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쓰기가 너무 싫어서, 잠시 외도차 들렀습니다. 밖에 추적추적 눈도 오고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제가 어떻게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그냥 제 스스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씁니다. 주관적이고 장황한 내용들이 많으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 부탁드려요.
(* 제가 이 글에서 저 예쁘다는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재수없게 들리셨을지 몰라서 사과 드립니다. 일부러 강조한거에요 ^;^ 왜냐면 뒤의 후기에도 등장할 내용이지만, 이제는 저 코도 생각하고 있거든요. 하나를 건들게 되면 도미노처럼 조금씩 자꾸 손을 보고 싶어진다는 점을 말씀드리려고 일부러 강조했으니 이해해주세요.)
저는 이제 보름 후면 스물 다섯이 되는 학생입니다. 눈, 코도 안했는데 생애 첫 수술로 안면윤곽을 했네요.
저는 제 얼굴이 좋았어요. ㅋㅋ 홑꺼풀이지만 눈이 크고 시원한 편이구요, 코도 약한 매부리지만 전체적인 모양이 예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얼굴도 항상 갸름하다는 말만 듣고 지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예쁜(예쁘다고 믿어 의심치않는) 제 얼굴이, 사진을 찍으면 참 실물보다 못하게 나오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셀카를 싫어하게 되었고, 사진 찍는걸 기피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냥 개인의 성향 문제일 수도 있는 거니까 대수롭지 않게, "그래, 난 실물파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남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제가 나온 것들은 꼭꼭 지우거나 스티커로 가리는 작업을 했지만요. ㅋㅋ
얼굴이 작은 편이고 갸름하다는 말도 항상 들었는데, 23살 이후 젖살이 빠지고 나니 숨은 윤곽이 드러나더군요. 일단 제가 갸름해 보였던 가장 큰 이유는 옆광대가 발달해서 얼굴 윗 부분에서 한번 돌출이 있고, 그 다음에 턱이 약간 긴 편이라 그랬던 거였어요. 물론 절대 심한 편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제 얼굴형은 아주 굴곡이 많은 얼굴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계란형과는 매우 거리가 멀더라구요. 저는 이 사실이 좀 충격이었어요.
사실 23살 전까지 저는 광대나 귀뒤 사각턱이나 이런 광고를 봐도 한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어요. 제 얼굴형이 예쁜줄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그 기분이 참 싫더라구요. 계란형은 원래 내꺼야!! 하는 생각처럼 ㅋㅋㅋ 애초부터 저의 것이 아니었던 것인데도 박탈감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네가 무슨 윤곽 수술을 하냐면서 저를 만류했고, 저만을 위한 자기 만족으로 쓸데없이 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남들은 (네가 입만 다물고 있으면) 다들 네가 계란형인줄 안다고 말했지만.. ㅋㅋㅋ 수술을 결심한 여자의 단호함이란 그런 것들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법이죠.
그래서 저는 스물넷 여름에, 첫 수술로 안면윤곽이라는 엄청난 일을 감행하게 됩니다.
수술은 수면마취로 진행됐고,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 않았어요. 아니, 사실 거의 안아팠던 것 같아요. 가래가 끓는다거나 숨이 잘 안쉬어지는 느낌도 뭔지 모르구요, 그냥 잠이 들었다가 다시 일어난게 전부에요. 하지만 몇시간 만에 얼굴은 엄청나게 변해있었죠. 사실 화장실 거울을 처음 마주하고, 그날 병원에서 밤을 보내면서 많이 후회와 자괴감도 들었어요.
(랩탑 배터리 관계로 다음에 이어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