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일반적으로 편두통은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불편한 두통과 위장관 증상을 동반한 경우로, 단순히 머리의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편두통은 연령 및 성별에 따라 유병률에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주로 젊은 성인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국내의 조사에 의하면 편두통의 유병률은 6.5%로 추산되며 여자에서 남자에 비해 약 3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편두통은 중등도 이상의 강도를 보이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의 약 80% 정도가 두통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습니다.
원인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전에는 두피를 지나가는 혈관이 박동성을 가지고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는 것이 편두통의 원인이라는 혈관가설이나 유전적 또는 환경적 인자에 의해 편두통 발작에 대한 뇌의 역치(어떤 자극을 통증으로 인식하는 기준점)가 낮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편두통 유발 인자의 자극 정도가 이 역치를 넘을 수 있게 되어 편두통발작이 발생하게 된다는 신경이론(neurogenic theory) 등이 편두통의 원인으로 제기되었지만 명확한 원인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가설과 관련하여 두피 및 두개에 존재하는 혈관에 분포하는 신경의 말단에서 특정 물질들이 방출되고 이 물질들이 혈관확장, 혈장의 혈관 밖 수축 및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두통이 일어난다는 신경 염증(neurogenic inflammation) 가설도 제시되었고 최근에는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티드(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를 타겟으로 하는 단일클론성항체(monoclonal antibody)가 개발되어 뚜렷한 개선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한편 편두통환자들은 상당한 빈도로 가족력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편두통 발생에 유전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편두통의 한 유형인 가족성반신마비편두통(familial hemiplegic migraine)에 관계되는 유전자는 지금까지 여러 개가 알려져 있고,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에 의해 수십 가지의 질병 위험도 연관 유전자 및 관련 변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증상
2-1)무조짐 편두통(migraine without aura) :
편두통은 보통 전구증상-조짐-두통 및 동반증상-해소기-후유증상의 5단계로 진행되는데, 조짐이 동반되지 않는 무조짐 편두통은 편두통의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전구증상(premonitory symptom)은 두통 시작 2~48시간 전에 나타나는 증상이며, 두통이 발생하기 전까지 또는 두통이 발생하는 도중에 나타나는 증상인 조짐(aura)과는 구별됩니다. 전구증상은 피로감, 졸림, 무기력, 하품, 집중력저하, 목이 뻣뻣함, 감정의 예민, 식욕부진, 갈증, 음식에 대한 욕구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교적 비특이적인 증상들이고 일상 생활에서 피로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반응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진단적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두통은 보통 약한 강도로 시작되어 30분~2시간에 걸쳐 점점 심해진 후 최고조에 이릅니다. 약 50%의 편두통발작이 박동성이고 나머지는 주로 조이는 것 같거나 터질 것 같은 느낌의 통증입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일상적인 활동에 의해 두통이 악화되는 현상은 진단적 가치가 높은 중요한 증상입니다. 동반되는 증상 중 구역과 구토는 두통과 더불어 환자가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이며 구토는 50%, 구역은 90%의 환자가 경험합니다. 그 밖에 식욕감퇴, 설사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빛공포증과 소리공포증(빛이나 소리에 노출되었을 때 두통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되도록 어둡고 조용한 곳에 있으려는 증상)도 흔히 나타나는데 긴장형두통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그 정도가 심합니다. 심한 두통은 수시간에서 이틀 정도 지속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호전되며 구토하거나 수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면 두통이 완화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 두통이 해소된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증상이 남게 되는데 이를 후유증상이라고 합니다. 이는 약 1일 정도 지속되고 감정변화, 무력감, 피로감 및 식욕부진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2-2) 조짐편두통(migraine with aura) :
편두통의 조짐은 다양한 양상의 신경학적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조짐이 시각증상, 감각증상, 언어증상인 경우 전형적인 ‘조짐(aura, 전조)’이라고 합니다. 조짐은 보통 수십 분 정도 지속되며, 조짐 중에 또는 한 시간 내에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조짐편두통을 갖고 있는 환자는 흔히 무조짐 편두통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형적인 조짐은 회복 가능한 시각, 감각, 또는 언어 증상이 두통 시작 전이나 두통 중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시각 증상과 감각 증상은 확산되는 특징을 가지고, 양성증상(번쩍이는 빛, 지그재그 선, 또는 저린 증상) 후에 음성증상(암점 또는 감각소실)이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각조짐이 압도적으로 흔하고 그 다음이 감각조짐, 언어장애조짐, 운동조짐의 순서입니다. 한 환자에게서 두 가지 이상의 조짐이 있는 경우에는 동시에 나타나지 않고 연속해서 나타나며, 전체 지속 시간도 한 시간 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약 10%의 환자는 두통이 없이 조짐만 경험합니다.
전형적인 시각조짐은 성곽모양의 빛 또는 암점(scotoma; 시야의 일부가 소실되는 현상)이 동시에 혹은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먼저 시력이 흐려진 후, 번쩍이는 지그재그 선이 중심부에서부터 시작되어 주변부로 옮겨가면서 암점을 남기는 것이 가장 흔한 양상입니다. 시각증상은 중심부에서 시작되어 주변부로 이동하는 양상이 대부분이지만, 주변부에서 시작되어 중심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한쪽 시야 전체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한쪽 시야의 위쪽이나 아래쪽 사분면 중 한 면에서만 나타나거나 양측 시야에 나타나기도 합니다.감각조짐은 시각조짐 다음으로 흔하게 나타나며 조짐편두통 환자의 30~40% 정도가 감각조짐을 경험합니다. 팔과 얼굴에 가장 흔히 나타나지만 다리와 몸통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한쪽 팔과 입 주변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약 50%이고 엄지손가락에서 시작하여 팔을 거쳐 입 주변으로 전파되는 양상이 전형적입니다. 언어장애조짐은 약 10~20%의 조짐편두통 환자에서 나타나고, 반신마비편두통 환자의 경우 약 50%에서 나타납니다. 대부분은 착어증 오류(paraphasic error)나 이해장애 등의 실어증을 보이지만, 일부 환자는 혀나 입 주변에 감각 이상이 확산되는 등의 원인에 의한 발음곤란(dysarthria)을 호소합니다.
진단 및 검사
편두통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의사의 임상적인 문진과 진찰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다음과 같은 진단 기준이 국제두통학회에서 제안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조짐편두통>
① 기준 2)~4)를 만족하는 발작이 최소한 5번 이상 발생
② 치료하지 않거나 치료가 불완전할 경우 두통 발작이 4~72시간 지속
③ 두통은 다음 중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을 가짐
- 일측성
- 박동성
- 중등도 또는 심도의 통증 강도
- 일상적인 육체활동(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에 의해 악화되거나, 두통 때문에 이를 피하게 됨
④ 두통이 있는 동안 다음 중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을 가짐
- 구역 그리고/또는 구토
- 빛공포증과 소리공포증
⑤ 다른 질환에 기인하지 않음
<조짐편두통>
① 기준 B~D를 만족하는 최소한 2번 이상의 발작
② 운동 약화를 제외하고 다음 중 최소한 한 가지를 나타내는 조짐
- 양성 증상(섬광이나 점, 선)이나 음성증상(시력소실)을 포함하는 완전 가역성 시각 증상
- 양성 증상(따끔거림)이나 음성증상(무감각)을 포함하는 완전 가역성 감각 증상
- 완전 가역성 언어장애
③ 다음 중 최소한 두 가지 항목
- 같은 쪽 시각 증상 그리고/또는 한쪽 감각 증상
- 최소한 한 가지 조짐증상이 5분 이상 서서히 발생, 또는 다른 조짐증상이 연속해서 5분 이상 발생
- 각 조짐증상은 5분 이상 및 60분 이하의 지속시간을 가짐.
④ 무조짐 편두통의 B~D 항목을 만족하는 두통이 조짐 동안, 또는 조짐 후 60분 이내에 나타남
⑤ 다른 질환에 기인하지 않음
치료
효과적인 두통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요법을 병행합니다. 편두통이 발생하면 약물 복용을 통하여 최대한 빨리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멈추거나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즉시 급성기 약물을 투여하는데 빨리 투여할수록 더 효과적입니다. 일반적인 진통제, 카펠고트 등이 포함된 복합진통제는 과거에 이러한 진통제를 통하여 효과를 보았던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약물을 남용하면서 ‘약물과용두통’ 으로 증상이 변형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편두통에 특이적으로 사용하는 급성기 약물로는 수마트립탄(sumatriptan), 졸미트립탄(zolmitriptan), 나라트립탄(naratriptan) 등이 있습니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지만 일부에서 가슴 또는 흉부의 압박감, 저림, 이상한 느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을 수축시킬 수 있으므로 허혈성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사용 시 주의해야 합니다. 편두통의 예방치료는 편두통의 발작 기간과 횟수를 감소시키고 통증의 강도를 약화시키며 급성기 약물에 대한 반응을 개선하여 편두통에 의한 장애를 경감시키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치료법입니다.
예방적 약물요법은 단기요법과 장기요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기요법은 월경 편두통, 조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편두통, 또는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와 같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생기는 편두통 발작 등을 예방하는데 유용합니다. 장기요법은 1) 잦은 편두통 발작으로 인하여 일상 생활의 장애가 현저한 경우 (한 달에 2회 이상) 2) 급성기 편두통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사용할 수 없는 경우 3) 약물 과용인 경우 4) 1주일에 2회 이상으로 편두통 횟수가 잦은 경우 5) 환자가 원할 경우 등에 시행합니다. 예방약물로는 항경련제인 발프로에이트(valproate)나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베타 차단제(프로프라놀롤 propranolol, 아테놀롤 atenolol), 칼슘통로 차단제(플루나리진 flunarizine, 베라파밀 verapamil)나 항우울제(아미트리프틸린 amitriptyline, 노르트리프틸린 nortriptyline) 등이 있습니다.
예방방법
일상적인 생활을 방해하는 두통 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급성기치료가 힘든 상황이나 부작용의 발생이 생기는 경우 또는 흔하지 않은 편두통 아형에서 신경학적 손상을 예방하기 위하여 예방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예방효과는 각 개별 약물에 대한 평가이므로 같은 기적을 가지는 약물들이라 하더라도 두통 발작의 예방 효과에 대한 증거는 차이가 있습니다. 약물의 선택은 환자에게 동반된 신체적, 정서적 문제점들을 같이 고려하여 선택함이 바람직합니다.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여 적절한 효과를 얻거나 부작용이 생기는 시점까지 용량을 천천히 증가시키며 보통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4주 정도가 걸립니다. 흔하게 사용되는 약제에는 베타교감차단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이 있습니다. 이외 비 약물 요법으로 이완요법, 바이오피드백, 인지행동요법, 경피적 전기자극술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 및 생활가이드
편두통은 여러 가지 비 약물적인 방법으로 어느 정도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완화, 수면 조절, 운동요법 등을 통해 생활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환자가 자신의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 인자를 잘 파악하고 이를 피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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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렌져님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