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렙토스피라증은 북극과 남극 외의 어느 지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감염증입니다. 농림업, 어업, 축산업, 광업 종사자 및 수의사 등 관련 업종 종사자의 직업병이며, 업무상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생합니다. 가축이나 야생 동물의 소변으로 전파되며, 감염된 동물(주로 쥐)의 소변이나 조직으로 오염된 하천이나 호수를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할 때 집단 발생할 수 있습니다. 7월에서 11월 사이, 특히 9, 10월에 잘 발생합니다. 대부분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습한 토양, 식물 등에 상처가 생긴 피부나 점막 등이 접촉되어 감염됩니다. 감염된 동물의 소변이나 조직에 직접 접촉하여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원인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동물은 만성적으로 보균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 균을 소변으로 배설하여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둑 물, 강물 등을 오염시킵니다. 사람과 동물은 오염된 소변에 직접 접촉(상처 부위나 점막을 통해서 감염)하거나 오염된 물이나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됨으로써 이 균에 감염됩니다. 감염 보유 숙주로는 쥐(설치류), 개, 가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된 보유 동물은 등줄쥐(Apodemus agrarius coreae)입니다. 야생동물에게는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소변으로 균을 배설합니다. 렙토스피라균은 습기가 많은 흙에서 수 주 동안 살 수 있습니다. 장마로 인한 서식 환경의 변화로 야생 쥐들 간 균 전파 기회가 많아지는 8~11월에 주로 발생합니다.
증상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후 약 1~2주의 잠복기를 지나면 임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먼저 혈액과 뇌척수액에서 균이 나오는 렙토스피라 혈증기(발열기)가 4~9일 정도 지속됩니다. 이 기간에는 급작스러운
두통, 근육통,
오한,
발열이 나타납니다. 또한 지역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폐출혈형이 많으므로, 이 시기에 폐출혈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신체검사를 하면 광과민성을 동반한 결막 충혈이 나타납니다. 이후 1~3일 정도 증상이 비교적 호전되는 듯하다가, 혈중에 Ig M 항체가 나타나는 회복기(면역기)에 이릅니다. 이때는 발열, 두통, 구토, 목이 뻣뻣해지는 수막 자극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 내에서도 지역에 임상 증상에 차이가 나타납니다. 충남 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발진이 많이 나타나고, 호흡기 증상이 가벼우며,
객혈은 거의 없고, 임상 경과가 짧고 가벼웠습니다. 춘천 지역의 경우 주로 호흡 곤란 등 폐부종형 소견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객혈은 나타나지 않았고, 저알부민증이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폐형 렙토스피라증 외에도 인플루엔자형, 간장형, 급성신부전형, 바일씨 질환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증상 없이 감기몸살 정도로 가볍게 앓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치료
항생제 치료로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체계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발병 5일 내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 발열 기간과 입원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중증의 경우에는 페니실린이 가장 좋은 치료제입니다. 페니실린 과민반응이 있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나 암피실린(ampicillin), 아목시실린(amoxicillin) 등을 5~7일간 투여합니다.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이나 퀴놀론(quinolone)계 항생제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조기에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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