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 대학원생 '정인'은 기차 시간에 서두르다 그만 지갑을 떨어뜨린다. '환유'는 택시를 타고 기차를 쫓는 추격전 끝에 지갑의 주인을 만나게 되고, 이들은 이렇게 첫인사를 한다. 무엇인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설 때면 늘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환유는 정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동전이 앞면이 나오면 정인과 결혼하는 것이고 뒷면이 나오면 예정대로 유학을 떠나겠다고. 정인이 뭐라 대답할 틈도 없이 던져지는 동전, 펼쳐보면 앞면이다. 자신의 사랑을 최고의 걸작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환유와 그 사랑을 잘 받아안을 줄 알았던 정인은 사막을 건너는 낙타와 상인처럼 언제나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그런 행복이 환유에게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그 남자의 사랑이 너무 완벽하고 행복해 보이는 데서 불행이 시작된 걸까? 환유는 떠나가고 정인은 혼자 남겨진다. 온통 기대왔던 어깨를 잃어버린 정인은 더 이상 살아갈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하고 떠나버린 그 사람처럼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 앞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