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형 홍반

주로 바이러스나 약물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피부 및 점막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붉은색의 홍반성 피부 질환입니다. 피부 외에도 점막을 침범할 수 있으며 급성으로 진행되고 대개 자연 소실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홍반은 여러가지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고리 모양, 둥근 모양, 과녁 모양의 붉은색 반점, 수포 등으로 구성되며 그 중 과녁 모양의 병변이 특징적입니다. - 발병 위치 : 피부, 구강 점막

다형 홍반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많은 경우 청년기나 성인기에서 발생하며 자외선의 양이 많아지는 봄에 빈번하게 발행합니다. 원인은 주로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재발성 다형 홍반의 경우에는 단순포진과의 관련성이 높다고 보고됩니다. 약물이나 감염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게 호르몬이나 악성종양, 면역 질환 등과 관련해서도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감기나 두통, 발열, 근육통 등 가벼운 몸살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으며 피부 발진은 급격히 발생하여 진행합니다. 병변은 전신 피부의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칭적으로 양쪽 팔다리의 바깥쪽이나 얼굴, 손발바닥에 흔하게 발생합니다. 대퇴부, 둔부, 몸에도 발생하며 처음에는 말단에 발생하여 몸의 중심부로 향하는 양상을 보이고 수백 개까지 개수가 늘어나기도 하나 전체 체표면적의 10% 미만에서 나타납니다. 자각증상으로 가려움증이나 타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하나 많은 경우에서는 증상이 없습니다. 병변은 대개 둥글고 부풀어 오른 붉은색의 반점이나 판을 형성하며 크기는 수mm에서 2~3cm정도입니다. 다형 홍반의 특징적인 형태인 동심원 모양(혹은 과녁모양)에서는 병변의 가장자리는 홍반이 유지되면서 중심부가 적자색 혹은 암적색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때로 병변의 중심부는 자반(자주색의 멍)이나 괴사, 수포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 70%의 환자에서 구강 점막을 침범하며 주로 잇몸, 입천장, 입술 등에 홍반이나 작은 수포(물집), 미란(표면이 벗겨져 헐음), 딱지 등이 형성됩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국소적인 림프절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징적인 임상 양상과 병력 청취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주로 청장년층에서 전신에 급격하게 발생하는 다양한 모양의 붉은색을 띄는 홍반성 반점이나 판, 구강 점막의 피부 증상이 있을 때 다형 홍반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재발성 다형 홍반의 다수에서 다형 홍반이 나타나기 수일~2주 전 재발성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의 피부 증상(피곤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입술 주위나 성기 주위, 엉덩이 등에 생기는 물집성 병변)이 나타납니다. 최근 복용한 약물이나 기타 감염의 증상이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합니다. 피부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조직검사로 확진 할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 상 초기에는 표피-진피 경계부에서 림프구들이 침윤되고 각질 형성 세포가 괴사되며 진행된 병변에서는 표피 아래에 물집이 형성됩니다. 일부 환자들은 급성기에 혈액검사에서 적혈구 침강 속도(ESR)의 증가, 경미한 백혈구 증가, C 반응성 단백질(CRP)의 증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제, 소염 진통제, 항 히스타민제 등을 써서 증상을 호전시키고 병의 경과를 짧게 할 수 있습니다.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의 사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질병의 초기에 감염의 증거가 없을 때 단기간 사용하면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재발성 다형 홍반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예방적, 혹은 지속적으로 투여하여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1~4주 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후유증은 없지만 일부의 경우 세균성 피부 감염의 병발이나 색소 침착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재발의 예측은 어렵지만 재발의 빈도와 질환의 심한 정도는 재발성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회복해감에 따라 점차 줄어들고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재발성 다형 홍반의 환자들은 단순포진 감염의 증상이 있을 때 피부과 의사와 상담하여 항바이러스제로 조기치료를 하거나 증상이 없을 때 저용량의 항바이러스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함으로써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특별히 주의할 것은 없으나 피부 병변을 긁거나 자극하는 행동을 삼가며, 구강 점막에 병변이 생겼을 경우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여 2차 감염을 예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