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어리바리하지만 그래도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운 남편, 준태가 첫 출근하는 날. 6개월 된 송이가 밤새 보채는 바람에 잠도 설치고 늦잠까지 자느라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던 하루. 아침밥은 고사하고 등판에 다리미 자국이 버젓이 난 와이셔츠를 입혀 보내고 나니 찝찝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초보 주부 정금순. 기분 전환이나 할 겸 오랜만에 배구 경기장에 가 보지만, 아기 들쳐업고 초라하게 서 있는 자신을 보니 이젠 남의 무대가 된 듯한 코트에서 소외감만 느낀다. 그런데 한밤중에 걸려 온 날벼락 같은 한 통의 전화, "오빠가 술집에 잡혀있다구?"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서운 협박에 금순이는 간신히 재운 송이를 들쳐업고 난생처음 가보는 유흥가로 돌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