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정말로 최고최고 겁쟁이에요. 엄청 겁이 많아서 쌍커풀 수술 결정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렸지요., 그러다 결국 직장생활하다가, 동생이 나이가 들도, 동생이 "언니는 돈벌면서 뭐해? 수술안하고" 라는 말에 자극을 받아 상담을 결심하고 수술대에 오르게 되었어요.
솔직히 상담할 때에는 이곳이 의사선생님을 만나지는 않아서 불안했는데, 주위 사람들이나 아시는 분들 자녀분들이 다 이곳에서 했다고 하길래, 결국 그냥 하기로 했어요.
저는 안검하수도 아니었고, 본래 눈도 작지않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눈두덩이에 지방도 없어서 어떤 곳에서는 오히려 넣어야 겠다 그랬어요. 아무튼 트임없이 매몰로만 하기로 결정!!^^
그리도 대망의 2월 14일. 저는 수술대에 오후 4시즈음 올랐습니다.
어찌나 제가 겁이 많은지, 간호사들이 당황하면서 "환자분, 너무 겁내지 마시라고 안아프다고"계속 위로하셨어요.
수면마취 안하면 절대 수술안한다고 울먹이니까 알겠다고 하시면서 손등에 주사 놔주시더군요. 이십대 중반 넘어서 무슨 엄살이냐 하겠지만..ㅡ.ㅜ... 저는 정말 겁쟁이거든요.
주사놔주시면서 "아파요, 아파요, 자, 조금 따끔~ 따끔~ 자, 됐어요~"=.=.... 완전히 아기처럼 대해주시면서 주사놔주셨어요.
그리고 의사샘 오셔서 라인 그리고 하는데, 마취액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근데 제가 잠이 안드는 거예요. 조금 조용히 있었더니 눈위로 그림자가..-.-... 눈 바로 위에서 의사샘이 마취주사 들고 대기하고 계시더군요. 헉!! 그래서 저 아직 깨어 있어요, 마취하시면 안되요!! 라고...-.-... 입이 거즈에 덮여있음에서 열심히 말했지요. 결국.... 의사샘께서
"그렇게 해서 언제 마취약 다 들어가겠어! 링거 더 높이 들어!!!" 라고 카리스마 있게 말씀하셨어요. 의사샘 카리스마 짱...ㅡ.ㅜ..
그러고 있으니 갑자기 머리가 어질 하다가 말이 안나오고... 제가 어딘가를 빙글빙글 돌고 있더군요.
계속 돌았어요. 공장의 레일 위를 돌다가 벽을 돌다가 물건처럼 돌아다니다가... 이렇게 계속 영원히 살수도 있겠다... 싶다가...-.-;; 어쩌다가... 어느순간...
"눈떠보세요~~"
저도 모르게 눈을 떴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눈뜬것 같아요. 태양이 떠있었거든요. 정신차리고 나니 제가 본 태양이 수술대 위 전등이랑 똑같이 생긴;;;
눈을 몇번 더 떴다 감았다 하다가, 의사샘이 실을 뚝 끊는 소리가 들렸어요.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손가락에 감각이 돌아오더군요.
그전까지는 영혼만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는데 이제 내 몸이 돌아온 기분이었어요.
비틀비틀 하면서 회복실로 돌아왔는데, 동생 말로는 수술하는데 이십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제가 들어가서 수액도 맞고 마취기다리고 시간 걸린 것도 있는데 다해서 이십분이라니... 허걱;;;
전에 팔 접히는 부분에 링거도 몇번 맞은 적 있었는데 그거보다도 주사가 훨씬 안아프고 사실 따끔하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요즘 감기주사가 훨씬 더 아파요. 그래서 잘 나오지도 않는 발음으로 수술대 위에 누워서 간호사언니들한테 " 안아프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라고 했는데, 언니들은...."잠시만 기다리세요..." 하시더군요.-.-;;;;
어찌됐든 집으로 돌아오는데, 수면마취의 후유증... 어지럼증과 구토증이 폭발해서;;; 결국 지하철 타고 왔어요. 지하철로 세정거장인데도 중간에 한번 쉬었다 탔어요. 완전 어지러워요. 흑흑.
오자마자 너무 힘들어서 한숨자고 이제 후기 써요. 수술한지 이제 겨우 3시간 됐네요. 저같이 왕겁쟁이가 수술을 하다니. 감격스러운 마음이 제일 커요. 저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줬어요.
사실 링거 처음 맞을때, 한번 무서워서 안하겠다고 일어섰다 다시 누웠거든요;;;후훗;;;
잘 가라앉았으면 좋겠어요. 수술하신 분들도 다들 잘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