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고객 10%가 남성
"곱상한 외모를 선호하죠."(성형외과 의사)
"문화의 흐름에 따라 '이상적인 남성상'도 바뀌는 법입니다."(정신과 의사)
유니섹스의 물결이 성형외과에도 불어 닥쳤다. 여성의 전유 공간으로 인식되던 성형외과에도 남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래 '유니섹스'(unisex)란 남녀의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의 구별이 없는 경우를 나타내는 말. 하지만 이 단어는 그저 옷 입는 방식을 가리키는데 머물지 않고 요즘은 성격까지 포괄하게 됐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의 혼성화 경향은 "문화의 큰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 한마음 정신병원 이균환 원장의 설명. 남자의 '힘'이 중시되던 전근대와 산업사회로부터 '섬세함'이나 '패밀리즘'(가족주의)이 중시되는 정보화 시대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엉덩이 크고 아이 잘 낳을 것 같은 여자에서 호리호리한 여자로 미인상이 변한 것처럼 터프하고 야성적인 남자보다 다정다감하고 곱상한 남자가 인기를 얻는 것은 시대의 분위기. 이 원장은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과 남녀 차별의 단계적 해소로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가 많이 흐려지게 됐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남성들의 성형외과 출입이 잦아졌고 얼마 전에는 '나는 성형수술 했다'고 공개한 남자 연예인까지 나왔다.
서울 압구정동 예성형외과의 임강원 원장은 "상담하는 사람의 10% 남짓이 남자"라며 "아직은 그 정도에 머물지만 사회 분위기로 봐서 그 비율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남자답게 고쳐주라"는 고객 보다는 "호감 가는 스타일로 고쳐달라"는 경우가 많다는 게 주목할 만한 점.
임 원장은 "20대 후반의 남성들이 취업을 앞두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곱상한 인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2001/05/02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