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붕대를 감은 제 모습은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입술이 너무 심하게 부어 있어서 제대로 다물 수가 없었고, 뺨의 붓기가 너무 심해서 눈도 다 떠지지 않았습니다. 피 호스를 물고 있으니 자꾸 침이 나왔지만, 턱에 제대로 감각이 없고 그나마 입술에만 약간 감각이 남아있더군요. 그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붓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저는 좀 덜 부을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는데.. 이 얼굴을 해서 어떻게 집으로 돌아갈 것인지, 부모님께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참 막막했습니다.
저는 집에 알리지 않고 제가 혼자 비용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준비해서 수술을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욱 절박하게 붓기를 빼야만 했습니다. 화요일에 수술을 했는데, 저는 안일하게 생각했죠. 일요일까지는(자취 중인데, 주말 저녁에는 잠시 집에 들릅니다) 어느정도 가라 앉을 것이라고 믿었던 겁니다. 올라와 있는 후기들을 외워버릴 정도로 보고, 사진들은 심지어 캡쳐까지 해두면서 붓기가 변화하는 정도를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그 두려운 둘쨋날 아침이 오고야 말더군요.
정말, 처참했습니다.
이게 진짜일리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얼굴 전체가 퉁퉁 부어서, 기존의 얼굴 선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마치 도시락통처럼 네모난 모양으로 땡땡 부어오르더라구요. 마치 2D로 그린 것 같았습니다. 콧대가 꽤 있는 편이었는데, 붓기에 파묻혀서 그냥 눈구멍 콧구멍 입만 뚫려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둘째날까지는 퇴원해서도 48시간동안 무통 주사를 달고 있는데, 마취 풀린 후의 고통이 스며드는 듯한 불쾌함과, 거울을 마주할때 각오했는데도 불구하고 절망적이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뼈를 건드렸는데, 그것도 광대에 앞턱에 귀뒤 사각턱까지 다 건드려 놓고, 붓지 않기를 바랄수가 있나? 정신 나감ㅇㅇ? 말이 안된다 등으로요. 네, 물론 저도 붓기를 각오했습니다. 하지만, 24년간 익숙해졌던 제 얼굴이, 정말 눈과 입만 겨우 남아있는 채로 이렇게까지 부어오를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그 돈을 들여서 내 얼굴을 이렇게 만들었나 하는 후회가 들고, 수술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계약금을 날려도 좋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하루 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애써 저를 위로해보고, 배는 고프지만 식욕도 없고 음식을 먹을 수도 없어 우유와 요플레 정도만 먹으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3일째 저녁에도 여전히 얼굴은 도시락 폭탄같은 네모난 모양인 채입니다. 땡기미를 풀면 갇혀있던 붓기가 터져 나오는 기분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뜰때 얼굴 아래 쪽 전체가 무겁고 굳어있는 느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끔찍한 기분이었습니다.
벌써 금요일이 됐는데, 일요일에는 엄마를 봐야 하는데, 미칠것만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