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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뉴스] 7~8년 전 유행한 가슴 필러, 부작용 사례 속속 나오고 있다

필러노노
작성 24.11.01 10:03:23 조회 22

성형 시술·수술 정보 어플리케이션 ‘강남언니’에 ‘가슴 필러’를 검색하면, 시술을 할인가에 받을 수 있는 ‘체험 이벤트’가 여럿 나온다. 가슴 필러 시술은 보형물 대신 필러를 넣어 가슴을 확대하는 것이다. 수술은 부담스러웠는데 시술로 가슴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 상담받는 환자들이 있다. 실제로 이벤트 페이지의 ‘상담 신청’ 버튼 위에서 ‘총 37명이 상담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총 13명이 상담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같은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슴 필러 시술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의료진들은 부작용 사례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고 증언한다.

◇제거 수술 받으러 오는 환자 많아… 가슴 주입은 허가 안 돼

가슴 필러 시술 유행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성형외과 강상규 교수(유방 재건 전문)에게 가슴 필러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7~8년 전에 시술을 받았다. 부작용을 경고하는 언론 보도는 2018년 12월에 처음 나왔다. 강남 모 의원에서 600만원을 주고 가슴 필러 시술을 받은 후, 필러가 가슴 아래 갈비뼈로 흘러서 굳은 피해자 A씨의 사례가 소개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시술을 집도한 의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2019년 초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카페를 개설한지 닷새 만에 90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가입했다.

여파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진들은 가슴 필러 제거 수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 수가 늘었음을 체감한다. 강상규 교수는 “2년 전부터 환자들이 갑자기 오기 시작해 1주일에 가슴 필러 제거 수술을 두 건 정도는 한다”며 “7~8년 전에 가슴 필러 수술이 유행한 듯 한데, 부작용이 생길 때가 돼 환자가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양대구리병원 성형외과 정재아 교수(유방 재건·성형 전문) 역시 “염증, 육아종 같은 필러 부작용으로 내원하는 환자 수가 과거보다 많이 늘었다”며 “이 중 가슴 필러 환자 비율이 10% 정도”라고 말했다.

가슴에 주입할 목적을 인정받은 필러는 국내에 없다. 필러는 의료기기 중에서도 조직수복용재료·조직수복용생체재료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 제품들은 코·입술·눈가 등 안면부 주름 개선과 안면부·손등 볼륨 회복 목적으로만 사용을 허가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12월 대한병원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성형외과학회 등에 보낸 공문에서 “성형용필러(조직수복용재료·조직수복용생체재료) 제품을 가슴 확대 사용 목적으로 허가한 바 없음을 알려 드리니, 귀 회원 등에게 동 제품을 허가된 사용 목적 외(가슴 확대)에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적극 알려주길 바란다”고 밝힌 적 있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역시 필러를 허가된 사용 목적 이외의 방식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회원에게 안내하기도 했다.

◇가슴에 주입한 필러가 팔로 이동, 구축 위험도

가슴 필러 시술의 부작용은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슴 확대 목적으로 필러를 맞을 땐 많은 양을 넣게 된다. 적게는 30~50cc, 많게는 100cc까지도 들어간다. 코·이마·턱 끝 등 얼굴에 보통 0.5~3cc를 시술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이다. 강상규 교수는 “필러를 대용량으로 주입하는 것은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가슴에 넣은 필러가 딱딱하게 변해 이물감과 통증을 느낄 수 있고, 필러가 몸 다른 곳으로 이동해 가슴 모양이 완전히 변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상규 교수가 만난 환자 중에는 필러가 겨드랑이나 복부·팔로 이동한 사람, 필러 넣은 곳에 감염이 일어난 환자가 있었다. 코 수술을 한 곳에 구축이 오는 것처럼 가슴이 구축되는 사례도 있었다. 가슴에 넣은 필러가 딱딱해지며 가슴 한가운데만 덩어리처럼 뭉치는 것이다.

주입하면 몸속에 반영구적으로 남는 필러 말고, 시간이 지나면 녹아 몸에 저절로 흡수되는 ‘히알루론산 필러’는 괜찮을까? 이 역시 가슴엔 맞지 않는 게 좋다. 이론적으로는 몸속에 흡수돼 사라져야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강상규 교수는 “필러를 맞고 5~7년이 지나 환자들이 부작용이 생겨서 병원에 오는 걸 보면, 히알루론산 필러를 가슴에 맞은 경우라도 필러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아 교수는 “반영구 필러에 비해서는 부작용 발생 확률이 낮겠지만, 히알루론산 필러도 주사하는 방법에 따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가슴을 확대할 땐 얼굴에 사용하는 양의 수십 배에 달하는 필러를 주사하므로 괴사와 염증 가능성이 월등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미 가슴 보형물 수술을 받은 사람이 모양을 다듬으려 필러를 추가 시술하는 것도 위험하다. 필러만으로 가슴을 키울 때보다 적은 양을 주사하는 것은 맞지만, 멀쩡히 들어있던 보형물이 자칫 시술 도중에 손상될 수 있다. 정재아 교수는 “이미 보형물이 있는 상태에서 보형물 주변의 꺼진 부분에 필러를 주입할 경우,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보형물이 파열될 수 있다”며 “절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문제 없어도 안심 어려워… 식약처 “집계 대상 아냐”

어떤 방식으로 수술하든 완전한 제거가 불가능하다. 수술 방식은 가슴에 넣은 필러 상태가 어떻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 필러가 몸 어디에 어느 정도로 있는지, 액체 상태로 있는지 확인한다. 필러 대부분이 액체 상태로 있다면 지방 흡입기로 빨아들여 제거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섬유화됐거나, 단단해졌다면 흡입기로 제거할 수 없다. 가슴을 절개해서 빼내야 한다. 두 방식 모두 100% 제거는 불가능하다. 강상규 교수는 “주입한 필러 일부가 가슴 앞쪽을 덮고 있는 근육인 대흉근에 들어가기도 하고,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있기도 하다”며 “필러가 피부 조직에까지 침범한 상태라면 제거 수술을 한 후에 가슴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양을 재건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정재아 교수는 “제거 수술을 하고 적어도 1년 정도는 염증 없이 깨끗한 상태인지 경과를 본 뒤, 보형물을 이용한 재건 수술을 받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당장 문제가 없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임신한 후에 갑자기 문제가 터지는 경우도 있다. 강상규 교수는 “가슴 필러를 맞은 후 멀쩡히 잘 지내다가, 임신 후에 호르몬 영향으로 유방이 커질 때 필러가 같이 반응해 부작용이 생기는 환자들이 실제로 있다”고 말했다.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이지만 임신 계획이 있어서 병원을 미리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성형 재수술 정보를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에서 “아직 신혼이고, 아기도 없는데 임신하면 유선이 발달하며 필러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말도 있더라”며 “며칠 밤새 고민하다가 (제거 수술) 상담을 예약했다”는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다. 정재아 교수는 “필러 주사를 맞았으나 부작용이 아직 없다면, 추가 시술이나 수술은 피하고 가슴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시술받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음에도 문제 사례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언급한 공문에서 ‘의료기기 부작용 등 이상 사례를 인지하는 경우에는 식약처 홈페이지나 의료기기안전평가과에 전화해 이상 사례를 보고하는 등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식약처에서 가슴 필러 부작용 사례가 집계되고 있지 않았다. 헬스조선에서 식약처에 성형용 필러를 가슴 확대 사용 목적으로 주입했다가 발생한 이상 사례 보고 건수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더니, 집계 대상이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기기 부작용 등 안정성 정보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부작용’은 ‘정상적인’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거나 발생할 것으로 의심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말한다”며 “필러를 가슴에 주입하는 것은 허가 용도 외 사용이라 의료기기의 ‘정상적인’ 사용으로 볼 수 없으므로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28/20241028015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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