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우리 몸의 뼈는 몸의 체형을 유지하고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면서 칼슘 조절에 관여하는 기능을 하고, 뼈의 내부에는 뼈보다는 촘촘하지 않은 골수라는 조직이 있는데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를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백혈병이란 이러한 혈액 세포에 발생한 암으로서,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정상적인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억제되는
혈액암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정상적인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 면역 저하를 일으켜 세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적혈구의 감소는
빈혈 증상을 가져오고, 혈소판의 감소는 출혈 경향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과다 증식된 백혈병 세포 자체로 인하여 고열, 피로감, 뼈의 통증,
설사, 의식 저하, 호흡곤란, 출혈 경향도 일으킬 수 있고 치료받지 않을 시, 이러한 증상들에 의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백혈병은 급성 백혈병과 만성 백혈병으로 나뉘며, 어떤 세포에서 문제가 됐는지에 따라 골수성, 림프구성으로 구분됩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급성 백혈병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 10만 명당 16.7명 정도가 이 병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자 대부분이 65세 이상입니다.
1)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미성숙 림프구가 증식하여 정상 세포의 발달과 사멸에 영향을 끼칩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2~5세의 어린이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2) 급성 골수성 백혈병 (acute myelogenous leukemia, AML)
비정상적인 세포가 골수에서 생성되어 정상적인 백혈구의 생산을 방해합니다. 잦은 피로감, 호흡 곤란이 일어나며, 쉽게 멍이나 출혈이 일어나고 감염 빈도가 높아집니다. 주로 성인에서 발병하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3)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chronic lymphocytic leukemia, CLL)
림프구의 악성화로 인해서 발병한다. 서양에서는 백혈병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병이나, 아시아에서는 흔하지 않습니다.
4) 만성 골수성 백혈병 (chronic myelogenous leukemia, CML)
모든 단계의 골수성 세포가 증식합니다. 백혈구의 증가, 비장 비대증이 관찰되며, 5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원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유전질환이 있거나 방사선을 많이 쬐면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암제 치료로 위험이 커지기도 합니다. 다양한 원인 때문에 유전자가 바뀌고 이로 인해 암유전자가 활성화되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험 인자로는 흡연, 방사선, 벤젠과 같은 화학물질, 화학요법의 전력 및
다운 증후군 등이 포함되며, 백혈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 또한 높은 빈도의 발병률을 보입니다.
백혈병도 다른 암처럼 DNA상의 돌연변이로 인해서 발생하며, 종양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암 억제 인자를 비활성화하는 돌연변이는 세포 사멸, 분화 또는 분열을 방해하여 백혈병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자발적으로 일어나거나 방사선과 발암 물질 등에 노출되면서 발생합니다. 유전성 요인, 방사선 조사, 화학약품 등에 의한 직업성 노출과 항암제 등의 치료 약제들이 백혈병의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즉, 이러한 원인들에 의해 암유전자 또는 인접 부위의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고, 그 결과 암유전자가 활성화되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 유전성 소인
-
다운증후군, 클라인펠터증후군,
파타우중후군
- 판코니증후군, 블룸증후군
- 쌍생아, 환자의 형제 등 가족에서의 발병
2) 방사선 조사
- 원자폭탄 투여지역, 치료를 위한 X선 노출환자, 라듐 노출 노동자 등
3) 화학약품과 그 밖의 직업성 노출
- 벤젠, 페트로리움 제품, 페인트, 방부제, 제초제, 살충제, 전자장 노출
4) 항암 화학요법제
- 항암제, 특히 알킬화제(alkylating agent)와 토포아이소머라제 II(topoisomerase II) 억제제
증상
백혈병에 걸리면, 정상 혈구의 감소로 인한 빈혈, 출혈, 감염 등이 흔하게 나타나며, 전신 증상으로는 발열, 쇠약감, 피곤함, 체중 감소 등이 있습니다. 백혈구가 장기를 침범한 경우, 뼈의 통증, 잇몸 비대, 간 비대와 비장 비대가 나타납니다. 백혈구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경우, 오심, 구토,
경련, 뇌신경 마비 등이 나타납니다.
혈소판이 줄어 코피가 잘 나거나 잇몸 등에서 피가 나는 일도 있으며, 한번 피가 나면 잘 멈추지 않습니다. 피부 아래 혈관이 터져 전신에 반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장이나 간이 커지고 림프절이 부어오르기도 합니다. 치료받지 않으면 수개월 안에 사망할 위험이 큽니다.
이와 더불어, 비정상적인 백혈구 증가로 인해 면역 능력이 떨어진 환자는 감염에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백혈병은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백혈병 환자는 잦은 감염을 겪습니다. 적혈구의 감소로 인해 빈혈이 발생하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거나 안색이 창백해집니다.
진단/검사
백혈병의 진단은 증세를 관찰하는 것에 이어 반복적인 전체 혈구수의 측정과 골수검사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집니다. 종종 혈액의 검사만으로는 백혈병의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이는 특히 백혈병 초기와 재발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특정 백혈병의 경우에 림프절 생체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백혈병 진단에 따라서 혈청학적 검사를 통해 환자의 간과 신장의 손상 정도 혹은 화학요법의 영향을 측정합니다. 백혈병으로 인한 다른 손상이 염려가 될 경우, X-ray, MRI, 초음파를 이용하여 검사하기도 합니다. 백혈병의 여부를 진단하는 이 같은 다양한 방법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모호하고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의심되면 혈액 검사를 진행해서 혈액 세포 숫자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뼛속 골수와 혈액을 채취해 검사를 하는데, 백혈병은 하나의 암 세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세포 수가 1012개 정도 됐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세포들의 무게는 1㎏ 정도이며, 1차 치료에 성공하면 이 세포 수가 108개까지 줄어듭니다. 주로 항암제를 쓰며, 1차 치료 성공률은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60% 이상입니다. 이후 남은 종양을 없애기 위해 고용량 항암치료, 조혈모세포 치료 등을 합니다. 이들 치료를 받는 환자 완치율은 35~40% 정도이며, 65세 이상 환자에게는 표적치료제 등도 많이 활용합니다. 일부는 방사선 요법으로 치료를 하거나, 일부의 경우는 골수 이식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백혈병의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근간이 되는데 백혈병의 종류, 진행 경과, 진단 시 환자의 신체 상태 등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이 달라집니다.
급성 백혈병의 경우, 골수 내의 백혈병 세포를 죽이기 위해 관해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항암제는 백혈병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지 못하여 골수 내 정상 혈액 세포도 같이 파괴합니다. 이 때문에 감염 예방을 위한 관리, 환경 조절이 필요하며, 일정 기간 동안 타인의 혈액을 수혈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혈액 세포 외에도 소화기 점막 세포, 모낭 세포와 같이 빨리 자라는 세포도 손상을 받아 점막염,
설사,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2~3주 정도의 회복 기간을 거친 후 골수 검사를 시행하여 백혈병 세포가 5% 미만이고 정상 혈액 수치를 보이면 완전관해를 확인합니다. 관해에 성공했더라도 치료가 완료된 것은 아닙니다. 관해 상태를 오래 유지하면 완치되는 것입니다. 완치 성공률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추후에 공고 요법으로서 여러 차례의 항암화학요법과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시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만성 백혈병 치료는 급성 백혈병과 다릅니다. 만성 백혈병 중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이상에 의하여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악성 혈액 질환입니다. 이는 만성기, 가속기, 급성기로 분류됩니다. 치료 방법에는 글리벡, 부설판, 하이드리아 등과 같은 경구용 약제의 투여와 인터페론 주사,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등이 있습니다. 만성기의 경우 치료 성적이 가장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필라델피아 염색체 재배열 작용을 억제하는 글리벡이라는 약물을 이용한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합니다. 글리벡에 대한 내성이 생겨 치료에 실패하거나 이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 더 이상 약을 복용할 수 없다면, 2세대 약물인 타시그나, 스프라이셀로 교체합니다. 환자마다 약물 반응, 질환의 진행이 다르기 때문에 약물의 반응 경과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조혈모세포 이식 등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경과/합병증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 성적은 다제병용 항암요법(2종류이상의 항암제를 사용하는 방법),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지지요법(보조요법)의 발달에 따라 최근 10년 동안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1차 항암치료에 이르는 비율은 50~70%이며, 전체 환자 중 20~50% 정도가 장기간 동안 질병이 완화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처럼 환자마다 치료 성적에 차이가 있는 것은 발병 당시의 환자의 나이, 일반적인 건강상태, 백혈병 세포의 특성(주로 관련된 암유전자의 종류) 등이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나이가 많고 전신 상태가 악화되어 있으면 항암치료에 의한 위험도가 증가하고 치료 성적도 떨어집니다.
백혈병 종류와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 치료의 성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미국에서 평균 5년 생존율은 57%이며, 15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백혈병의 종류에 따라 5년 생존율이60~85%입니다.
예방법
대개의 경우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지만, 일부 인과 관계가 증명된 것들은 가능한 피해야 합니다. 다량의 방사선 노출과 벤젠, 담배, 페인트, 제초제 등의 화학물질 노출 등을 피하며,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해 알킬화제나 에토포사이드(etoposide), 독소루비신(doxorubicin) 등의 항암제를 투여할 때는 이러한 항암제의 치료 효과와 잠재적인 백혈병 유발 가능성에 대해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이요법/생활가이드
항암치료 중인 환자는 점막이 약해져 있으므로 거칠게 양치질을 하지 않도록 하며, 가글을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변 후에는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좌욕을 하는 편이 점막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칫솔은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고 면도날로 면도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식중독의 위험이 있는 날것의 섭취를 피하며 위생적으로 조리된 음식을 섭취합니다. 관해상태(백혈병으로 인한 증상이 완화된 상태)에 도달하여 퇴원한 환자라도 감염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양치질을 부지런히 하여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등 개인위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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