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부작용 속출에도 SNS선 '위고비 열풍'···콘텐츠 확산에 '신중론' 대두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본격 상륙하면서 연예인과 유튜버를 중심으로 투약 과정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급성 췌장염 등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면서 치료 목적보다는 단순한 재미를 위한 소비성 콘텐츠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대중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최근 위고비 비만치료제가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성공담'으로 주목받으며 투약 브이로그와 체험기를 다룬 영상 콘텐츠가 확산하고 있다. 이들 영상은 투약 과정과 체중 변화를 상세히 공유하며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위고비 투약 브이로그', '위고비 3달 후기' 등의 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위고비를 맞은 뒤 고칼로리 음식을 대량 섭취하는 '위고비와의 대결' 콘셉트 영상까지 등장하고 있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GLP-1 유사체)는 뇌의 식욕 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한다. 이 특성을 활용해 '칼로리 폭식 챌린지'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문제는 위고비 관련 부작용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과 영국 유전체학협회는 비만약 투약 후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사례에 대한 공식 보고를 요청했다. 영국에서 위고비,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젭다운드·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등 GLP-1 계열 치료제 투약 후 췌장염 증상을 호소한 사례는 400건에 달하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특히 올해에만 전체 사례의 4분의 1 이상이 집중적으로 보고됐고 이 중 티르제파타이드 관련 사례가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췌장염은 복부 통증, 구토, 발열을 동반하는 췌장의 급성 염증으로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 밖에도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 속쓰림, 어지럼증, 위장 장애, 탈모 등 다양한 부작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유명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은 지난 4월 유튜브를 통해 위고비로 10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SNS에서 "최근 지인 중 위고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라며 "나 역시 속 울렁거림이 계속되고 있어 약은 반드시 병원에서 의사 상담 후 처방받길 권한다"라고 당부했다.

최근 이 같은 바이럴을 통해 정상 체중임에도 위고비를 맞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국내에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만 합법적으로 처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권고를 무시한 채 별다른 제한 없이 처방받는 사례가 빈번하다. 비용이 용량과 상관없이 동일하다 보니 고용량을 처방받아 나눠 맞는 '나눠 맞기' 사례까지 등장했으며 일부는 남은 약을 지인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를 나눠 맞는 것은 감염 위험은 물론 개인이 용량을 임의로 조절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청소년들은 해외 직구나 불법 경로를 통해 위고비를 구매한 뒤 틱톡, 인스타그램 등 10대들이 활발히 사용하는 SNS에 다이어트약 후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비만치료제를 금칙어로 설정하고 불법 판매나 광고 게시물을 적발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등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다이어트 약물은 부작용 우려가 큰 만큼 복용 시 의사의 지도와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이런 약물을 오락거리처럼 콘텐츠 소재로 삼으면 대중이 무분별하게 따라 할 수 있고 위험성을 간과할 수 있어 이 같은 부분에 콘텐츠 제작은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출처 : 여성경제신문(https://www.woman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