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일상에서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의 하나다. 누구나 분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분노를 느끼는 동안 우리 몸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군가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비교적 사소한 일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배신을 하는 보다 심각한 일까지 다양한 요인이 분노를 유발한다. 분노는 위협적인 요인이나 스트레스 요인에 반응해 나타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미국외과협회 소속 신경외과 전문의에 따르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게 되면 분노 감정이 촉발된다. 불편한 사건이 벌어지면 해당 사건이 전기 신호를 통해 뇌의 편도체로 보내져 시상하부를 자극하게 된다. 편도체는 두려움, 즐거움과 같은 감정 처리를 돕는 뇌 영역이다.
통계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성인들은 하루 평균 한 번 화가 나는 경험을 하고, 세 번 정도 짜증이 나는 일을 겪는다. 즉, 편도체가 제법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모든 분노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 요인에 의해 분노가 촉발될 수도 있다. 현실에 대한 비이성적인 판단과 좌절감 등이 내부적 요인에 의한 분노를 일으킨다.
예를 들면 공연장에서 티켓을 끊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새치기를 한다면 외부적 요인에 의해 분노가 일어난다. 다음번 이 공연장에 다시 방문해 티켓 창구로 향하던 중 누군가 뒤에서 빠르게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 화가 난다면, 이때는 그 사람이 새치기를 할 것이라는 비이성적인 판단 때문에 분노를 하는 것이다. 즉, 내부적 요인에 의한 분노다.
분노를 하게 되면 통제력을 잃게 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도 뇌의 역할과 연관이 있다. 뇌의 대뇌피질은 논리적인 사고를 책임지는 뇌 영역이다. 그런데 극심한 분노를 느낄 땐 대뇌피질 대신 변연계가 사용된다. 또한, 편도체는 ‘투쟁-도피 반응’이 활성화되는 곳인데, 분노를 일으키는 경험을 하면 우리는 해당 상황을 회피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나중에 후회할 법한 충동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뇌뿐 아니라 다른 신체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분노는 교감계를 활성화해 심박동수, 혈압, 호흡수 등을 증가시키고, 이는 심장과 폐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잦은 분노는 심장병 위험률을 높인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분노를 쉽게 표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 전문가들은 분노를 다루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기보다, 어린 시절 학습을 통해 얻게 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말다툼과 싸움이 끊이지 않는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은 이러한 행동을 정상적인 것으로 배우고 습득하게 된다는 것.
이러한 사람들은 두려움이나 슬픔 같은 감정도 분노로 표출한다. 슬픔 등을 완화하거나 치유하는 메커니즘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슬픈 감정을 분노로 치환하는 것이다.
결국 분노를 제어하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양육 환경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단, 분노가 항상 해롭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분노는 공포감을 극복하고 위협적 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단,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가할 정도로 분노를 제어되기 어려운 상태라면 감정 및 충동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나 심리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 병원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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