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땐 코에 별 불만이 없었는데 나이들면서 코가 길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됐고.. 어느순간부터 사진찍을때마다 너무너무 거슬리기 시작했어.. 그래서 성형외과에 상담을 한 번 가봤어. 그랬는데 너무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의사가 나한테 코만 보인다고 하고 이렇게 이렇게 고치면 되겠다고 하는거야...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하고 부작용 없다고하고. 그래서 복코+무보형물 코끝 (비중격, 귀연골)+콧볼축소 받았어.
난 코만 하면 너무 예뻐질거고 사람들 만날때도 더 당당할거고 좋은 일만 있을것 같았기에, 부작용에 대해서는 잘 알아보지도 않고 수술을 했어. 부작용이 있다면 그건 내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했고 외면하고 싶었어. 그치만 이 글은 부작용글이 아니야. 염증, 출혈, 구축, 괴사 등 부작용이 없더라도 코 성형은 절대 해서는 안 돼. 그 이유를 말하려고 이 글을 적어..
이 전에 성형외과 의사들은 왜 코성형을 안 할까?
난 오히려 수술하고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건지 자세히 알아보게 됐고 알아보게 된 결과 코수술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 자기가 자기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하는건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못 할 일이야. 성형외과 의사중에 코수술 한 사람 봤어? 있으면 말해줄래? 난 단 한명도 못 봤거든. 오히려 인터뷰할때 “선생님은 코 수술 왜 안하세요?” 했을때 “나는 낮지만 내 코도 좋다”라고 얘기하거나 어떻게 어떻게 간신히 대답하는 의사들은 봤어.
- 성형외과 의사들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의사들이야.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돈 벌려고 그 일 하는 사람들 (나 딱 한 분 양심적으로 재건 전문인 의사 선생님 봤다.. 그 분은 정말 소명 가지고 일하시던데.. 그런 예외적인 케이스 말고 99%는 자기 돈벌려고 하는 인간들).
- 그래서 성형외과 의사들은 진실을 말해주지 않아. 자기들이 성형 안하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아.. 그리고 정상 기능을 하고 있는 코를 갖고 있는 멀쩡한 고객들한테 “당신 코 정상이다. 그 정도면 예쁘다.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는걸 왜 하려고 하냐 후회할거다”라고 말해주는 대신에 하라고 권하지.. 본인들 코에 절대로 안 할 짓들을.
일단 우리 코는, 코 그 특유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안에 자가조직이 잘 어우러져 있어. 코 성형을 한다는건 이 조직을 찢어서 손상 시켜줘야지만 조작이 가능해. 지금 수술한다는건 그렇게 모양을 허물어뜨린다는거거든? 이걸 한 번 하면 평생 원래 코로 못 돌아와... 이게 무슨 말이냐면
1. 생활에 제한이 생겨. 평.생. 코 마음대로 못 비벼. 코 마음대로 못 파. 압출 세게 못 해. 하고싶은 운동 못해. 애기 마음껏 못 안 아줘 (애가 실수로 때릴까봐). 핸드폰 실수로 얼굴에 떨어뜨리거나 공이 날라온다거나 누가 길에서 실수로 친다거나.. -> 재앙. 평생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돼.. 그리고 코가 굉장히 딱딱해져. 평생 이전 코로 못 돌아가. 성형외과에서는 이 얘기 안해줘 절대로.
- 진짜 웃겨. 수술하기 전에는 수술 1-6개월 뒤에는 (뭐 하려는건지에 따라 다름) 일상생활 해도 된다 해. 그런데 n년 지나고 환자가 “이러이러한 일/사고가 있었는데 코가 부었어요. 염증 아닌가요? 통증 있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성형외과 측에서는 “사실상 평생 조심하셨어야 합니다” 이래…….. 그치. 자가연골도 부러질 수 있고 돌아갈 수 있는거라서.. 응 평생 조심해야돼 ^^…
2. 사용한 자가 연골은 평생 절대로 되돌릴 수 없어. 평생 짤려있는거야.. 평생 장애를 얻고 간다고 생각하면 돼. ^^
1) 비중격
일단 여기서 수술 잘못 되면 안장코, 들린 코 될 가능성 있고, 뭐 딱히 잘못되지 않더라도 비중격을 잘라 냈기 때문에 코가 이전보다 더 막힐 수 있어. 점막도 얇아지고..
자 정말 아무일도 없고 잘 됐다고 쳐보자. 자 그럼 수술이 잘 돼서 15년동안 잘 썼어.. 그럼 16년째 문제 없을까? 17년째 문제 없을까? 70-80까지 살려면.. 40년은 써야할거아니야? 근데 시간 지나면 비중격은 약해져. 중력과 피부 무게로 조금씩 가라앉거나 휘어… 운 좋으면 그냥 밑으로 떨어지거나 높이만 낮아지는거고. 대부분의 사람은 비중격이 본래 휘어있으니까 (/안면 비대칭) 그 휘어 있는거에 따라서 조금씩 휘어….. 웃거나 말하거나 씹을때 좌, 우 가해지는 힘이 다르니까 한 쪽이 힘을 더 받지..
부러지기도 해.... 애기가, 누가 실수로 쳐서, 어디에 실수로 박아서. 만약에 비중격이 부러졌다? 그럼 다른 연골로 재수술 해야돼... 재수술 얘기는 밑에서 더..
2) 귀연골
귀는 코 수술할때는 보통 채취 할 수 있는게 4 부위가 되는데 (4개 다 쓰는 경우는 별로 없는거같아) 그 중 단 한 부위만 떼서 쓰더라도 귀가 확실히 달라. 손으로 만졌을때 채취한 부분이 없고 확실히 귀 힘이 약해.. 난 원래 안경 매일 쓰는데 안경 쓸때 받쳐주는 힘이 빠져서 귀 있는데가 아파. 원래 이러진 않았고 회복 후 몇 주 쓰니까 귀 통증으로 치통이 시작 됐어 (원래 귀 통증은 치통으로도 나타남). 코수술 하고 안경도 전처럼 못 쓰고 진짜 개후회해..
무엇보다 우리 귀는 화상, 피부암 같은 비상시에 쓰기 굉장히 유용해. 이런 비상 사태때 쓰는거지, 건강에 도움이 1도 안 되는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있는게 아니야..
코랑 비슷하게, 돌아 눕는것도 조심해야되고 귀 접는것도 조심해야됨. 성형외과에서는 2-3달 뒤 귀 접어도 된다고얘기는 하는데.. 만약 귀접거나 돌아 눕다가 문제 생겨서 성형외과에 얘기하면 (실제로 수개월간 멀쩡했다가 어느날 거울보니 귀모양 변형왔다고 성형외과에 문의하는 사례도 많.음.) 관리 못 한 걸로 환자 책임 되는거야. 자 우리는 수술할때 주의사항들을 읽어 봤고 거기에 다 동의를 했고. 수술 끝나고 초반에 염증난거 아니면 본인이 관리를 못 한거지.
3) 늑연골
주로 재수술시 생각해보는 연골로 안타깝게도 이미 코수술을 했다면 늑연골을 언젠가 내 인생중에서 쓰게 될 확률이 높음.. 그래서 절대로 코수술 하지 말라는거..
늑연골은 원래 갈비뼈가 구부러져 있기때문에 그 구부러진 모양으로 돌아가려는 성질때문에 나중에 비중격이 휘어.. 뭐 10-20년 살고 죽을거면 "나중"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 하지만 대부분 건강상 다른 문제나 사고 없으면 40-60년 살거 아냐..? 휘면 또 재수술..
3. 제거하더라도 문제.
성형을 했다는것은 이미 첫수에서 원래 본인한데 있던, 코 모양을 유지시켜주던 연부조직들을 손상시켰기때문에 다른 무언가 뭔가 받쳐 주는게 없으면 코가 제 모양을 유지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제거 수술한 분들 중 십몇년 뒤 (빠르게는 7-8년 뒤에도) 비중격이 휘거나 무너지는 경우들이 있어.. 제거 수술하는 분들은 제거 수술 후 몇 개월, 기껏해야 1년 뒤 사진만 보여주시지.. 환자들이랑 40-60년은 고사하고 20-30년 연락해 보신 분들도.. 단 한분도 없잖아..? (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5, 10년 뒤 수술 사진 보여주시는 의사선생님조차 본 적 없는걸요..?)
4. 재수술
재수술을 한다는 말은 얼굴 윗부분, 아랫부분을 이어주는 주요 혈관이 코를 통해 흐르는데 그걸 절개하고 다시 수술을 한다는 뜻이야.. 열면 열수록,… 혈류 공급이 안 좋아져서 괴사할 가능성이 높아져.. 그래서 재수술은 더 큰 수술이고.. 근데 재수술에서 대부분 멈추냐? 재재수술, 재재재수술도 많다는거……. 예쁜 코를 얻는건 일시적인거고, 건강, 시간, 돈 잃는건 평생이야….. 5년, 10년 살고 죽을거 아니잖아 ㅜㅠㅠㅠ
또 인생 살다보면 살기 위해 하는 수술들을 하게 될 확률이 매우 매우 높아.. 뭐 다들 아시다시피… 맹장, 게실, 출산, 암, 심혈관 질환 진짜 아직은 와닿지 않을수도 있는 질병들이 세상에는 너무너무 많잖아… 수술은 하면 할 수록, 혈관은 끊으면 끊을수록 우리 몸은 예전과 같지 않게 돼… 나중엔 생사문제로 꼭 수술을을 해야될 때가 있는데 그렇게 됐을때 (젊었을때 코에 손댄 결과로) 코에까지 신경쓰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봐… 코수술 하기로 결정하는건 단 하루면 되지만 그 결정을 이고 살아야 하는 날들은 평생이야…
수술 전 내 코는 진짜 객관적으로 못생긴 코였어. 하지만 기능적으로 결함이 없었고 생활에 제한이 없었기에.. 기능적으로, 생활적으로 결함이 생긴 지금 몇 억 주고서라도 내 코만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어. 평생 빛 갚으면서 살더라도 돌아가고싶어..
코수술은 하고 나서 후회하는 수술이야. 하기 전에는 좋은 글만 보여. 하기 전에는 하지 말라는 글은 클릭도 안 해.. 그리고 직접 겪어봐야지 후회해. 그치만 후회하면 뭐해 이미 벌어진 일을..
코수술한 "먼 미래의 너"는 분명 너의 과거를 뜯어 말리고 싶을거야.. 그런데 시간을 되돌리는건 불가능하기에…… 하고 나서 울어도 너무 야속하게도 이미 벌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는것이기 때문에 과거로 못 돌아가고 있는것일 뿐..
코 하나가 바뀌면 많은것이 바뀔거 같겠지만, 긴 인생을 봤을때 예쁜코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은 너무 짧아. 삶의 태도가 바뀌면 인생이 바뀌어. 반면에 코에 한 번 손대면 거기에 들어가는 에너지, 시간, 돈.. 은 시작일 뿐이야.
우리는 엄마 뱃속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것들을 아주 당연하게 가지고 태어났어. 지금 그냥 그 진가를 모르고 감사하지 못하는 것일 뿐.. 코 수술 하기전 코를 마음껏 다룰 수 있었을때, 자유롭게 숨쉬고 코 만질 수 있을때 왜 더 감사하지 못 했는지, 왜 더 나를 사랑해주지 못 했는지,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았는지.. 너무너무 후회돼.. 그리고 왜 나한테는 이런말 해줄 사람이 없었는지, 또 왜 내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는지, 왜 내가 이런 어리석은 결정을 했는지 너무너무 후회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