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이 게시판에 자꾸 후기가 아닌 글이 올라오는 것같네요.
불길한 예감이; 다들 글 성격은 확실히 가려쓰셨으면;
수술한지 이제 5일째네요.
오늘 실밥푸르러가는 날인데, 기억을 더듬어 써보려고합니다.
일단 제 눈 상태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악의 눈이었습니다.
제 눈은 안검하수라고 다른 병원에서 100% 판단하던 눈이었어요.
이마로 눈을 뜨고, 처진살과 지방이 많고 미간이 4cm,
그리고 눈 가로길이가 짧은. 상당히 악조건이 심한 눈이었습니다-_-
이걸로 끝나면 좋은데 눈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가있거든요;
맘 잡고 상담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만,
간단하게 상담해주는 병원은 그 어디에도 없더군요.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전부 엄청난 혹평을 쏟아부었거든요.
악조건이 심하다, 절개해도 풀릴수가 있다.안검하수가 있어서
근육강화를 해야한다, 눈꼬리가 올라갔으니 최대한으로 뒷트임을 하자.
앞트임을 해도 다시 붙을 가능성이 높다
.........-┏ 콰직.
다른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후에, 수술하게된 병원에서 상담받았는데,
여기선 [안검하수가 아니다]라고 딱잘라말하시더라구요.
안검하수처럼 보이게 된 이유는 처진살 때문이라고-
다른 병원들에서 워낙 힘들다고 말했기에, 자신감있게 말씀하시면서
'큰수술이 아니니 걱정안해도 된다'고 산뜻;하게 대답해주시니
확실히 신념과 믿음이 확 쌓이더군요 (반짝)
다른 병원에선 안검하수라고 하던데요, 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같은 의사지만 다른 분들도 처진살이나 버릇을 안검하수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시길래. 더더욱 (반짝반짝)
결국, 다른 모든 병원이 안검하수라고 할때
유일하게 아니라고 했던-_- 이 곳으로 정하고 수술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대단한 결정이다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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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일.
일단 이 병원은 국부마취 전에 마취크림을 바르고 마취를 하는 곳이라서,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마취크림 바르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장님이 나오셔서 "잘해봅시다" 라고 말하셔서 괜히 뭉클-_-하고,
수술 전에 사진 몇장을 찍은 후에 그대로 수술대에 누웠습죠.
가장 무서운 순간은, 무슨 무한도전에 나오는 타이즈옷처럼
얼굴만 동그랗게 내놓고 나머지는 뭔가로 덮었는데,
그 순간이 얼마나 두려운지 TㅁT!!
게다가 가장 무서웠던건!
병원드라마에 잘 나오는 해바라기모양 등(-_-;?)이었어요.
왜, 꽃모양으로 되어있는. 환자 얼굴이 들이대는 불들어오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두렵더군요.
아. 쌍컵이라고해도 역시 수술은 수술이구나.하고.
마취주사 다들 아프시다고 많이 그러셨고,
전 유독 다른 사람에 비해 아픔을 잘느껴서 (귀뚫을때라던가;)
걱정했습니다만, 마취크림덕에 정말 하나도 안아프더군요ㅎㅎ
간호사언니가 『마취들어갑니다, 따끔합니다-』라고 하셨는데,
전혀 따끔하지도 않았습니다-_-♥
그 이후에 다시 『지혈합니다, 타는 냄새날거예요』
말로만 듣던 그 오징어타는 냄새가 정말 나더군요. 깜짝.
그제서야 아, 절개벌써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여기부터.
아무리 틀어주신 음악에 집중하려고해도 집중이 안되더군요;
아픈거랑은 전혀 다른 좀 기분나쁜 느낌으로,
눈을 잡아당기는 느낌, 뭘 긁어내는듯한(엉?)느낌,
이런게 생생하게 나는데 정말 죽을맛이었습니다, 허덕허덕-_-
속으로 울먹이면서 끝났음 좋겠다를 수도없이 외치고나니,
그제서야 수술이 끝나더군요.......OTL
물론 수도 없이 떠보고 감아보고 떠보고 감아보고,
누워있다 다시 앉아서 다시 보고 또 눕고를 반복한 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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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에 거울을 보니, 예상대로 엄청나게 부어있더군요.
전 피부도 두꺼운 편이고, 제거한 지방과 처진살도 많아서 수술시간이
더 걸릴거라는 얘길 들었기에 더 쉽게 눈을 받아들일수있었어요;
게다가 성예사에서 워낙 수술직후 눈을 많이봐서 ^^;
결과적으로 저는 제 눈에 지금 상당히 만족합니다.
안검하수수술했으면 어쩔뻔했나 싶을 정도로 눈이 깨끗하게 잘떠지고,
지금은 이마에 힘을 주려고 해도 힘이 안줘질 정도네요 /ㅁ/ㅁ/ㅁ/
4cm였던 미간은 3.5cm정도로 확 줄어서 많이 눈이 시원해졌습니다.
소세지가 좀 심하긴하지만, 이건 실밥풀고나서 다 빠질거라 믿어요.
사실 돈 더주고 안검하수했으면 얼마나 더 큰 고생이었을까,
생각하면서 바들바들떨기도 하고 괜히 웃기도하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