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전에 네 번이나 쌍수를 했어
무슨 올림픽도 아니고 4년에 한 번씩 했어

늘 한쪽 눈 뜨는 힘이 약해서 슬슬 짝짝이 비대칭이 심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풀려버렸어
미팅이랑 회의가 많은 직업인데 눈 마주치기 힘들어지고 대인기피증, 사진기피증도 생겼어
안검하수가 심해서 눈을 오래 뜨면 눈꺼풀이 너무 피곤해서 평소에 눈을 감고 지내기도 했어

이전에 비절개 매몰법, 자연유착, 눈매교정을 해봤는데,
최근에는 풀리는 주기가 2년 정도로 더 짧아졌어고 한계가 왔다 싶었어

재수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합리화를 했는데 내 착각이었고
말이 쉽지 매번 붓기 가라앉히고 자리잡기까지 최소 반 년이 걸리잖아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번 생에 마지막 쌍수라는 생각으로
좋은 병원을 고르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올로성형외과에 상담을 받으러 갔어

쌍수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바람은 단순하잖아.
좌우 대칭으로 예쁜 라인이 잡히고 영구적으로 양쪽 눈이 잘 떠지는 상태.
그게 가능할지가 궁금했고 제 눈이 원망스러웠어 그 동안 한 번도 영구적이지 않아서.

1인 병원이라고 모두 그러진 않을텐데 상담해 주실 때 정말 오랜 시간 봐주셨어
원장선생님께서 눈빛이 되게 이국적으로 잘생기셨는데,
그래서 그런가 제 얼굴을 조각하듯이 초집중하고
세심하게 봐주셔서 제가 예술작품이 된 기분이었달까.
농담 아니고 이런 기분이 들어서 신뢰가 올라간 것도 있어
자신감 있게 “이거 이거 필요하다” 명확하게 제안을 해주셔서 선택을 하거나 질문하기 편했던 것 같아

가격대가 있는 편이어서 살짝 고민이 되었는데
하지만 원장님이 제 눈이 솔직하게 100% 대칭은 안 될 거라고 미리 말씀하셨어
제 눈이 선천적으로 골격이나 근육이 뜨는 힘이 비대칭이어서.
오히려 이 말씀을 듣고 신뢰가 갔고 수술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느껴졌어
솔직히 의사 샘이 환자 상태를 보면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될텐데,
감추지 않고 나눠주셔서 좋았어
네 번이나 수술을 실패한 나를 존중해 주신다고 느꼈거든

남자들이 비절개 고수하는 이유는 당연히 수술 티를 안 내고 싶어서인데,
원장님은 단호하게 눈매교정 절개법을 제안해 주셨고 난 받아들였어
티가 나고 뭐고 다 상관 없고 풀리지만 않으면 뭐라도 할 단계에 왔고
그리고 눈꺼풀 윗부분에 지방이 부족해서 배꼽에서 뽑은 지방이식도 진행했음

수술날 놀란 부분은 의사 선생님 손길도 그렇구 간호사 선생님들이 일을 정말 잘하신다는 점.
병원 좀 다녀보신 분들은 바로 알겠지만
일단 첫 주사 놓을 때부터 느꼈어 “아파요” 하는데 안 아파

반 수면상태로 수술했는데 수술 마치기 직전에 마취가 살짝 풀렸어
다시 마취하기 애매한 타이밍이라 재마취 없이 가까스로 마쳤고
다행히 따끔 따끔 하는 정도였고 크게 안 아팠음

이전에 네 번의 수술을 하면서 한 번도 못 들은 얘기를 원장샘이 해주셨어 내 오른쪽 눈썹에 꿰맨 흉터가 있거든
유년 시절에 장난 치다가 눈썹 뼈가 드러날 정도로 다쳤었는데,
그 때 생긴 흉터가 유착을 일으켜서 좌우 대칭에 영향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고 수술 때 그 부분을 풀었다고 나중에 말씀해 주셨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 먼저 챙겨 주셔서 감사했음

수술 후에 패키지를 주셨는데 붓기 가라앉으라고 유기농 호박즙이랑 기타 빨아먹는 것들 샘플로 주는 병원은 처음이야
요새 병원들 다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난 엄청 감동 받았어

수술 다음 날 소독하러 갔을 때도 원장샘이 직접 봐주셨구,
일주일째 실밥 뽑을 때도 원장샘이 또 봐주셔서
여태껏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 많이 놀랐어
보통은 수술 이후에 의사 선생님들 뵙기 정말 힘들거든
바쁜 일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통 도망 다녀….
심지어 직전에 수술 망한 병원에서는 실장님이 쉴드치면서 환자인 제가 원래 그렇게 생겨서 그렇다고 탓을 해서 엄청 상처 입었거든.
일반적으로 의사 선생님이 직접 나서서 사후관리 해주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

환자들이 수술 직후에 많이 예민해지고 불안해서 질문 폭격기가 되는데,
그거 알면서도 의사 선생님이 직접 듣고 설명하고 안심시키는 사실만으로도 올로는 최고의 성형외과임이 틀림없어
저도 좀 예민하게 질문 한두 가지 드렸는데 차분하게 답변을 해주셨고 결국 해결되었음!

그리고 몇 주 뒤에 재수 없게 눈에 다래끼가 났어
열심히 관리한다고 했는데 감염이 되었나 봐
실장님께서 병원에 들르라고 하셔서 갔더니 원장 선생님이 또 직접 보고 치료해 주셨고
다행히 수술부위에 직접 감염이 되지 않아서 간단한 압출로 해결이 됐어

절개법이라 아직 수술 부위가 딱딱하고 감각도 무디지만,
지금 많이 가라앉아서 일상생활 아주 잘하고 있어
무엇보다 눈이 편하고 또렷하게 잘 떠져서 아주아주 만족스럽고 기적 같아

여기까지가 간단한 수술 후기.
누군가 쌍수를 묻는다면 거침없이 올로를 추천할 의향이 있고
저 같은 처지의 환자분들에게 참고가 되었기를 바라며 마칠게
참고로 수술은 절개, 눈매교정, 앞트임, 눈꺼풀지방이식 이렇게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