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원에서 수술한 지 반 달 정도 됐습니다.
수술하기 전에 한 달 반동안 정확하게 15곳을 방문했는데요..
이정도면 성형외과 실장님을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어요.
발품은 마음에 드는 병원을 찾기보다는 안맞는 병원을 거르는 데 더 가깝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작용 케이스가 많나요? 물었을때 많아요! 라고 답하는 병원은 없습니다.
그대신 말의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고 생각해요.
아직 수술하지 않은 분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까 싶어 몇 자 적어봅니다.
아래는 제가 병원을 다니면서 '당장 이 병원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원장님의 멘트들입니다.
1. "요즘 밑빠짐 때문에 난리에요"
저는 수축형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원마다 이에 대한 다른 해결책을 내놓았어요.
어떤 병원은 유선 조직을 성형하겠다고 했고, 어떤 병원에서는 유선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도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이유는 '이중주름' 이었는데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밑선이 뚜렷한 경우에 새로 생긴 밑선과 함께 가슴 주름이 두 개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이 이중주름은 밑선을 내릴수록 생길 가능성이 높아져요.
밑선을 많이 내릴 경우 또 다른 문제점은 '밑빠짐'이에요. 밑선을 내리면 내릴수록 이 문제는 심각해져요.
A병원에 방문했는데, 이 병원에서는 밑선을 제 기존 밑선에서 3센치를 내리겠다고 하더라구요. 단순히 유두의 위치만 고려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 병원에서는 겨절을 못하게 했어요. 이유는 "요즘 밑빠짐 때문에 다들 난리"기 때문이었어요. 반면 다른 병원들에서는 밑빠짐 우려는 덜해도 된다는 곳들이 대다수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A병원에서 유독 밑선을 많이 내리고, 이로 인한 밑빠짐이 흔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제가 한 병원에서는 1센치를 내린 후 0.5센치는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지금 모양이 만족스러워요. 3센치를 내렸다면 너무 낮은 위치였을 것 같아요. 밑빠짐도 걱정이 크게 됐을 것 같구요.
-> 저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밑선을 몇 센치 내릴 계획인지도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2. "이것도 다 경험이죠. 저는 안 부끄러워요." "저도 맨날 가슴근육 찢으면서 이게 맞나 모르겠어요"
사실 이 B병원 원장님이 가끔 생각나요. 어떤 마음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서요. 원장님이 상당히 밝고 유머가 많은 분이었는데, 오히려 저희 불안감만 가중시켰어요.
근막하와 이중평면을 고민하던 단계에서 갔던 병원이에요. 근막하에 반대하던 분이었는데, B병원에서 수술한 환자 사진을 보여줬어요. 제가 봐도 너무 속상할 것 같더라구요. 가슴 위치나 보형물이 비치는 정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근데 이 환자 사진을 보고 제가 당황하자 원장님이 "저는 이런 실패 케이스 보여드리는 것 전혀 부끄럽게 생각 안해요. 이것도 다 경험이죠. 제가 배우면 된 거잖아요."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속으로 많이 놀랐어요. 제가 또 다른 '배울 수 있는 실패케이스'가 되면 어쩌나요. 이 원장님은 속상한 환자의 마음보다는 철저히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부터 하신 것 같더라구요.
또, 근막하를 말씀드리면서 대흉근을 가르는 것이 부담이 된다, 고 말씀드리니 "저도 맨날 가슴근육 찢으면서 이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라고 하셨어요. 농담이라고 말한 거였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발언이었어요. 의사로서의 최소한의 책임의식은 있으셔야 했다고 생각해요. 경력도 많으시고, 자주 보이는 이름이라 가봤지만 놀란 마음만 부여잡고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