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기간이 아닌데, 질출혈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악취가 나는 분비물 양이 많아지면 '자궁경부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생식기암이다. 주된 발병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다. HPV는 주로 성관계로 전염된다.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약 80%는 적어도 한 번 이상 HPV에 감염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HPV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암병변 등의 시기를 상당 기간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나타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표면의 정상 상피세포에서 시작해 '상피내이형성증' '상피내종양' 과정을 거쳐서 암으로 발전한다. 상피내종양이 암세포로 발전하기까지는 약 10년의 기간이 걸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상태에서 발견하게 될 경우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없고, 진행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 증상이 발생한다.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원장은 "가장 흔한 증상은 질출혈이며, 괴사가 생기면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증가한다"며 "암이 진행된 경우라면 체중 감소, 허리 통증, 하지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이된 경우에는 배변이나 배뇨 곤란, 혈뇨, 직장 출혈,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브러쉬'를 이용해 자궁경부의 세포를 얻어 현미경으로 확인하고, 이상세포가 있을 경우 조직검사를 하는 식이다. 조직검사 상 자궁경부암인 경우 MRI검사, 대장내시경검사, 방광경검사, 요로조영술, CT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 확인 및 병기를 결정한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제 투여가 있다. 이들 치료법은 암의 진행 정도, 즉 ‘병기’에 의해 선택되는데 암의 크기, 연령, 전신상태, 앞으로 출산 희망 여부 등을 고려해서 단독 혹은 병합해서 치료한다.
암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인 전암병변은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이후 임신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침윤성 자궁경부암인 경우는 수술만으로 완치되는 경우는 약 60%이고, 나머지는 수술 후 조직결과에 따라 추가로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변이 많이 진행된 경우는 수술하지 않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합하여 치료한다. 암의 크기가 큰 경우 항암치료로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하기도 한다. 1기 말에서 2기 초의 경우 수술 및 방사선치료 후 5년 생존율은 85% 정도다.
송근아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암"이라며 "주된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약 150여 종이 있는데 그중에서 암을 잘 일으키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20여 종"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위험군 9종의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해 항체를 만들어주는 ‘9가 백신’이 90% 예방 효능을 나타낸다. 다만, 항체가 생긴 바이러스에 한해서는 예방이 되지만,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예방이 되지 않는다.
미국은 9살에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권한다. 우리나라는 12~13세에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항체 생성률이 높다. 호주의 경우는 남자아이들도 접종 대상이다.
예방주사는 3차에 걸쳐 맞아야 하는데, 1차 접종 2개월 뒤에 2차 접종, 4개월 이후에 3차 접종을 해야 한다. 접종 기간을 잘 지키는 것이 제대로 된 항체 생성을 위해 중요하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1/202008110162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