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케니, 도대체 왜? 황후 엘리자벳을 죽였습니까?” “내가 그녀를 암살한 건… 그녀가 원했기 때문이오!” 황후 엘리자벳을 암살한 혐의로 100년 동안 목이 매달려 재판을 받고 있는 루케니. 그는 판사에게 엘리자벳 스스로가 죽음을 원했으며, 일생동안 ‘죽음’을 사랑했다고 항변한다. 루케니는 증인을 세우기 위해 그 시대의 죽은 자들을 다시 깨우며 과거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어린 시절 활기 넘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엘리자벳은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면서 신비롭고 초월적인 존재인 ‘죽음(Der Tod)’과 처음 마주하게 된다. 엘리자벳의 아름다움에 반한 ‘죽음’은 그녀를 살려두고, 마치 그림자처럼 엘리자벳의 주위를 맴돈다. 엘리자벳에게 첫 눈에 반해 평생 그녀만을 사랑했던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그는 어머니 소피의 반대를 무릅쓰고 엘리자벳과 결혼한다. 하지만 엄격한 황실 생활과 엘리자벳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은 계속 갈등을 일으키고, 그럴수록 시어머니 소피는 엘리자벳을 더욱 옭아매려 한다. 그런 그녀를 어둠 속에서 지켜보던 ‘죽음’은 자신이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며 끊임없이 엘리자벳을 유혹한다. 한편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엘리자벳에게 위기감을 느낀 소피는 그녀를 견제하기 위해 요제프가 바람을 피운 것처럼 계략을 꾸미고, 엘리자벳이 절망하는 와중에 ‘죽음’은 엘리자벳의 아들 루돌프에게도 모습을 드러내 아버지 요제프와 맞서도록 만든다. 정치와 사상적인 문제로 아버지와 대립하던 루돌프는 어머니에게도 위로와 도움을 받지 못하자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아들의 자살로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그녀는 점점 더 왕실과 요제프에게서 멀어져만 가고, 잠시도 쉬지 않고 유럽의 곳곳을 떠돌기 시작한다. 더욱 황폐한 삶을 살아가는 황후 엘리자벳을 지켜보던 ‘죽음’은 마침내 엘리자벳을 위해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에게 칼을 건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