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했어요] 첫쌍수하고 집와서 쓰는 기록용 글

내가 하루 지나면 다 까먹어버려서 기록하는 글이야
그래서 글 개떡같고 길게 씀...

오늘 아침 10시에 수술했어 절개 인라인에 가까운 인아웃, 앞트임이야
겁이 많아서 수술대 올라가서 디자인 할때도 심장 소리 다 들리게 쿵쾅 뛰더라...
근데 수면마취 약 들어가자마자 걍 기절해서 모를?ㅋㅋㅋㅋㅋㅋㅋ
막 눈 앞이 화려한 색들로 번쩍번쩍 거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신기해...
디자인 봐야하니까 깨우긴 했는데 약 때문에 정신이 좀 혼미했어ㅋㅋㅋㅋㅋㅋ그래도 쌤이 눈 떠라 시키는거 따라할 정신 정도는 있어
중간에 앞트임 마취가 조금 풀려서 추가 마취했어 반사적으로 조금 소리내니까 아프냐고 물어보셔서 넹 하니까 그냥 바로 마취해주심
오징어 탄내 난다는 말 많이 봤는데 진짜 탄내 나더라 그것도 건조 오징어 구워서 조금 탄거 같은 냄새...술안주 굽는 냄새...
뭔가 좀 땡기는 느낌 몇번 들더니 끝났대서 부축 받아서 회복실갔어
근데 이 다음부터가 나한테 큰 문제였음...

수술 끝나면 남들 얘기하는 수술부위 아파요 붓기 ㄹㅈㄷ 이런게 문제일 줄 알아서 그것만 맘 먹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수면마취 때문에 진짜 너무 고통받았어...
회복실에서 1시간 가까이 쉬었는데 안 괜찮았어ㅠㅠ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는데 너무 어지럽더라 옷 입는데 비틀거리다가 주저앉아서 비련의 여주인공 될 뻔함
병원에 앉아서 더 쉬었는데(이때 12시) 어지러움에 속 울렁거리고 전신이 저리는 증상이 옴 30분 쉬다가 안되겠어서 약국에서 구토약 사서 먹었는데도 안괜찮았음ㅋ...
결국 1시되서 일단 억지로 몸 일으켜서 밖으로 나옴
어제 저녁먹고 아무것도 안먹어서 뭐라도 먹어야하니까 죽집 갔는데 4~5숟갈 먹고 속이 또 뒤집어져서 포기함ㅠ
멀미하지만 지하철 탈 상태는 아닌거 같아서 택시타서 집갔는데 내려서 집으로 걸어가다말고 신물이 막 올라오더라 집 들어가기도 전에 구토함...아오
근데 구토하면서 눈에 압박이 가서 그런가 피가 두세방울 난거야 급하게 티슈로 눈에 안대고 맺힌거를 흡수만 했음...
그러고 겨우 집 들어왔어...혹시나해서 병원에다가 물어봤는데 어차피 내일 소독 있을거고 그 정도는 ㄱㅊ다해서 맘 편해졌어
피 몇방울 잃고 속은 괜찮아졌길래 안연고 바르고 밥 먹고 있다ㅋㅋㅋㅋㅋㅋ 늦었지만 점심약 먹어야하니까...

엄마카드 찬스기도 하고 뭔 일 날지 몰라서 보호자로 엄마랑 같이 갔는데 몸뚱이 꼴이 그러길 잘했음...ㅋㅋ
엄마 부축받으면서 다녔어...
그래도 엄마가 라인 이쁘다고 잘된거 같다함
그리고 나도 지금 라인 맘에 들어 원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잡힐거 같음
쌍수 전에 걱정 많았는데 꼬라지 보니까 걱정 안해도 될듯

혹시라도 이 글 본 예사들은 수면마취 부작용도 어느정도 감안하고 가...나 진짜 너무너무 예상 못했음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