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고기 요리, 한국 食客 입맛에도 딱이네
○ 양고기 꼬치구이를 따라가 보면
중국 옌볜의 조선족들은 양고기 꼬치구이는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의 음식이라고 말한다. 중국 서북쪽 끝에 있는 이 자치구에는 유목민족인 위구르족이 많이 사는 곳이다. 위구르족은 몽골 고원에서 일어난 뒤 투르키스탄 지방으로 이주한 터키계 민족으로 신장웨이우얼자치구가 이슬람국가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목민족은 양을 따라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양고기를 먹었다. 물이 귀한 유목민족에게 꼬치에 끼우거나 석쇠에 올려 불에 구워 먹는 조리법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이슬람국가로 양고기를 즐기는 나라는 터키가 있다. 터키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가 케밥인데 케밥의 여러 종류 중 시시(shish) 케밥은 양고기 꼬치구이와 영락없이 닮은꼴이다. 양고기를 엄지손가락 크기로 잘라 꼬치에 끼워 숯불에 구워 내는 음식이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커다란 고깃덩이의 익은 겉면을 잘라 먹는 ‘되네르 케밥’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금지돼 있어 오래전부터 양고기를 즐겨왔다. 이슬람 문화권인 북아프리카의 알제리나 튀니지, 모로코 등에도 꼬치에 구워 먹는 양고기 요리가 있다. 유목민족들은 들판에서 양을 통째로 구워 먹었다. 지금도 몽골에는 그런 관습이 남아 있다. 그렇게 통째로 구워 먹는 것이 여의치 않을 때 작은 양고기를 꼬치에 꽂아 즐겼다.
○ 한국화 된 양고기 요리
국내에 유통되는 양고기는 대부분 호주와 뉴질랜드산이다. 관세청의 품목별 수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에 수입된 양고기는 모두 255만 kg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33만 kg에 비해 9.4%가량 늘었다. 호주산이 184만 kg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 사람들이 오래전에 접했던 양고기는 ‘머튼(mutton)’이라는 1년 이상 자란 양고기였다. 육질이 질기고 노린내도 상대적으로 많이 나는 편이었다. 지금은 1년 이하의 어린 양고기(Lamb)가 많이 유통된다. 냄새가 덜하고 육질이 그만큼 부드럽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있는 ‘램랜드’(02-704-0223)에서는 양고기 갈비와 수육, 찜, 전골 등을 판다. 18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주인 임헌순(53) 씨는 “생후 6개월 이하의 어린 양고기를 냉장 숙성시킨 뒤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양고기 갈비”라고 소개했다.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웬만한 가게의 쇠고기 등심보다 싼 1인분(200g) 1만8000원. 양고기 전골은 4인분을 4만 원에 내놓는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램하우스’(02-522-0678)에도 양고기 갈비와 전골 등을 판다. 양고기 갈비가 1인분(200g)에 1만7500원. 냉장 숙성 방식으로 냄새를 없앤 양고기 갈비를 따로 포장해서 팔기도 한다.
시중에서 양고기를 구하려면 대형 마트를 찾으면 된다. 이마트의 서울 지점 8곳(구로, 가양, 성수, 김포공항, 월계, 용산역, 양재, 자양점)과 경기 5곳(일산, 분당, 산본, 수지, 죽전점)에서 판다. 이마트는 양고기를 자체적으로 고급육으로 분류한다. 가격은 한우보다 싸지만 호주산 쇠고기보다는 약간 비싼 편. 100g 기준으로 갈비 3080원, 다리살 2380원 등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