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코성형 후 잃어버린 6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돌고돌아...오늘 드디어 제거했습니다. 오늘 제거했기에 제거가 잘 되었다, 안되었다란 말은 아직...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것을 떠나 제거해서 속이 후련하고...더 이상 딱딱하고 불편한 코가 아님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여러 번의 수술을 거쳤는데...그때마다 잘 견뎌 준 저의 코에게도 새삼스레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저는 결혼 전 낮고 살짝 들린코...였어요. 저희 가족과 친척들도 제 코가 낮고 들려서 비올 때면 코에도 우산써야 한다고...들창코라는 말을 많이 했죠.
얼굴은 화려하고 섹시하단 예기를 많이 들었는데 영 코가 받쳐주질 않았고...어릴 적부터 주변으로부터 들었던 것이 신경쓰여 웨딩촬영 전 아무것도 알아보지도 않고 지방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코 성형을 합니다.(비개방 실리콘)
처음엔 콧대도 생기고 좋았지요...그런데 웬걸요...결혼을 하고 임신을 했는데 콧대와 코끝은 서로 분리가 되고...중간에는 약간 함몰도 되어있고 떨어져나온 코끝은 오른쪽으로 가버리고...콧대도 휘고, 코끝은 더 휘고...우울했어요.
아이가 돌 지나고 엄마가 다시 수술하라고 하셔서 엄마께 아이 맡기고 강남역에 있는 성형외과에서 기능늑연골, 귀연골, 실리콘 교체 등을 합니다. 이 때는 딱 한 달 코가 화려하고 이뻤어요. 그런데 그 이후 얇은 피부는 견디지 못하고 코끝은 진주알처럼 하얗고 동그랗게 튀어나오고 콧대는 실리콘이 드러납니다. 병원에 몇 번을 가서 부작용이라고 따졌으나 원장은 귀찮은데 예쁜데 왜 오느냐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500이나 넘게 주고 했는데 정말...쓰레기였어요. 케이블티비 성형방송에도 나온던데...죄다 화려하고 예쁘게 해놓았지만 분명 시간이 지나면 비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만한 코 모양으로 해놓았더군요.
그리고 나서 급한 맘에 압구정 3번출구 근처에 있는 나름 큰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수술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간단한 수술인데 너무나 비싸게 받았습니다. 재수술이란 이유만으로... 제가 너무 급하고 속상하고...어쩔 줄 몰라 가격이 싼지도 비싼지도 모르고...돈보다는 당장 비치는 걸 해결하고 싶었기에 실리와 코끝 귀연골을 낮추는 수술을 합니다.(두 번째 수술 후 10개월)
그래도 또 비치네요...(이땐 정말 절망스러워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서 가서 이야기하니 원장도 순순히 인정하고 1년 반만에 실리와 코끝 귀연골 제거 수술을 합니다. 제가 지지대 좀 낮춰달라고 사정했으나 일을 크게 벌리고 싶지 않았던 원장은 그냥 실리와 귀연골만 제거하고...나머진 비춰도 모른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구요. 비주 개방흉은 징그럽게 크게 남았습니다.
그리고 1년 반.
코 모양은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콧대 실리콘을 제거하니 제 마음이 너무나 편해졌고 코끝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점점 시간이 지나니 얇은 피부는 지지대로 견디지 못하고 뾰족하게 비치기 시작합니다. 딱딱하게 만져지는 곳은 불빛아래에만 가면 까맣게 그림자처럼 보이거나 맨들맨들 보이구요. 연골인지 지지대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 모양대로 경계선도 생기기 시작하구요.
열심히 상담을 다닙니다. ㅍㄹㅁ, ㅌㅁ,ㄱㅇㅅ,ㅎㅅㅇ,ㅇㅅㅅㅇㅌ 등요.
전 수술을 여러 번했고...코 끝 조작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몰라 제거보다는 재건을 해야할까봐 참 많이 무서웠습니다. 그 어떤 재건도 분명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 같아서 전 제거만 생각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수술횟수는 많았지만 두 번째 수술을 제외하고 나머지 수술에선 조작이 거의 없었고(조작은 없었지만 흉과 조직끼리의 유착은 참 많았답니다.)지지대라고 하기엔 코가 돼지코도 되고 말랑말랑 한 편이어서 지지대의 힘이 세지 않아 제거 후 변형이 많이 없을 거란 얘기들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 보다는 다들 티 안난다고 그냥 살아도 되고...수술하면 모양이 80에서 90퍼센트 정도는 찾아올 거라고도 하네요.
개방 흉이 지저분해서 비개방도 생각해보았고 저 중 2군데는 비개방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상담은 대부분 2번 이상 다녔고 3번 다녀온 것도 있습니다.
오늘 수술을 했는데 열어보니 희한하게 접혀져 있는 귀연골도 있고...작은 코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들어있었다고 하네요. 기증늑이 맞는지, 귀연골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한 번 자세히 살펴보시려고 따로 보관해놓았단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사실 가격이 100~350까지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아마 제가 2번 째 수술이었더라면 가격도 나름 선택하는 데 기준이 되었을텐데 이렇게 돌아돌아 와보니 가격은 선택의 기준이 되지 못했어요. 비싼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지막 수술인게 중요한 거라서....
어디서 수술했는지는 아직 밝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코수술을 여러 번 해본 결과 처음의 상태에서 많이 벗어나진 않지만 그래도 계속적으로 모양 변화가 오는 것이 코 수술이어서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코 성형은 애초부터 안하는 게 좋다.이고...
가격이나 유명한 것도 중요하지만 상담과 의사의 술기, 그리고 의사의 인성인 것 같습니다.
수술 전에 의사가 직접 사진찍어주는 것도...수술 전에 개방 흉터를 보며 이번 수술엔 어떻게 개방을 해야할지를 얘기해 주는 것도...수술 후에 사진을 보며 수술의 진행과정과 내 코 속 상태를 알려주는 것도...
이제까지 수술하면서 한 번도 못 느껴본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성형(미)인들을 찍어내는 병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전 오늘의 경험은 만족하지만 가장 중요한 코가 어떻게 회복될지에 따라...(간절히 잘 회복되길 원하지만)또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저도 여기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살며 댓글 하나에 일희일비하고...그랬던지라...추천도 비추천도 하기가 머뭇거려짐이 사실입니다. 정말 마지막 수술이었다고 느낄 때가 왔음 좋겠습니다.
모두모두 좋은 결과가 있어...성예사를 멀리하고 지냈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