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는 늘 두렵다. 치아를 가는 드르륵 소리에다 송곳으로 이와 잇몸 사이를 찔러대기까지 하면 몸에서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치과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병원이기도 하다. 흔히 '충치'(치아우식)가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잇몸병이 더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다빈도 질병 통계'(2020년)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환자 1637만여 명으로 전체 질환 중 단연 1위다.
충치 환자는 618만여 명으로 오히려 그보다 훨씬 적다. 무려 1천만 명이나 차이가 난다.
잇몸은 치아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치주골, 치아 뿌리를 덮고 있는 치근 백악질,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하는 치주인대, 치조골을 덮고 있는 연조직인 치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입안에는 다양한 세균이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세균들이 음식이나 침 등에 섞여 치아에 붙어 무색의 끈끈한 막(치태)이 만들어진다. 치태가 굳어져 치석이 되고, 여기에 세균이 번식하며 염증이 일어난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잇몸이 빨갛게 붓고 피가 나거나 입 냄새가 난다. 심하면 잇몸이 내려앉아 이가 길어 보이고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잇몸병은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다.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하지만 내버려 두면 음식물이 잘 끼이는 등 일상생활에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고, 뇌에 염증까지 생기게 하는 등 몸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잇몸병 재발 잘 해...노인 진료환자 수도 가장 많아
게다가 잇몸병은 재발을 잘 한다. 한번 치료했다고 방심하면 꼭 재발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치은염, 치주염 등 잇몸병이 지난해 '노인 진료환자 수'에서도 1위(346만 명)다.
특히 치은염은 잇몸 염증이 연한 조직에만 국한된 경우라면 간단한 치료로도 바로 나을 수 있다. 다만, 이를 내버려 둬 잇몸 아래 치조골까지 염증이 진행되면 원상태로 돌려놓기가 무척 어렵다. 특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병원에서 잇몸병은 치주 조직 및 방사선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염증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를 하거나 치석 제거술 같은 비(非)외과적 치료, 치은 절제술 등 외과적 치료를 선택한다.
그중 치석은 칫솔질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는다. 치석이 많으면 냄새가 심하고 치석 부위 뼈에도 영향을 주기에 가능하면 빨리 제거하는 게 맞다. 해마다 한두 차례는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해주는 게 필요한 이유다.
부산 대동병원 치과센터 장지현 과장은 "치은 절제술은 염증으로 잇몸이 비대해지거나 치주낭이 깊게 형성되어 시술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치은을 절제해서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이라며 "치은 절제술을 통해 염증 제거 효과뿐만 아니라 치근 수술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치태가 생기지 않도록 칫솔, 치실, 치간칫솔 등 구강 기구를 적절히 이용해 구강 상태를 청결히 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잇몸에 부착된 치태를 제대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잇몸에 칫솔을 밀착해 잇몸과 치아가 닿는 부위부터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도록 한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96/000006494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