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았어 06년생이니까.. 16살인가?
올해 초 갑자기 확 나빠지더니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하고는.. 그래도 최근엔 좀 괜찮게 유지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떠나버렸어. 떠날 때 내 앞에서 가길 바라는 맘 내가 보지 않을 때 가길 바라는 맘 둘이 싸우더라..
내가 회사에 있는데 가족들한테 애기 여행 떠났다고 연락이 오더라고. 마음의 준비가 된건지 눈물도 안나고 덤덤했는데
6시 되자마자 칼퇴하고 달려가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막 나더라... 집 도착해서 보니 평소처럼 자는 것 같은데 숨이 없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 내가 얼마나 오만한지 ㅋㅋ.. 못해준 것들만 생각나고 너무 미안하더라고..
내 욕심으로 여지껏 붙잡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가버릴거면 주말에 같이 있을 때 내 옆에서 가든가...
나 퇴근까지만 기다려주지 그랬니. 너무 아쉽다..
보내주고 집 와서 애기 물품들 정리하는데도 등 뒤 이불안에서 자고 있는 것 같고.. 자려고 불 끄고 누우니 이불에서 애기 냄새가 나고 계속 생각이 나서 너무 슬펐어.. 계속 슬퍼하면 우리 애기 언니들 걱정돼서 얼른 못 떠나고 계속 있고 싶어하겠지? 아픈 모습만 기억에 남아있어서 여지껏 찍어뒀던 사진들 동영상들 보는데 우리 애기 너무 예쁘고 곱더라고.. 믹스라고 못생겼다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누가 뭐래도 난 우리 애기가 제일 예뻤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ㅎㅎ
엄마 댕댕이랑 같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다른 친구강아지들도 사귀면서 잘 놀면서 외롭지 않게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
언니는 조금 더 오래 있다가 갈테니까. 언니랑 가족들한테 행복을 선사해줘서 고마워 애기야. 우리 꼭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