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이 임상시험 3상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기존 약이 주사제라는 불편함이 있다면 오포글리프론은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일라이 릴리는 17일(현지시간) 오포글리프론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비만 환자 559명에게 40주간 투여한 결과 위약(가짜약) 대비 혈당과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오포글리프론을 매일 3mg, 12mg, 36mg 복용하는 그룹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한 결과 혈당은 1.2~1.5% 감소했다. 체중은 그룹별로 각각 4.5%, 5.8%, 7.6%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최대 복용량인 36mg 복용 그룹은 9개월간 평균 7.3kg의 체중이 줄어들었다. 시험 종료 시점까지 계속해서 체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후 추가 투약 시 더 많은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임상은 미국, 중국, 일본, 멕시코 등 다인종을 대상으로 시행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오포글리프론은 노보노디스크사의 인기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경구용 약물 버전으로 볼 수 있다. 두 가지 약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다. GLP-1 비만치료제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 효과를 일으킨다.
위고비는 주사로 약물을 투약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오포글리프론은 하루 한번 알약을 복용하면 된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큰 장점이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편리한 알약인 오포글리프론은 새로운 비만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며 “승인 후 출시되면 제조가 쉬워 대규모 출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에 따르면 이번 임상 결과 오포글리프론은 약물의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 내약성에서 모두 기대치를 충족했다. 내약성은 약물 복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을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비만치료제는 메스꺼움, 두통, 설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임상 결과는 6월 미국당뇨병학회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일라이 릴리는 올해 말 오포글리프론 시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4/000003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