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유방암인 3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에 걸린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새로 개발된 신약 물질을 첨가한 화학요법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암퇴치 효과가 확인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텍사스 감리교암센터의 제니 창 박사 연구팀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3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 호르몬,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사람표피성장인자2형(HER2) 유전자단백질, 이 3가지에 대한 수용체가 없는 유방암을 말한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20%를 차지하는 이 유방암 환자는 두 가지 주요 유방암 치료법인 호르몬치료법과 HER2 표적치료법을 받을 수가 없다. 수술과 화학요법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나마 화학요법에 대해서도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창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암세포의 세포분열을 막는 도세탁셀(docetaxel)이라는 항암약제를 처방하는 표준화학요법에 L-NMMA(메틸아르기닌)을 추가하는 새로운 화학요법을 개발했다. L-NMMA는 산화질소신호를 억제한다. 산화질소는 세포신호전달 물질로 암세포가 생성될 경우 체내 면역체계에 이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3중음성유방암의 경우에는 산화질소신호 증가가 오히려 나쁜 예후를 낳는다. 따라서 산회질소신호를 억제하게 되면 암세포의 성장과 확산을 막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창 박사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3중음성유방암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이 새로운 화학치료법을 3주간 6번 실시했다. 11명은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은 상태였고 13명은 암세포가 주변 부위로 전이된 상태였다. 이들에게 도세탁셀과 L-NMMA을 병행 투약하는 치료법을 3주 간격으로 6사이클씩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11명에게서 암의 진행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전이가 되지 않은 11명 중에 9명, 전이가 된 13명 중에선 2명이었다. 전이가 이뤄지지 않은 9명 중 2명의 유방에선 암신호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창 박사는 “이번 임상시험 성공으로 3중음성유방암 여성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부회장이자 의료실장인 줄리 그랠로 박사도 효과와 안전성 확인을 위해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3중음성유방암은 한때는 화학요법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새로운 치료제가 도입되고 있다고 그랠로 박사는 소개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와 FDA 승인을 앞두고 있는 항암치료제 ‘트로델비(Trodelvy)’ 등이다. 또 일부 3중음성유방암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용체를 가지고 있음이 밝혀져 항안드로겐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주소(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translmed.abj5070)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https://kormedi.com/1370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