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디프테리아란, 외독소를 생성하는 디프테리아균(Corynebacterium diphtheriae)에 의한 급성 감염 질환으로 현재 법정감염병 1급에 속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위막을 형성하는
비인두염 및
후두기관지염으로 발현되는 호흡기 디프테리아와 피부 디프테리아로 나뉩니다. 외독소는 세포 내에서의 단백 합성을 억제하여
심근염, 급성 신괴사,
말초신경병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가 디프테리아에 관해 기술한 이래 역사상 디프테리아 감염은 수없이 많이 유행되었고, 1883년 클레브스에 의해 최초로 디프테리아균이 관찰되었으며, 1884년 뢰플러에 의하여 배양에 성공했습니다. 19세기 후반에는 항독소가 개발된 이래 1920년대에 이르러 톡소이드 개발되어 현재까지 백신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원인
디프테리아균의 유일한 숙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디프테리아균 보균자와 직접 접촉하면 전염이 됩니다. 호흡기 비말 전파, 호흡기 분비물과의 접촉, 피부 병변으로부터 분비물에 직접 접촉 등의 경로로 전파되며 주로 가을과 겨울철에 유행합니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디프테리아에 감염 시 심각한 감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나 접종을 완료했을 경우에는 무증상 또는 경미한
인후염 증상만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무증상 보균자도 균을 전파할 수는 있습니다.
증상
디프테리아의 잠복기는 2~7일 정도이며, 디프테리아 감염증 발생 후 2~6주간 코, 목, 눈, 피부 병변에서 균이 분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4일 이내 전염성이 소실되지만, 일부 만성 보균자는 6개월 이상 균을 배출하기도 합니다.
호흡기 디프테리아는 보통 코, 인두, 편도, 후두 및 그 주위 조직에 거짓막을 형성하여 위막성 비인두염, 혹은 폐쇄성 기관후두염 증상으로 발현됩니다. 미열과 함께 1~2일에 걸쳐서 점차적으로 증상이 발현하게 되며 초기에는 피로, 인후통, 식욕감퇴, 미열 등의 증상이 있다가 2~3일 후에는 푸르스름한 흰색 빛의 막이 편도에 생기기 시작하여 점점 커져 연구개의 대부분을 뒤덮게 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회복되지만 많은 양의 독소가 전신에 흡수된 경우에는 허탈, 창백, 빈맥, 혼수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고 증세가 심할 경우 6~10일 이내에 사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고열은 없지만 중증 감염인 경우에는 턱밑이 부어오르고, 목 앞부분의 임파선 비대로 인해 특징적인 황소목 양상을 나타냅니다. 후두 부위에 디프테리아 감염이 되면 발열, 쉰 소리, 개 짖는 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발생한 막이 기도를 막아 혼수,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비강의 디프테리아 감염은 다른 상기도 감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서도, 화농성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고 감염이 진행되면 혈성 분비물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비강은 디프테리아 독소의 전신 흡수가 적은 곳이어서 대체적으로 가벼운 임상 경과를 보이는 편입니다. 이외에 피부, 결막, 외음부, 질, 외이도 등의 점막에서도 디프테리아 감염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단/검사
위막을 형성하는 비인두염 및 폐쇄성 기관지염이 있을 경우 디프테리아를 의심하고 진단할 수 있으며, 호흡기 디프테리아의 경우 목 주위가 부어오르는 소목 모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디프테리아가 의심되는 경우 빠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프테리아는 대개 임상 증상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디프테리아 감염의 경우 막성 인두염의 형태로 발생하므로 디프테리아 유행지역에서 인두 부위의 막성 삼출물이 보이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디프테리아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디프테리아 진단은 비강 또는 인후 부위, 병변이 있는 점막 또는 피부에서 배양 검사를 시행하거나 위막을 배양 검사하여 디프테리아균이 확인함으로써 확진할 수 있습니다. 균이 배양되면 독소 생성 여부를 검사하게 됩니다.
치료
디프테리아 환자에게는 항독소 및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디프테리아가 의심될 경우 배양 검사 확인 전이더라도 항독소를 정맥으로 투여하기도 합니다. 이때 항독소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맥 투여 전 피부 반응 검사를 먼저 진행합니다. 위막의 위치와 크기, 독소 생성 정도 및 병의 기간에 따라 투여되는 항독소의 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항생제 투여로 독소 생성을 중단하고 디프테리아균을 박멸하여 균의 전파를 막을 수는 있으나, 항생제 치료가 항독소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에리스로마이신을 경구 또는 정맥으로 14일간 투여 혹은 페니실린 G를 근육 주사로 14일간 투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이외에 클린다마이신, 테트라사이클린, 리팜핀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치료 종료 후에는 24시간 이후 24시간의 간격을 두고 시행한 두 번의 배양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균이 제거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과/합병증
디프테리아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는 목 부위가 심하게 부어서 황소의 목처럼 보이게 되는 소목 증상, 광범위한 막의 형성으로 인한 상기도의 폐쇄 증상,
심근염,
말초 신경병증,
신괴사 등의 신장 이상 증상, 혈관 운동 중 중추의 기능 이상에 의한
저혈압 또는
심부전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심근염은 가장 무서운 합병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디프테리아 발병 2~3주째에 잘 생기며 디프테리아 환자 중 10~15%에서 발생하고 이들 중에서 50~60% 정도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방법
디프테리아는 과거 15세 이하 연령의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였으나, 최근에는 백신이 보급되면서 국내에서 디프테리아 발생이 극히 드물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소아보다는 추가 접종률이 낮은 성인에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1987년 이후부터는 새로운 환자 보고가 없을 정도로 백신에 의하여 발생이 잘 조절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유행이 보고되고 있어 언제든 해외 유입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조사에 따르면 성인 연령층에서 디프테리아에 대한 면역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성인형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을 통한 면역력 유지가 필요합니다 또한 디프테리아는 외독소에 의한 질환으로 감염 후 회복되더라도 면역 획득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회복된 이후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합니다. 생후 2, 4, 6, 15~18개월 및 만 4~6세에 DPT(또는 DTaP) 접종을 하게 되며 이후 10~11세경 성인용 Td 접종을 해야 하고 이후에는 10년마다 Td 접종을 추가로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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