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모든 이비인후과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나는 광고 많이 하는 이비인후과로 그냥 예약해서 코수술 받았었어
막연히 성형외과에서 코수술 받으면 코 기능이 망가질까봐 무섭고
보험 보장 못 받을까봐 이비인후과만 생각했어
결론부터 말하면 엄청나게 험난한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문제가 많아
가장 답답하고 힘들었던 점은 소통이 진짜 안된다는 거야.
뭘 물어보면 1. 기억 안 난다. 2. 잘 모르겠다 시전...
이 때 소통 안되는거에 질려버려서 다른 데 상담갈 때 병적으로 질문지 구체적으로 뽑아가는 버릇이 생겼어.
근데 웃긴 게 뭔지 알아?
여기 이비인후과 원장은 질문지 내가 그렇게 뽑아가도 한 번도 속 시원하게 답변 해준 적 없어 완전 우이독경이었음
속에서 천불나는데 화를 못냈어. 왜냐구??
일단 나는 휜코에 비중격이 휘어있어서 수술을 받았는데
의사가 절골하고 실리콘 2mm 넣어볼까요? 해서 나는 처음이니까 잘 모르고
첫 성형이니 욕심이 당연히 생겨서 넣기로 했어.
근데 나는 미간이 넓지가 않거든. 근데 절골해서 콧대가 팍 생기고 실리콘까지 넣으니
눈이 하나로 합체할 지경에 이름..
근데 그거에 관한 사전설명?? 일절 없었음.
그리고 실리콘 까는 곳은 메부리 안 다듬어서 실리콘 경계선이 밖으로 비춰보이고 이리저리 움직였었어.
심지어 실리콘 깔아서 코 높아지니 휜코 개선은 안 되고 전보다 휜코가 더 부각돼보였어.
수술 전엔 아무 설명 없더니 수술 후 휜코가 왜 그대로냐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내 아랫턱이 오른쪽으로 돌아간 안면비대칭이 있어서 코를 1자로 맞출수가 없다고 하더라...
아니 그럼 적어도 사전에 이런 한계를 설명했음 되잖아..
나는 여기서 기다렸다 재수술해야겟단 생각이었으니 8개월 정도 꾹 참고
전라도 광주에서 서울 왔다갔다 10번 넘게 하며 갈 때마다 진료비 1만원씩 꼬박꼬박 내고
질문지 뽑아가서 질문하고 그 짓을 했어.
불행 중 다행인건 두번째 수술 때 휜코교정 간곡히 부탁드리니
코 연골 부분을 왼쪽으로 치우치게 다 이동시켜서 겉보기엔 휜코가 꽤 많이 개선되었어. 조금 남아있기는 해.
그리고 실리콘도 빼니 자연스러워지고...
근데 절골해서 코뼈 부분 높아진 건 그대로야. 그래서 콧대가 팍 서고 길이감이 좀 생겼어.
(이건 괜찮아)
근데 수술하고 3년차에 접어드니 비중격으로 세운 코끝이 많이 떨어지고
웃을 때마다 콧볼이 진짜 하회탈 콧망울처럼 되는거야.
나는 이게 비중격 재료의 한계인가보다. 코끝이 떨어지고 비주가 떨어지니 콧볼도 그렇게 부각되나보다 예상만 했어.
근데 그게 아니었어
거울을 보다보니 오른쪽만 콧볼이 패였더라고...
아까 휜코 교정하려고 연골부분을 왼쪽으로 다 옮겼다고 했잖아.
그래서 콧속으로 손을 쑥 넣어보면 왼쪽에는 딱딱한 연골이 있는데
오른쪽 코는 연골부분이 없어.
그럼 내 생각엔 오른쪽으로 휜코를 교정하기 위해 연골부분을 왼쪽으로 다 이동시켰고
그에 따라 오른쪽 코안은 지지대가 없으니 체부볼륨이 부족해지고 콧볼이 패이거나 꺼지는 증상이 생긴 것 같아.
우선은 이에 관해서 병원에 물어봐놨는데,,, 의사소통 안 되는 전적이 워낙 여러번 있다보니 큰 기대는 안돼 솔직히..
내가 진짜 불만인 건 가령 a는 가능하다 b는 안된다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내지는
a를 고치면 b라는 단점이 같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전설명이 이 의사한테서는 일절 입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는거야.
막 인상이 나쁘고 사납고 드세보이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질문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빠져나가는 느낌?? 진짜 피말려...
심지어 카톡채널은 없고 실장님 문자로만 문의가 가능하고
원장님은 전화 연결 어렵다고만 하고 말단직원만 전화받게 만드는 것 같아 더 기운 빠져.
정 궁금하면 1만원 내고 다시 대면상담받아
왕복 8만원 기차값 내고... 라는 심보겠지.
10번 넘게 진료비 내고 상담 받으면서 친절하고 정확한 상담 받아본 적 없어도 앞에서 대놓고 기분 나쁜 거 티 낸 적 없고
코끝쳐짐이나 메부리, 휜코 남아있는 거 이번에 성형외과 상담 다녀보고 난 후
심사숙고한 끝에 다 받아들이고 재수술까진 안 하기로 마음 굳혔는데
오른쪽 콧볼 패인 거 보고 진짜...
그동안 참았던 거 다 올라오면서 진짜 해도해도 너무허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이거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역시나 또 답변 회피하는 걸 보니 기대도 안 했지만 너무 실망스러워,,
진짜 진심으로 조언하는데 상담 여러군데 가보고 열심히 알아봐서 원리에 관해 제대로 설명해주는 곳에서 수술 받아
기능코라고 무조건 이비인후과? 아니고
윤곽이라고 무조건 치과 구강악안면외과? 아니야
물론 특화된 전문분야가 있는 건 맞지만 너무 틀에 박혀서 선택지를 줄이는 오류는 피했으면 좋겠어.
얼마나 내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고 내가 질문하는 걸 이해하며 개선가능한 부분과 한계를 명확히 설명해주는지
그리고 수술 사진 보며 미감이 얼마나 나랑 일치하는지 꼭 파악해서
나처럼 오랫동안 돈 내고 스트레스 받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