으로 관찰되는 것입니다. 조영 관장 역시 많이 사용되는 검사입니다. 이는 바륨 등의 조영제를 항문을 통해 주입하고 투시 촬영을 통해 장의 모양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초음파가 발달하기 전에는 장 중첩증의 진단에 가장 널리 사용되던 방법으로 현재는 장 중첩증의 비수술적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치료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치료는 환자를 안정화 시키는 것입니다. 환자는 장 중첩증으로 인한 장 폐색 때문에 탈수, 전해질 불균형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코를 통하여 위 속에 관을 넣고 감압 시키면서 수액을 공급하여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후에 공기나 조영제를 이용한 정복(중첩된 장을 제자리로 맞춤)술이 일차적으로 시도하게 되는 치료법입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장 중첩 이후 시간이 오래 경과되어 정복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와, 장 폐색의 정도가 심하여 공기 정복술 도중 장 천공의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는 바로 수술적 정복을 시도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장 중첩증의 경우 비수술적 정복술로 정복이 가능하나 정복술이 실패할 수도 있고 드문 경우 정복술 시행 과정에서 장 천공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있어 정복술 전에 외과 의사와의 상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① 공기 및 조영 정복술 :
일반적으로 장 중첩증의 치료에 일차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항문을 통하여 공기나 조영제를 넣어 장관 내 압력을 증가시켜 중첩된 장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실시간으로 투시 촬영을 확인하면서 진행합니다. 9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며 기질적인 원인이 없거나 장 천공, 장 괴사 등의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 일차적으로 시도하게 됩니다. 드물지만 정복술 시행 과정에서 장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10% 정도에서 실패하는데 이 때에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 정복술 후 장 중첩이 재발하기도 하므로 정복 후 24시간 정도 경과를 관찰하여 재발하지 않음을 확인 후 퇴원하게 되며, 재발하면 다시 공기/조영 정복술을 시도합니다.
② 수술적 치료 :
90%의 환자는 비수술적 정복술로 정복이 가능하나 드물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장 중첩증을 유발하는 기질적인 원인이 있을 경우, 비수술적 정복술에 실패했을 경우, 장 천공이나 장 괴사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 비수술적 정복술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개복술을 통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절반 이상에서는 개복 후 손으로 정복할 수 있으며, 기질적 원인이 있거나 장 괴사가 진행된 경우, 혹은 손으로 풀리지 않을 경우는 중첩된 장을 절제하게 됩니다.
경과 및 합병증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장 중첩증의 경과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진단 기술이 발달하여 임상 증상과 초음파, 조영 관장 등을 종합하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 없이 공기나 조영제를 이용한 시술로 90% 정도는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치료에 성공한 이후 재발하는 경우는 10% 미만으로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는 더욱 드뭅니다. 합병증 없이 치료에 성공했을 때는 특별한 문제없이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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