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형수술이건 뭐건 매사에 굉장히 충동적인 성격임
뭔가 하나 꽂히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무조건 해야함.
어느 날 내 얼굴을 봤는데 얼굴이 조온나 넙데데하고 울퉁불퉁해 보이는 거임.. 당장 앱, 성예사, 카페, 유튜브 다 뒤져서 제일 많이 언급되는 몇 군데 골라서 상담예약전화 돌림.
근데 이게 웬일.. 난 하루가 급한데 수술도 아니고 상담만 한 달이 걸린다는 거임.. 충격받았지만 인기 많은 병원들이니 기다리기로 했음.
난 하루 만에 3군데를 돌 계획 이었음.
첫 번째로 본 곳은 예약하고 나서부터 연락도 자주 오고 굉장히 친절했음 병원도 깔끔하고 만족!
실장님 상담도 만족, 원장님 상담도 만족 그냥 다 만족스러웠는데 하나 걸리는 건 성형 후기 사진들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음.. 솔직히 여기 예약하고 다른 곳 가지 말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두 번째 병원 때문에 한 달을 기다린 거라 두 번째 병원에 갔음!
두 번째 병원은 솔직히 말하면 직원들이 그렇게 정감 있는 펀이 아니라 별로 마음이 가진 않았음...
그래도 원장님 상담은 좋았음! 뭔가 필이 꽂혔달까..? 내가 추구하는 얼굴형을 원장님도 선호하시고 무엇보다 내 얼굴헝은 효과 좋을 거라 말씀해 주심
솔직히 예약금 걸고 심장이 벌렁벌헝 걸렸음 한두 푼도 아니고 천이상이 깨지는 건데 그래도 난 원장님만 믿고 내 촉을 믿자 해서 세 번째 병원은 상담 예약금 걸었는데 가지도 않고 집으로 옴.
그렇게 2주 뒤에 수술날이 잡혔고 수술날 지방에서 서울까지 왔는데 너무 빨리 도착한 거임 8시간 금식이라 물도 못 마시고 서울구경 좀 하다가 너무 배고파서 병원에서 앉아서 기다림..
이제 슬슬 수술시간 다가오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가글하고 세수하고 사진 찍고 원장님 디자인하고 입원실에서 잠시 앉아서 기다리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별생각이 안 들었음.. 그냥 수술하는가 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
그러다가 이제 수술실 안내받아서 수술대 누웠는데 긴장 풀어준다고 간호사분들이 말 걸어주셨는데 그냥 배고프고 피곤해서 자고 싶었음
이제 마취약 들어간다 하고 마취 주사 놓는데 온몸이 뜨거워지고 기억 없음..
일어나 보니 입원실 침대에 앉아 있었고 목이 진짜 미친 듯이 아픈 거임… 얼굴은 모르겠고 그냥 너무 아파서 정신없었음
간호사가 자면 안 된다고 뭐라 얘기하는데 뭐라는지도 모르겠고 목소리도 안 나오고 내 상태는 봐야겠고 휴대폰 겨우 켜서 카메라로 보니 붕대 감겨있고 입술은 붕어 되어있는데 그런거 생각할 정신도 없이 그냥 너무 아팠음..
전신마취 깨고 계속 잠 오는데 잠 못 자는 것도 미친고통임.. 그리고 나는 웬만해서 고통 잘 참는다고 자부했는데 이건 진짜 아니었음 그리고 난 좀 소심? 해서 식당 벨 누르는 것도 좀 어려워하는데 그딴 거 모르겠고 간호사 호출 벨 조온 나 누름 곧 디질거 같아서 목소리도 안 나오는데 다 쥐어짜내서 쥔.. 텅 제.. 거리니까 진통제 놔주심 근데도 쥰내 아픔 뭐랄까 캡사이신 섞은 물을 코로 마시고 입으로 나오는 느낌..? 그때 생각함 아 윤곽은 다시 돌아가서 하라 하면 저얼때 네버 못한다..
계속 호출 벨 누르고 간호사님 오셔서 계속 봐주고 6시간 지나고 진통제 4번 정도 맞으니까 조금씩 정신이 돌아옴..
1~3일차는 나 죽었다 생각해야함 그낭 사람 미침..
3~5일차는 점점 살만해짐 하지만 아픔.. 아니 아픈 것도 아픈 건데 얼굴 스폰지밥 퐁퐁 부인됨 땡김이 하는데 안에서 피 터지고 이게 맞나 싶고 가글만 해서 입은 존나 찝찝하고 내 입 냄새에 식욕도 사라지는 마법
6~11일차는 점점 부기도 가라앉고 아픈 것도 너무 하루아침에 괜찮아짐.. 그렇다고 정말 부기가 가라앉은 게 아니라 퐁퐁 부인에서 다람이 정도? 식욕생김
나는 사람들이 일주일 지나면 출근도 하고 음식도 햄버거 이런 거 먹길래 그럴 수 있겠지 했는데 나로선 도저히 못하겠음 아무리 아픈 게 덜하고 부기가 가라앉았다 해도 입도 잘 안 벌어지고 입술 감각도 없어서 말도 좀 어눌함 근데 또 살만해졌다고 우유에 빵 말아먹고 첵스초코 먹고 아이스크림 오지게 먹으니까 살은 안 빠짐.. ㅎ
그래도 이제야 얼굴 작아지는 게 점점 보이기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아직 훨씬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느낀 소감은 요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