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ㅌ 성형외과 ㅂㄹㅋ는 아니고 후기가 너무 없어서 여기 병원 혹은 부분마취(국소마취)를 고민하는 예사들을 위해 글을 적어. 결론부터 말하면 난 귀 뚫는 것도 벌벌 떨었던 슈퍼 쫄보였는데 생각보다 부분마취 견딜만 했어. 코수술 부분마취는 후기가 별로 없어서 엄청 걱정하면서 수술방 들어갔거든. 부분마취는 수술 전에 수면으로 10분 정도 하고 했어. 오늘은 수술한 당일이고 아직까지 코 솜도 안 뗐기에 추천한다 못한다 말은 못하겠어. 그냥 나 같이 떨고 있을 예사들을 위해 객관적으로(주관적으로) 내가 경험한 바를 적어볼게.
성형외과 딱 들어가고, 외국인(일본인?) 같은 발음을 가지신 분이 맞아주시는데 불안해 하는 내게 하나도 안 아파요~ 이러면서 안심시켜 주셔서 마음이 좀 놓였어. 외국인 같으신데 성격이 엄청 좋으시더라구.
수술복으로 환복을 해. 난 이 때까지도 수술한다는게 실감이 안났어. 회복실에서 갈아입는데 회복실 안에 cctv가 있어서 문쪽 벽에 딱 붙어서 갈아입었어. TMI를 말하자면, 마지막 수술복 끝자락에 단추가 하나 없어서 좀 거슬렸달까.
다음으로, 세수를 해. 원래 이때 가글도 하는 걸까? 다른 후기들 보면 가글 하던데 난 딱히 가글 하라는 말을 듣지 못해서 안했어.
사진을 찍어. 정면, 1번 2번 3번 비스듬히 측면 이렇게 엄청 여러 장 찍더라.
원장님과 상담을 해. 실리콘을 3개쯤 대어 주시면서 맘에 드는 높이와 디자인을 고르라고 하셔. 나는 4mm하면 실리콘 티가 난다고 해서 3.5mm로 했고, 직선형보다는 약간 곡선형을 선택했어. 연골은 비중격이랑 귀연골을 쓰실 수 있다고 하셨는데 결론 난 비중격만 썼고 귀연골은 쓰지 않았어. 원체 낮고 작은 코라 수술 중에도 원장님께서 비중격 작다고 하셨는데 감사하게도 귀연골은 안 써 주셨더라.
수술 동의서를 적어. 이 때 진짜 수술한다는 감이 팍 오면서 '동의합니다'를 적는 글씨체가 달달 떨리더라. 수술 후 주의할 점이나 일어날 수 있는 증상 등을 설명해 주셔. 지금 생각나는 거라면 코 1주차 즈음에 코끝이 하얗게 보일 수 있는데 이건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거! As기간은 3년이고 휨, 들림, 구축 등의 부작용으로 인한 재수술 비용은 100퍼센트 무료, 미용 불만족으로 인한 재수술은 1년 지나면 몇십 퍼, 2년 지나면 몇십퍼 이런 것들을 설명해 주셨는데 수술 때문에 너무 떨고 있어서 솔직히 기억 안나.
결제를 하고 회복실에 머물렀다가 수술방으로 들어갔구 발등에 주사를 놨어. 어떤 후기에 발등 주사가 엄청 아프다고 해서 많이 걱정했는데 조금 세게 따끔!한 정도야. 수면마취 해야하는데 팔에 혈관이 안 보여서 간호사 선생님께서 엄청 고생하셨어. 내일도 모레도 주사 맞아야 한다는데 걱정이다... 또 tmi 방출하자면,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스피린 드세요?라고 물으셨는데 아이스크림이요?라고 잘못 듣고 대답해서 살짝 뿜음. 수면 마취 들어가니까 막 세상이 형형색색으로 빙글빙글 돌아갔구 그 사이에 부분마취가 끝난 것 같아. 다시 수술실 등이 보였고 코에 감각이 없었어. 간호사 선생님께서 깨셨죠? 하시면서 코털 정리를 해 주셨어. 기계로 윙 미는 건지 알았는데 그냥 가위로 사각사각 잘라 주시더라. 코털 정리가 아팠다는 후기도 봤었는데 정말 하나도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 가위로 머리카락 자르는 정도야.
소독, 수술 전 소독이 pcr 검사만큼 아프다, 아니 더 아프다, 코에 솜을 아주 끝까지 넣어서 뒤적뒤적 후빈다 이런 후기를 봐서 엄청엄청 쫄아서 전날 병원에 전화걸어서 수술 전 소독을 수면마취 하고 해주시면 안되냐, 물어보고 막 그랬는데 결론은 수면마취 안 된 상태에서 소독을 해 주셨고, 하나도 안 아팠어.. 나 걱정 왜 함???
사실 수술 전에 소독 했는지 안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ㅋㅋㅋㅋ
부분 마취가 끝나고 수술 들어갔고.. 그냥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흘렀어. 라디오 틀어주시는데 수술하는 소리가 더 커서 라디오 소리는 잘 안 들렸어. 서걱서걱, 6번 주세요, 위이이잉 이런 소리들이 기억이 나. ㅁㅌ에서 수술 중간에 마취 풀린 적이 있다는 풍문을 봤어서 나도 마취 풀릴까봐 수술 전에도 원장님께 제발제발 마취 최대한으로 해주세요 하고 빌었는데 다행히 안 풀렸어. 나 걱정이 너무 많은 걸까?
다른 후기 보면 수술 중에 원장님이랑 대화도 하고 그랬다는데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저 으어어어.. 였을 뿐. 아프면 아, 더 아프면 으어어..
암튼 시간이 후딱 가고 수술 중에 가장 불쾌했던건 비중격 채취 단계였어.. 따끔거렸고, 코뼈에 구멍을 뚫어서 억지로 끄집어 내는 느낌.. 비중격이 양쪽에 있는지 2번이나 그 과정을 거져야 해서 슬펐던. 아 그 느낌은 글로 표현이 잘 안돼. 제일 아팠던 건 마무리 단계에서 소독하는거(목 뒤로 시원한 소독액이 꿀꺽꿀꺽 넘어감)랑 코에 솜 박고 물 쑤셔 넣는거. 예상치 못한 아픔이라 더 아팠던 것 같아.
수술 마무리 단계가 될 수록 원장님께서 마사지 해주신다며 코를 꾹꾹 누르셨는데 이건 그렇게 아프지는 않고 그냥 코 위에 부목 대고 꽉 누르는 느낌이었어.
수술 끝나갈 즈음에 모양 확인하는 시간이 있었고 실리콘을 넣으니까 코 라인이 확실히 살아나더라. 콧구멍이 정면에서 많이 보였는데 이건 원래 내 코모양이 그랬고 수술 전에 더 내리면 코로 숨을 쉬기 불편할 거라 설명을 들어서, 뭐 어쩔 수 없지 했어.
수술 끝나기 전에 10분 쉬는 시간이 있었고 그 후로는 오징어 태우는 냄새, 인중 위로 실이 지나가는 느낌 등이 났어.
수술 끝나고 나니까 가장 아픈 부위가 코도, 주사 맞았던 왼팔 왼다리도 아니고 오른팔이더라.. 긴장해서 힘을 많이 주고 있었나봐. 수술 직후엔 코가 살짝 욱신거렸는데 엉덩이에 놓아주신 진통제 효과인지 금방 사그라들었고 지금도 뭔가 비중격이 허전한 느낌 빼고는 딱히 아프지 않아. 회복실 들어와서는 주신 아이스팩으로 왼쪽 오른쪽 눈 번갈아 가며 냉찜질 해주었구.. 팁이라면 아이스팩이 눈썹 위로 가지 않게 하는 것? 회복실에 누워있을 때 원장님께서 직접 몇 번 오셔서 경과 봐 주시고 질문 받아 주시구 해서 감동이었어. 근데 호칭을 이름도 아니고 환자분도 아니고 고객님이라고 하셔서 수술 받을 때부터 좀 웃겼어.
다른 후기들 보면 입이 안 벌어 진다구 해서 인비절라인 교정 진행 중인 일인으로서 매우 걱정이 되었는데 입 잘 벌어지고 죽도 맛있게 먹었어. 수술하는 내내 무섭다 아프다 이런 생각보다 배고프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허겁지겁 먹었어.. 내일 아침 분까지...
원래 직업 특성상 물 마실 시간이 없는지라 물을 못 마시고 살아서 수술 끝나고 입은 그다지 마르지 않았고 그냥 호텔 들어와서 한 모금 먹었어. 지금도 립밤 챙겨와 놓고 안 바르고 있어.
물은 원장님 추천대로 빨대로 마시고 있고 원장님께서 안 아플거라고 타이레놀 안 사도 되고 붓기 빼는 약도 효과 없을 거라고 하셔서 처방 받은 것 외에는 안 샀어.
코에서 피는 계속 나고 있고 거즈가 80프로 정도 젖으면 갈면 돼.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거즈를 두 번 갈았어.
코수술 추천하는 글 절대 아니구 코수술은 꼭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 코수술 하는 오늘 아침 되니까 내가 내 코를 더 사랑해줄걸... love myself 했어야 했는데 평소에 너무 스스로를 못나게 봤나 하고 미안해지면서 후회가 좀 되더라.. 코수술 끝난 지금도 그렇고. 솜 떼고 부목 떼고 3개월쯤 지나면 후회 안 하겠지?
암튼 나는 지구 최고 걱정쟁이에 엄살쟁이임에도 부분마취 수술을 무사히 끝냈고 후련하다.. 코 솜으로 인해 오늘 밤 잠은 못 자겠지만ㅎㅎㅠ
아 가격을 적어도 될지 모르겠네. 가격은 성예사에 검색 조금만 하면 나오니까 안 적을게. 나는 상담 당일 수술 예약으로 원가보다 10프로였나 싸게 들었고 상담비 1만원도 없었어. 그래도 비싸... (다음 생엔 성형외과 의사가 되기로)
나 같이 숙소 예약을 해야 할 지방러를 위해 첨언하자면 ㅁㅌ 성형외과 방문일은 수술 당일, 1일차, 2일차, 일주일차, 3개월차야. 경과에 따라 4일차 방문도 가능할 수 있다 하셨어. 성예사 후기에서 피고임이 있으면 주사기로 쭉 빨아내는데 그게 그렇게 지옥의 고통이래.. 벌써부터 피 고일까봐 걱정되지만 빨대도 코 안에 솜이랑 같이 넣어주셔서 덜 할거라 믿어.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