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눈과 코를 수술받고 왔네요..
아..눈은 그냥 매몰법으로 가볍게 했는지라...코 수술방에 이렇게 후기를 올립니다.
수면마취를 하는걸 단단히 믿고 갔는데, 역시 실패였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왜이렇게 마취발이 안 받는건지..-_-
어릴적에도 대수술 중에 마취가 풀려서 병원이 발칵 뒤집어졌던 적이 있었는데 말이죠.
수술 전에 미리 마취가 잘 안 되는 특이체질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 놓았고,
원장님께서 중간에 보통 마취를 한번 더 한다 하셔서 믿고 시작했습니다..
눈은 뭐 몇번 찌르고 찝고 꼬매고 하더니 눈 떠보세요 눈 감으세요 하고 끝나더군요.
원장님 왈.."많이 안 붓네. 잘 되겠다." 하시더군요..뭐 안도의 메시지인건가..
드디어 코 수술....
왼쪽 팔 링겔 꼽은 곳으로 시원하게 들어오는 마취약이 느껴졌습니다.
음..이제 나도 곧 잠들겠지..했는데 왠걸...
정신이 또롱또롱해서 짜증나 죽는줄 알았습니다...
원장님 왈..
"왜 잠을 안 주무세요? 거참..."
"저희가 마취약이 아까워서 덜 드리거나 한게 아니고, 역시 좀 특이한 체질이시네요.."
하여튼 콧속을 째는 느낌도 나고, 피부가 들리는 느낌도 나고...
이것저것 많이 하는게 느껴지더군요.. 차마..겁이 나서 눈은 못 뗐습니다...
눈 밑으로 피부가 뒤집어져 있다거나 뼈 같은게 보이면 기분이 심히 불쾌할 것 같아서요..
어느 순간엔가 정신이 몽롱해지고, 마치 술을 주량한계선을 뛰어넘어 마셨을때처럼
기분이 알딸딸해지더군요..그 와중에도 왜 잠은 들지 않는 것일까요..고통스러웠습니다..
어느 순간 코 안 쪽에서 무슨 뼈를 잘라내는 건지, 실리콘을 집어넣는건지..
버걱버걱 하는 듯한 소리도 나는것 같고, 서걱서걱 하는 소리도 나는것 같고,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마취가 깨어버렸습니다. 에휴..이 놈의 체질...-_-
원장님께 마취 풀린것 같다고 아프다고 말씀드리니, 예 잠시만요 하시며
금방 다시 마취를 해 주시더군요.
그리고 코수술까지 모두 끝내고 코 위에 반창고를 붙이는 느낌이 나고..
원장님께서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하시며 수술실을 나가시더군요..
중간에 비주 수술도 했는데, 아마 그 부분쯤에서 제가 정신이 들락날락했던것 같아요.
다른 분들처럼 꿈까지 꾸면서 편하게 잠을 자면서 수술을 마치고 싶었는데,
나름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수술한지 몇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붓기도 심하지 않고...
또한 콧대 부분도 상당히 맘에 들게 잘 빠진것 같습니다.
차후 붓기가 더욱 가라앉고 자리가 잡히면 훨씬 마음에 들겠지요.
다른 분들은 수술 받고 나면 맘에 들지 않거나, 이게 뭐야? 하신다던데..
왜 저는 제 코가 마음에 들까요..-_- 거참...제 스스로도 제가 별난것 같긴 합니다.
아..그런데 코 수술한 다른 분들은 혹시 코 막힘을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참 궁금하네요.
아주 이 코막힘 때문에 죽겠습니다.
입으로 숨쉬는게 보통 일이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