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는 비만과 건강을 평가하는 지표로 오랫동안 사용돼왔다. 과체중, 비만, 고도비만 등을 분류하는 가장 널리 알려진 건강 지표지만 결함이 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올해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 럭비 선수인 일로나 마허를 비롯한 운동선수들은 체질량지수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뉴욕타임스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허의 체질량지수는 30으로 비만에 해당한다.
미국의사협회는 지난해 체질량지수가 인종, 민족, 연령, 성별 등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불완전한 지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근육량이 많은 사람과 지방이 많은 사람을 구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허의 사례도 근육량이 많지만 비만으로 분류된 사례이고, 할리우드 배우인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보디빌더로 활동하며 가장 근육량이 많았던 전성기에 비만으로 분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BMI를 기준으로 건강을 예측하면 근육이 많은 운동선수는 체중 관리가 시급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복부지방은 많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방량이 적은 마른 비만인 사람은 건강한 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체질량지수 대신 ‘신체 둥글기 지수(BRI)’를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키와 허리둘레의 비율을 살피는 방식으로 체중은 고려하지 않는다. 둥글기(roundness)라고 표현한 이유는 허리가 두꺼울수록 몸통이 달걀처럼 둥근 형태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엉덩이나 허벅지와 같은 다른 부위에 저장된 지방과 달리 허리에 쌓인 지방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발병 위험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지난 6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린 중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에서 신체 둥글기 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암, 심장질환 등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신체 둥글기 지수가 가장 낮은 집단도 사망 위험이 높았다. 이는 영양실조, 근위축, 활동 부족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복부에 쌓인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포도당 과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고혈압과 지질 수치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른 사람이 복부에만 살이 찌면 체질량지수 기준으로는 정상 범위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 체질량지수는 건강을 제때 관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침묵의 살인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건강 지표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584/0000028625?ntyp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