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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다] 짝사랑 중인데.. 수술후 성예사 사람들에 애정이 생겨..
부다페스트1
작성 24.09.08 21:32:03 조회 699
[뻘글주의]

안녕.
글을 쓰는 이유는..
성예사에 있는 모든 친구들에 감정적 동질감, 소속감 같은걸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싶어서야..

난 키 170초반 남자야.
못생겼다고 놀림받은적은 없고 고맙게도 연애를 못해본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살면서 잘생겼다는 얘기는 단한번도 들어본적 없었어..

최근에 단톡방에 있는 대여섯살 어린 친구를 좋아하게 되었어. 누굴 사랑하게 되는게 내맘대로 되는건 아니잖아. 웃는게 너무 예쁘고 말투도 너무 귀엽고 말도 이쁘게 하고 무엇보다 얼굴도 너무 예뻐보여서 어느새 나도모르게 그 친구를 매순간 떠올리며 혼자 어쩔줄 몰라할 정도가 되었어. 둘이 밥이라도 한번 먹으러 가게 될라치면 너무 좋아서 심장이 쿵쿵 뛰고 거의 두시간을 운전해 그 친구가 사는 집까지 데리러 가고 뭐든 더 해주고 싶어서 어쩔줄 모르겠고 어디 인형뽑기 가게만 가도 그친구 하나 뽑아주고 싶은 생각밖에 안들 만큼, 정말 상상만 해도 여전히 가슴이 저릿저릿해..

그렇지만 그친구에게 나는 그냥 좋은 오빠 정도일 뿐이었어.내가 은근히 좋아하는 마음을 티를 내던 때에도 나아닌 다른 남자와 몇주 사겼다 헤어졌고.. 무엇보다 그친구를 좋아하는 다른 남자들이 정말 많았어. 단톡방의 다른 멤버들을 통해, 자기 친구가 그 여자보고 누구냐고 번호 알려달라고 했다. 그여자 어제 클럽에서 다른 남자들하고 재밌게 춤추더라, 걔는 키큰 남자가 좋다더라, 이런얘기 들을때마다 어쩔줄 모르겠더라. 나혼자 오바쌈바 거의 무슨 그여자를 위한 사랑의 기사도쯤 된줄 알고 정신병 걸린거지 뭐. 동틀때까지 정말 한숨도 못잔 날도 있었어. 이게 분노일까, 아니면 서러움일까, 절절한 사랑의 비통함일까 나조차도 모를 감정에 푹 절여저서 밤새 천장만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정말 울컥하네..

그냥 그여자를 잊고 싶었고, 이렇게 살고싶지 않았고, 감정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날 꺼내고 싶었어. 회사 휴가를 모두 모아서, 며칠안에 무슨 결심인지 성형상담을 받으러 갔고 상담을 받은 다음날 그냥 수술 받았어. 성예사니 무슨 언니 어플이니 가입하기도 전에 뭘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코랑 윤곽3종. 8일동안 강남 호텔에서 혼자 지내면서 퉁퉁 부은 코를 부여잡고 혼자 음식물을 아파 죽겠는 실밥투성이 입 속으로 질질 흘려가며 집어넣을때, 내가 지금 무슨짓까지 하는건가, 그여자는 다른 남자들 품에서 더 잘생긴 남자 찾으려고 애쓰고 있을텐데, 지금 너 꼴을 좀 봐 넌 괴물이 되었어. 하는것 같아서 진짜 죽고싶을 만큼 심적으로 괴로웠어.

그리고 한달이 되었어.
회사분들이 요즘 왜이렇게 잘생겨졌냐는 말씀을 벌써 4명은 해주신것 같아. 내가말한 단톡방 친구들도 오늘 수술후 처음 만났는데, 친구들도 빈말이라도 잘생겨졌다고 해주더라. 수술은 안했고 시술 받았다고 했거든. 그 여자애는 무리에 없었는데, 오늘 같이 찍은 단체사진을 보고 오빠 멋있어보여! 하고 댓글 달았더라.

나.. 이제 그 여자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그만 하고 싶어. 이제 진짜 이 1년을 질질 끈 이 고통스러운 짝사랑에서 벗어나고 싶어. 달라지고 싶어. 나 키는 작지만 헬스를 수년 해서 몸은 괜찮은 편인데도 어제 큰돈주고 난생처음 Pt도 끊었어.  진짜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그리고 집에와서 밥을 먹는데, 나도모르게 어느새 성예사를 자연스럽게 보고있더라. 아마 마음의 안정감이나 동질감 같은게 들어서 편안한가봐. 누구보다 달라지고 싶은 마음, 너희들만은 알것 같아서..

나는 앞으로 성형수술한 사람들은, 내 비밀 동지라는 생각이 들것 같아. 매일 큰 용기 얻고 있어. 진짜 달라질거야. 정말 잊을거야.. 너무 달라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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