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에 한번씩은 성예사 와서 쌓인 쪽지 있으면 답변 주고 아는 대로 답해주고 그러는데 오랜만에 왔더니 존칭규칙같은게 생겼네? 브로커 구분이라고 하는데 난 이게 더불편하다. 항상 존댓말 쓰는게 더 편해서.
일단 내가 한 2년쯤 전에 'ASO 수술 9개월 뒤 후기' 쓴 글 있으니까 보고 싶은 사람은 참고하고 이번에는 3년차 후기 써볼게. 이제 거의 딱 3년 조금 넘었거든.
1. 왜 후기를 쓰는건가?
양악수술 후기는 많은데 ASO는 양악수술에 비해 정말 정보가 적어. 내가 수술받을때도 성예사 포함해서 이곳저곳 뒤져봤는데 딱히 정보도 없고 수술 받아본 사람 후기도 없고.. 여러 곳 발품팔아도 결국 환자는 환자잖아. 직접 받고 나서야 아는 건데 그런 후기글도 거의 없으니 내 선택 믿고 그냥 받았지. 그리고 수술받을때 '나중에 난 수술받고 나서 정보글 좀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어. 그게 수술받은뒤 삼년이 흘러도 몇달에 한번씩은 꼭 와서 댓글 달거나 쪽지 답장하는 이유야. 난 딱히 뭐 수술할때 할인받아서 후기 써야 한다 이래서 글쓰는거 아니고 그냥 내가 정보 공유하고 싶어서 쓰는 거야.
2. ASO 부작용 있어?
하물며 맹장수술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부작용이 없겠어. 부작용 없는 수술은 없어. 다만 너네가 궁금한 건'수술받다 죽는거 그런거 말고 음식먹을때나 뭐 신경이나 그런거 문제 없어?'같은 질문일 테니까 나도 너넥 궁금해할만한거 위주로 적어볼게. 수술받고 나서 9개월뒤의 상태는 이전 글에 있으니까 그거 참고하고.
- 신경 다 돌아왔어?
체감상잇몸쪽 신경은 95%? 턱쪽 피부는 한 90%정도? 여기서 더 회복되진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불편하냐고? 아니 그렇진 않아. 뭐 묻어도 바로 알고 온도도 다 느껴지고 하니까. 수술받고 한 반년에서 1년만 지나면 90%까지 다 회복되는 것 같은데, 맨 처음에는 그 10%때문에 약간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어. 그러니까 아주 조금말야. 다 느껴지긴 하는데 수술받기 이전이랑 약간 다른 느낌이 드니까. 근데 막상 이렇게 또 몇년 살아보니 적응이 돼서 '맞다, 내가 수술받기 전에는 지금이랑 약간 느낌이 달랐었지'같은 생각도 못하고 살아. 그냥 이젠 적응이 돼서 아무 생각 없는거지. 10%가 부족하다고 해서 '아 그러면 느껴지는게 떨어진다는건가?'할 수 있는데. 그런 개념이 아니야. 턱쪽에 여드름 짤때도 겁나아파죽겠으니까 ㅋㅋ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느껴지는게 이전과 약간 다르다는거야. 아무튼 일상에 전혀 문제 없고 불만 없고.
결론은 '어디 의료사고같은거 나지 않는 이상 신경 회복 안되거나 안돼서 불편할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가 내 평가야.
- 잇몸이나 입천장 안썩어?
안썩어.. 내가 수술받을 때도 인몸 안썩느냐, 어느 병원에서 받은 환자가 입천장에 구멍이 뚫렸다더라 하는 글을 봤는데, 나도 수술받을 당시에 정말 열심히 찾고 다녔었거든. 입천장 괴사는 예전에 aso나온지 얼마 안됐을 때 쓰던 고전적인 수술법에서나 나오던 부작용이고 지금은 애초에 그런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술법이니까 그런걱정은 할필요 없어~
- 음식 씹는거 어때?
딱딱한거 씹는거. 뭐 예를 들면 알타리무김치? 그런거 씹는거 문제 없어. 물론 수술받고 나서는 의도적으로 앞니만으로 씹지는 않고 살짝 측면인 송곳니쪽으로 씹지. 하지만 아주 단단한 건 앞니만으로는 아예 안씹어. 예를 들면 꽝꽝 얼린 좀 두꺼운 초콜렛같은거 말야. 그래서 결론만 말하면, 수술 전 강도의 90%까지는 확실히 돌아오는 것 같아. 아까도 신경 얘기할 때 말했지만, 어떻게 수술 전과 100% 똑같겠어.. 그건 말도 안되지. 다만 90%만 돌아와도 일상에서 어지간히 단단한거 먹는건 아무런 불편함 없으니까 이쪽 역시 걱정할 필요는 없어~~ 다만 신경은 반년~1년만 돼도 다 돌아오는데 앞니쪽은 1년 이상, 길게는 2년까지도 보는게 맞는것같아. 1년만에 90%까지 돌아오진 않는 것 같아. 정확히 말하면, 의사선생님 말로는 넉달정도면 이전강도로 다 회복된다곤 하는데, 그건 이론상이고 실제로 씹으면 앞니쪽이 찌릿해서 수술하고 반년은 그냥 앞니를 못쓴다고 생각하는게 편해. 그러니까 의학적으로는 다 회복됐지만 신경은 회복이 덜됐을거 아니야? 그래서 딱딱한거 씹으면 찌릿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 불안하기도 하고(잇몸+앞니가 똑 부러져버릴까봐;) 해서 어차피 안씹게 돼.
- 입, 턱쪽 느낌은 어때?
음~ 확실히 수술받고 나서, 뭔가 구조적으로 내 입이? 턱이? 약간 달라졌다는 이질감은 있어. 다시 말하지만 내 신체의 일부부위가 사라지거나 이동했으니까. 다만 이 이질감이 뭐 불편함이라던가 그런건 아니고. 그냥 문자 그대로 이질감이야. 물론 이게 일상에 지장을 준다거나, 이것때문에 힘들다거나 괴롭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이걸 굳이 '좋은 쪽이야 나쁜 쪽이야'라고 물으면 나쁜쪽의 감각이긴 하지. 다만 이거때문에 뭐 일상에 신경이 쓰인다거나 그런개념은 전혀 아니니까. 애초에 aso고민할 정도면 이런 조그마한 부작용이나 이질감때문에 수술을 받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바꾸는 사람도 없겠지 ㅎㅎ
- 피부 흘러내리거나 그러지 않아?
일단 미리 얘기할게. 난 aso랑 턱끝수술 같이받았어. 턱끝축소술로 아주 살짝 더 줄였어. 이점은 감안하고 봐.
수술받고 지금 3년동안 15kg이상 더 찐 상태인데, 이중턱이 살짝 있긴 해. 누군가는 이걸 보고 '너가 살쪄서 생긴거 아니야? 수술때문이 아니고?'라고 생각할 순 있는데. 아니야. 수술이 분명 영향은 있어. 그러니까, 수술을 받고 나서 살이 찌면 10만큼 생길 이중턱이 15만큼 생긴다. 이런 영향은 확실하게 있어. 다만 너가 10kg씩 살이 더붙거나, 애초에 뚱뚱하거나(뚱뚱하면 받기 전에도 이중턱이 이미 있겠지만) 그런게 아니라, 수술 후에도 그냥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할 수 있으면 이중턱 이런건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을 것 같네. 나도 지금 이중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그런 상황도 아니고, 이정도 이중턱은 솔직히 거의 누구나 다 있을 법한 이중턱이라서. (난 수술받기 직전까지 평생 쭉 마른 사람으로 살아와서 이중턱 자체가 없던 사람이야. 근데 수술받고 벌크업하고 운동하면서 20kg가까이 찌워서 생긴 것도 있지)
-수술 준비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건 아마 이전 글에서도 쓴 것 같은데, 기억 더듬어서 다시 몇 개 적어볼게.
① 수술비 다 모았다고 바로 덥썩 수술받지 말고, 수술비+여유금액까지 충분히 모아두고 수술해. 수술한 직후에는 힘들고 괴롭고 돈도 천만원 단위 넘게 썼는데 당장 외모도 별로고 현타 제대로 온다. 또 주워듣기로 대출까지 땡겨서 돈갚으면서 수술받고 수술후관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안그러길 바란다.. 난 돈 다 모으고 했고 객관적으로 멘탈도 강한 사람인데도 정신적으로 좀 힘들었어. 충분히 여유가 있을 때 받는 수술이라고 생각해. 돈 대출받아서 수술받는건 더더욱 하지 말고.
② 이 수술은 분명 너의 외모 컴플렉스를 고쳐주겠지만, 이 수술이 너를 미남미녀로 만들어주진 않아.
너가 정말 상관 다 잘생기고 코도 예쁜데 입만 미우면 이 수술을 받고 나면 엄청 좋아질 수는 있겠지. 근데 너가 상관이 평범하거나 못생겼는데, 혹은 코가 평범하거나 못생겼는데 이 수술을 받잖아? 하관만 비율이 좋은 평범남녀&못생남녀야 ㅋㅋ.. 하관의 비율이 맞아지잖아? 그럼 또 이젠 눈이나 코가 마음에 안들기 시작해. 그게 성형수술을 계속 받게 되는 이유고. 참고로 난 aso후에 눈매교정 하고 또 이후에도 콧대는 조금 있는 편이어서 비중격연골로 아주 조금만(3mm정도) 코끝 올렸어. 하관이 미우니까 다른데가 눈에 거슬리게 되는거지.
다른 데도 더 하고 싶었지만 이쯤에서 난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더이상의 수술은 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지금 꽤 만족해. 물론 지금 엄청나게 잘생긴 사람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평균은 넘는다고 생각하고 또 내가 여기서 성형을 더 한다고 한들 미남이 될 순 없다는 현실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납득하고 있기 때문이야. 생각해 봐. 성형을 해서 좋아지는 건 맞지만 성형을 해서 모두가 압도적인 미남미녀가 될 순 없어. 컴플렉스를 고치고 평범, 혹은 평범이상까지만 가면 그냥 만족하고 사는 것도 좋아. 물론 누군가는 성형을 해서 대박나는 경우도 있어. 하지만 보통 그런 경우는 얼굴형이 좋다거나 뭐 그런 조건이 받쳐줄 때야. 따라서 너가 생각하기에도 너가 성형을 받는다고 해서 대박이 날 케이스가 아니면 적당히 컴플렉스를 고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너의 다른 능력을 더 길렀으면 좋겠다. 취미생활을 한다든지 몸매를 가꾼다든지 말야.
③ 만약에 aso뿐만 아니라 눈/코 수술이나 윤곽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면 수술 받는 순서를 조심해야 해. 의사선생님들이 참.. 까놓고 얘기해서 '거짓말은 안한다'는 스탠스가 기본적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어떤환자가 코수술 받으려고 찾아왔어. 이 환자는 딱봐도 코보다도 턱이 더큰 문제야. 근데 이 의사는 '턱이 문제가 있으니까 턱도 같이 해야 한다'는 얘기를 안하고 코만 수술을 해. 뭐가 문제냐고? 미남미녀가 되려면 코랑 하관 비율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 의사선생님은 지금 얼굴에 맞춰서 코만 예쁘게 만들어 놔. 그럼 나중에 내가 하관수술을 하잖아? 그럼 이미 이전에 수술한 코랑 새로 수술한 턱 비율이랑 안맞아서 대환장 파티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거야 ㅋㅋ
따라서 너가 만약 aso수술을 고려하고 있고, 또 이후에도 코&윤곽수술을 함께 받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꼭!! 반드시!!! 의사선생님한테 너가 이후에도 이런 다른 수술들을 받을 거니까 지금 수술할 때 그것들을 고려해서 수술을 해달라. 이런 얘기를 함께 하던가. 아니면 동시에 받던가 해라.
생각해 봐. 너가 턱이 엄청 길어. 근데 코는 되게 짧아. 그럼 의사선생님은 뭘하겠어. 코를 늘려놓겠지? 지금 얼굴 비율에 맞게. 그럼 당장은 좀 괜찮아 보이지. 근데 결국 좋은 비율이 아니기 때문에 미남미녀는 될 수가 없거든? 미남미녀가 되려면 결국 이상적인 코/이상적인 턱 비율로 맞춰야 한단 말야. 근데 나중에 턱수술 하러 가서 턱길이를 줄여놓으면 이번에는 이전에 수술한 코가 길어보여서 답이 안나온다는 거지. 그러니 같이 하거나 수술할 때 선생님한테 미리 다른 곳도 수술할 거라고 얘기하든가 해..
④ 수술받고 며칠동안은 진짜 후회한다.. 멘탈 꽉 잡아라.. 내가 수술을 왜받았지 생각만 들음. 잠도 제대로 못자고, 씻지도 못하고, 음식도 제대로 못먹고..그 고통이 정말 크다. 수술부위가 욱신거리진 않아. 진통제먹으면 안아프니까.. 근데 제대로 잠을 못잔다는 고통이 정말 크다. 또 수술받고 누워 자려면 한 5일은 있어야 하거든 내 경험상. 그때까진 진짜 힘들어.. 물론 이후에도 한달 반동안은 많이 힘들다 ^^. 수술받고 좀 살만해지려면 두세달은 생각해.
⑤ 아무데서나 하지 말고 너가 꼭 이곳저곳 직접 발품 팔아봐.. 이게 진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다 보면 점점 너도 보이는 시야가 늘 거야. 그럼 아 그때 그 의사는 나한테 이상한 말을 했구나 뭐 이런 식으로 너의 기준이 서. 너가 이곳저곳 직접 발품 팔고 다니면서 너 소신대로 골랐으면 좋겠네. 예를 들면 어떤 유명 치과에서는 나보고 삼악 수술을 하자고, 상악뼈를 두번 쪼개고 하악은 한번 쪼개서 뭐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나는 aso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케이스라 aso를 했어. 물론 양악을 해도 설마 내가 죽거나 그랬겠어. 지금이랑 비슷하게 나왔거나 혹은 더 드라마틱하게 변했을지도 모르지. 턱수술쪽에선 양악이 거의 만병통치약 급이니까. 근데 양악을 다들 쉽게 생각하고 해결책으로 제시하는데..양악 정말 크고 위험한 수술이야. 이젠 기술이 발전하니까 사람이 죽는다거나 그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도 되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야. 정말 이런 뼈 수술을 크게 한번 받으면 몇달동안은 삶의 질이 많이 떨어져. 또 다 회복이 된다고 해도 100% 똑같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수술은 해결할 수만 있으면 가능한한 작은 쪽을 선택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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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so를 한 거 후회 안해. 돌아갔어도 난 또 했을 거야. 하지만, 분명 작은 부작용들은 존재해.
성형수술을 다들 가볍게 생각하지만, 한번 잘못되면 죽을때까지 우리 몸뚱아리로 살아야 해. 바꿀 수가 없어.
부작용 심각하게 온 분들 보면 정말 힘들어하잖아. 죽고싶어하고.
그게 우리가 안 될 거라는 보장이, 우리는 피해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어딨겠어? 그분들도 다 그 생각 하고 받았던 것일 텐데.
그러니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수술받았으면 좋겠고.
나는 글 썼으니까 한 일주동안은 종종 와서 뭐 댓글 달리면 주든가 할게.
또 이후에라도 난 몇달에 한번씩은 들러서 쪽지나 댓글 답변 달아주니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당장 답이 안달려도 내가 늦게라도 답장 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