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악관절에 긴턱이라 컴플렉이 없애고자 했던게 컸던거 같음
스트레스 안받고 생각없이 사는편이라 수술대 누울때까지 긴장 안했던걸로 기억함
마취약 들어오는 순간까지 실실 쪼갰을껄?..
마취약에 취해 잘 자고있는데 겁나게 깨우더라.
입은 묶여있었지만 잠결에 욱해서 욕할뻔 ㅋㅋㅋㅋ
수술 집도한 원장선생님이 불편하거나 하고싶은 말 있으면 적으라면서 화이트보드 건내줬는데
나의 생명 유지용 호흡기가 코에 깊숙히 꽂혀있었는데 그걸로도 숨쉬기 힘들어서 내 기분 있는 그대로 적음
"살려주세요"
다들 내 반응이 어떤지 긴장하고 있었는데 분위기 환기겸 농담하나 던졌는데 간호사들 사색 되고
원장님 당황하는거 보니까 아차 싶어서 지우고 농담입니다 적으니까
그때서야 여기저기서 실소 터져나오면서 넘어감.
졸려서 더 자도 되냐니까 10시간이였나? 자면 안된대.
그때가 미친 오후 5시였나 그랬는데 10시간 대기타는거면 새벽 3시잖아?
와 그때까지 누워서 티비만 봐야하는 상황이였음
내가 평소에는 TV를 잘 안보고 영화만 봐서 영화나 볼라고 OCN 틀었는데 히트맨 하고있더라
내 인생 워낭소리 이후로 그렇게 재미없는건 첨봄
마치 정신과시간의 방에 들어온듯한 감각.
그때 내 인생 두번째로 인생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음.
어찌저찌 고행을 마치니까 다음 영화로 매트릭스3 하더라
평소에 좋아하는 영화라 즐겁게 봄.
근데 숨쉬기가 힘들어서 집중하기 힘들었음.
그쯤 되니까 6시간정도 지나있었는데 이상하게 아프진 않았음.
요즘 의학이 발전해서 그런지 무통주사를 기계가 자동으로 픽픽 쏴주는데 레고 밟거나 새끼발가락 찧일때 쓰면 아주 좋을거 같았음.
언젠간 꼭 하나 살거다.
아 그리고 소변이 전혀 마렵지 않았는데, 하체에 정신을 집중해보니 소중이의 감각이 조금 이상하다?!
누군가가 얇고 길다란 호스를 내 소중이에 꼽아놨는데 부끄럽다기보단 신기했음.
아니 여기에 뭔가 들어가니까 이게 되네? 하면서 혼자 실실 쪼갬.
암튼 4시간 정도 남았는데 갑자기 당직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환자복에 피뭍었다고 갈아입는거 도와주겠다고함.
내가 아무리 환자라도 그렇지 정조를 지키는 건장한 남성인데 그래도 좀 부끄러웠단 말이야?
단추 벗겨주는데 아이고 어머니는 개뿔 코에 연결된 호스를 걍 뽑아버리는데 가성으로 비명지름
개아파 진짜
어찌저찌 옷 갈아입고 호스 다시 코에 끼는데 누나 나주거ㅓㅓㅓㅓㅓㅓ
너무아프고 서럽고 고통스러운데 겁나게 안들어가
근데 간호사눈나는 힘주지말래
화이트보트판에 차라리 죽여주세요 라고 적으니까 실실 웃으면서 코에 꾸역꾸역 집어넣음
악마를 보았다.
암튼 그렇게 전쟁 치루고 누워있는데 겁나게 심심함.
수술 후 제일 힘들었던게 숨쉬기 힘들다거나 아프다던가 그딴게 아니라 심심한게 너무 고통스러웠음.
누워서 온갖 망상과 공상을 하다보니 어느덧 10시간이 지난거임
난 드디어 잘수있었어.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면서 잠을 청하는데 이상한점을 발견함.
내 정신이 너무나도 말똥말똥 한거임.
회사 출근하면 만성피로로 인해 잠을 갈구하던 내 인생이였는데 이 순간만큼은 이상하게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음.
머릿속으로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세면서 잠을 청해봤지만 120마리쯤 셀 쯤에 슬슬 잠이오나 싶더니
양이 갑자기 좀 야하게 변하더니 더 나아가서 장성한 자녀들과 양와이프 곁에서 임종을 맞는 스토리까지 전개됨
미치겠더라고 낄낄
결국 잠을 설치고 악마와 같던 당직 간호사는 집에가고 근무교대가 이루어졌음
간호사가 음료수 캔과 빨대를 주더니 이거 마시래.
저는 입에 결계가 쳐져있는데 굽쇼?..
어떻게 먹을지 막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결국은 알아서 먹어라였어 ^^
내 인생의 시련이다
빨대를 어떻게 입에 쑤셔넣고 쪽 빨았는데 의외로 먹을만했음
오오 이게 되잖아?
익숙해질때쯤 빨리 먹기위해 기어를 올렸는데 그게 나의 패착이였다.
수술한 내 입은 아직 나의 테크닉을 견뎌내기엔 역부족이였던것
바로 사례가 들려서 쿨럭쿨럭 했는데 이게 기침을 입으로 못하니까 코로 올라가서
호스가 꼽혀있지 않은 부분은 그나마 배출되어 상관 없었는데
호스가 꼽힌부분은 음료수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게 보임
호스의 내용물과 내 폐활량의 싸움이 시작됨
산소호흡기에서는 계속 공기를 내뿜으니까 내쪽으로 밀어내고 나는 저거 내 코로 다시 들어가면 난 죽는다고 밀어내고
그렇게 실랑이 하다가 에라이 내 손으로 뽑아버림
아프기도 허벌나게 아프니까 눈물이 핑 돔
이걸 내 손으로 다시 꼽을라고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남
강력하고 강제적인 무력이 필요한 상황이였음
그래도 이걸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느니 내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사투를 벌이다가 눈물 질질 짜면서 결국 성공함
이런 나의 의지에 기특해하면서 다시 누웠는데 간호사가 들어오면서 이제 산소호흡기 필요없다고 다시 뽑더라
당신이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났었는지 알았다면 최소 5시간은 이거 못건드렸을거다...
암튼 간호사가 링겔 들고 복도좀 돌아다니래. 그래야 회복하는데 도움 된다고.
음 그래 나도 좀 움직이고 싶었으니 복도로 나와봤는데 나랑 비슷한 몰골인 사람들이 좀비마냥 복도를 배회하고 있었음
그 당시에 웃겨죽는줄 알았는데 웃지도 못하고 좀 고역이였다.
이게 과장이 아니라 진짜 좀비같았음 ㅋㅋㅋㅋㅋ
2일차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지나간듯하다.
여전히 심심했지만 자고싶을때 자고 눈뜨면 좀비로 변신하고 그게 하루 일과였음.
3일차에 퇴원이였나? 정확히는 기억이 안남. 암튼 샤워해도 된다고해서 뜨뜻한 온수샤워를 했지
그랬으면 안됐는데
지금하지 아이스팩으로 붓기를 최대한 가라앉히고 있어서 나름 사람다운 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샤워 후에 한 3시간 지나고 거울 보니까 왠 미국에 패스트푸드만 먹고 자란 밥 아저씨가 거울에 비치더라고
진짜 엄청나게 부어있었음.
뭐 아프진 않아서 이게 아메리칸의 삶인가봉가 별생각없이 게임이나 줄창 했다.
이후에 회복은 순조로웠으나 ㅈ소기업은 가능한 피하길 바래
갑자기 왠 회사 얘기냐?
퇴원하고 1주일정도 있으니까 회사에서 나오라고 협박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양악수술 하고 10일만에 회사나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도 못하는놈이랑 무슨 일을하겠다고 ㄷㄷ
나는 나름대로의 기지를 발휘해서 보이스웨어로 나 의사를 전달하니까 나름 의사소통은 되더라
문제는 회의시간에 이거 하니까 다들 박장대소를 해서 진행이 안되니 문제였지
내가 봐도 웃기긴했다 ㅋㅋㅋ
암튼 이후에 회복은 순조로웠고 6개월쯤 지나니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다만 나는 평소에 매운걸 즐겨먹었는데 몇달간 죽만 먹다보니 애기 입맛이 되어버린것
카레먹다가 매운맛에 눈물이 핑 돌아서 숟가락 놨음 ㅠㅠ
매운걸 못먹는몸이 되어 버렸다.
감각은 입천장쪽 감각이 둔함
처음 수술 끝났을대는 입술 왼쪽 아래 부분이랑 입천장에 전혀 감각이 없었지만 입술 아래는 감각이 완전히 돌아왔고 입천장은 아직까지 한 89.8% 정도 돌아온거 같아.
우리 아버지가 굉장히 보수적인 집안이라 얼굴에 손대거나 하면 굉장히 분노하시는 분이시거든?
솔직히 아버지 모르게 양악을 한건데, 퇴원하고 한소리 듣고 가슴을 탕탕 치시길래
아.. 아버지 죄송합니다.. 제 불효를 용서해주세요.. 하고 보이스웨어로 읽혀드렸는데 뺨맞을뻔함 ㄷㄷㄷ
근데 몇달 지나니까 아버지가 조용히 부르시더니
"야 너 턱 수술 그거 잘한거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래쓰니 힘들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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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라인이 아니라 더페이스치과 였네
에이징커브 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