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T 연구팀, 실내서 2m 거리두기 효과 미약
매일 만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따닥따닥 사람들이 붙어있는 대중교통이야말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 아닐까 싶은 의문이다.
그런데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공간에서 대거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없다.
이러한 의아한 상황에 실마리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이 2미터 간격 두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2m 간격의 물리적 거리두기는 생활방역의 기본이 됐지만, 실내에서 2m 거리를 두든, 20m 거리를 두든 별다른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와 영국 등은 2m 거리두기, 다수의 유럽국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1m 거리두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약1.8m(6피트) 거리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방역수칙은 기억하기 쉽고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연구팀이 27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무작정 2m 거리두기를 하는 것보다는 공간 내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방역지침이 보다 효과가 있다.
MIT 응용수학과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과 같은 공간에 있는 비감염자가 감염 위험 수준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측정하는 공식을 개발했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의 수, 공간의 크기, 사람들의 활동량, 마스크 착용 여부, 환기 형태 등을 고려한 정교한 계산법이다.
그 결과, 공간의 상황에 따라 2m 이하의 거리두기를 해도 감염 위험이 높지 않을 수 있고, 2m 이상 거리를 둬도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2m 거리두기를 하면 안전할 것이란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은 오히려 다른 방역수칙들에 소홀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2m 거리두기는 팬데믹 초기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초기에는 날숨, 재채기, 대화 도중 분출되는 비말에 의해 바이러스가 주로 전파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그보다 가벼운 에어로졸 형태로 바이러스가 멀리 이동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의 움직임이 적은 공간에서는 이러한 에어로졸들이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반면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은 공간에서는 에어로졸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보다 멀리까지 표류하게 된다. 즉, 같은 공간 내 사람들의 움직임, 환기 여부, 마스크 착용 등이 복합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왜 만원 대중교통수단 내에서 대거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지 추정 가능케 한다. 교통수단은 역학조사가 안 되는 공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공간인데다, 대화를 나누지 않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 감염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은 공간에서는 거리를 두고 앉아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혹은 환기가 잘 안 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출처 :
http://kormedi.com/1338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