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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녹색 코딱지, 반들반들 혀...당장 괜찮다고 방치? '큰코' 다친다

원영하이
작성 23.07.31 18:12:26 조회 105

부위별 위축성 질환 대처 방법

노화되면 코·혀·위·질 얇아지는 증상
당장은 문제 없어도 합병증 가능성
콧속 세척·양치·식습관 등 신경 써야

신체 주요 기관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 대체로 나이가 들면서 제 기능을 상실하고 두께가 얇아지는 ‘위축성’ 형태를 보인다. 노화뿐 아니라 세균 감염이나 호르몬 변화 등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코와 혀, 위, 여성의 질은 위축성 질환이 자주 생기는 곳이다. 당장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나중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부위별로 흔히 나타나는 위축성 질환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위축성 비염
비강 점막 메마르고 코 기능 상실

코안에는 비강이라는 빈 곳이 존재한다. 이곳은 어느 정도 습도가 유지돼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습도가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건조해지면 코점막이 쪼그라들면서 위축성 비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위축성 비염은 만성 비염의 일종이다. 만성적인 염증이 반복돼 코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변형권 교수는 “비강 점막은 외부 이물질을 걸러내면서 체내 환경에 맞게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며 “위축성 비염은 노화로 인해 비강 점막이 메마르고 위축하면서 정상적인 코의 기능이 약해졌을 때 흔히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위축성 비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비염 수술 시 비갑개(코선반)를 과도하게 제거했을 때가 그렇다. 외부 자극 때문에 코점막이 손상됐거나 비타민A·철분이 부족해도 위축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위축성 비염이 발병하면 코점막이 얇고 단단해지면서 콧속 공간이 넓어진다. 코의 숨길이 트여 있음에도 환자들은 코막힘을 호소한다. 마른 코딱지가 커져 코점막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콧물이 나지 않고 코딱지가 녹색을 띠는 게 특징이다. 이땐 코딱지에서 악취가 풍길 수도 있다. 또 코와 목이 건조하면서 이물감이 느껴지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 일단 코딱지가 평소와 달리 녹색을 띤다면 위축성 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위축성 비염의 치료 방향은 대증치료가 주를 이룬다. 발병 원인을 찾아 없애기보단 불편한 증상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염증이 만성화된 상태여서 코의 기능을 예전으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염이 만성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위축성 비염 증상을 개선하려면 코점막이 마르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온도·습도 조절은 필수다. 실내 온도는 20~25도 사이, 습도는 50~60%를 유지한다. 특히 생리식염수로 하루 두세 번 콧속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할 땐 항생제나 콧물을 묽게 하는 점액용해제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위축성 설염
혀 표면 매끄러워지고 화끈거려

설염의 일종인 위축성 설염은 설유두(舌乳頭)라는 혀의 돌기가 위축·소실된 질환이다. 건강한 혀는 옅은 분홍색을 띠며 표면에 유두가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와 있다. 그런데 위축성 설염에 걸리면 유두가 사라져 혀의 표면이 반들반들해진다. 변 교수는 “위축성 설염은 넓게 보면 만성 구내염이나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도 말할 수 있다”며 “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까칠까칠해야 하는 유두가 매끄러워지고, 심할 경우 혀가 갈라지는 균열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축성 설염에 걸리면 미각 능력이 떨어진다. 설유두에는 맛을 감지하는 세포 덩어리인 ‘미뢰’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혀가 예민해져 있는 상태여서 음식이 닿기만 해도 작열감을 호소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땐 입안에 불덩이를 물고 있는 것처럼 화끈거리고 따가운 통증을 느낀다. 입안 건조함이 심해지는 것도 위축성 설염의 주요 증상이다. 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혀가 바짝 마르고, 자다가 목이 말라 깰 정도로 구강이 건조해진다. 위축성 설염은 대부분 신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난다.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할 때, 혀에 상처가 나거나 구강 내 감염으로 혀에 염증이 퍼졌을 때, 당뇨병과 갑상샘 기능 이상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위축성 설염을 치료하려면 구강 위생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 약물치료와 함께 가글액을 사용하면서 구강 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한다. 하루 세 번 식후 제때 양치하고, 구강 질환이 있을 땐 빨리 치료해 염증이 혀로 퍼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위축성 위염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위 점막 위축

위축성 위염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위 점막이 얇아진 상태를 말한다. 만성 위염의 가장 흔한 형태다. 문제는 위축성 위염 자체는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재용 교수는 “위축성 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위 점막이 장 점막 세포처럼 바뀌는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져 위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위염의 정도나 범위가 심한 고위험 단계일 때 위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위축성 위염은 헬리코박터균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상당수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은 살균 기능을 발휘하는 위산 속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강한 산성인 위산에서도 견디며 독소를 배출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결국 만성 위염이 생겨 위 점막의 손상 정도가 재생 능력보다 크면 위 점막이 얇아질 수밖에 없다. 위축성 위염이 발생하는 흔한 과정이다. 위축성 위염 환자는 위 내시경검사에서 모세혈관이 비칠 정도로 위벽이 얇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과 흡연, 음주, 스트레스도 만성 위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안타깝게도 위축성 위염은 단기간 치료가 이뤄지는 질환이 아니다. 위 내시경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위 상태를 확인해야 안전하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항생제를 통한 제균 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엔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을 조절하면서 스트레스 관리에 힘쓰는 것이 현명하다.

위축성 질염
폐경 후 외음부 가렵고 통증 나타나

위축성 질염은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폐경 후 고령 여성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노인성 질염이나 갱년기 질염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는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양이 줄어들면서 질 점막이 얇아지고 정상적인 분비물도 적어진다”며 “이런 상태가 되면 질 내부가 건조해져 가벼운 자극에도 상처를 입거나 세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축성 질염에 걸리면 외음부가 가렵고 질 분비물에서 악취가 난다. 통증과 출혈이 동반되며 성교통이 심해진다. 근본 원인이 여성호르몬 결핍이므로 치료 방향은 비교적 명확하다. 에스트로겐 호르몬 치료가 기본이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여성호르몬 연고를 질에 국소 도포하거나 질정(질 내에 깊숙이 삽입하는 알약 제제)을 사용한다. 박 교수는 “이 경우 일반적으로 1~2주

이내 증세가 좋아진다”며 “재발이 잦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경구용 호르몬 제제를 통해 증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 완화를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외음부를 자주 씻는 행위는 질 건강에 좋지 않다. 샤워할 땐 질 내부가 산성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약산성 여성청결제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속옷을 입을 땐 통기성이 좋은 면 소재로 고르는 것이 도움된다. 질 윤활제나 보습제 등을 사용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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