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회충증

아니사키스(anisakis) 유충은 고래, 돌고래, 물개 등의 해양 포유류의 위장에 기생하는 선충류의 유충을 통칭하는 것이며, 고래회충증은 이 유충에 감염된 해산 어류 등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인체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기생충 감염성 질병입니다.

고래회충증은 보통 바다 생선을 날것으로 또는 잘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었을 때 감염됩니다. 돌고래나 물개 등의 해양 포유류 위장에 기생하고 있는 아니사키스의 유충이 바다 새우류의 몸 속에 들어가서 성장하게 됩니다. 유충을 가지고 있는 새우류를 잡아먹은 해산 어류를 다시 사람이 잡아서 날것으로 먹는 경우에 고래회충증이 생깁니다. 감염 유충은 태평양의 연어, 홍돔, 청어, 대구, 명태, 참조기, 고등어 등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회로 먹는 어류의 경우 붕장어(아나고), 오징어, 낙지, 광어, 방어 등에서 유충이 많이 나타납니다.

감염 후 3~5시간이 지나면 배가 메스껍고 거북하기 시작하며, 식은땀이 나면서 복통이 시작되는데 위염이나 위궤양과 그 증세가 비슷합니다. 충체가 위장벽을 파고 들어가면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은 내시경을 통한 유충 확인입니다. 병력청취 후 위고래회충증이 의심된다면 즉각 내시경을 시행하여 생검겸자(내시경을 이용한 정밀 검사 시 조직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핀셋 모양의 기구)로 유충을 제거하게 됩니다. 고래회충증의 진행 단계에서 생긴 궤양은 소화성 궤양이나 궤양성 위암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에서는 위장관 출혈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간혹 점막을 뚫지 않고 위벽을 기어 다니는 충체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고래회충증의 경우 비교적 충체가 크고 운동성이 높지 않으므로 생검겸자로 잡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구충제는 효과가 없으므로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유충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외에 위내시경을 이용하여 직접 유충을 적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질병이 만성화된 상당수의 환자에서 충체가 위벽 또는 장벽으로 들어가 호산구성 육아종을 형성하여 수개월 간 고통 받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충체로 인해 궤양 또는 종괴가 형성된 경우 위궤양이나 악성종양으로 오인되다가 수술로 종괴를 제거한 후에야 충체가 발견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드물게는 충체가 위벽을 뚫고 나가 복강 내로 이동하면서 갑작스럽게 복통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해산어류는 영하 20도 이하에서 24시간 냉동시키거나 또는 70도 이상으로 가열하여 먹어야 합니다. 생선회는 싱싱한 것으로 먹되 생선의 내장 섭취는 피해야 합니다.

생선회는 싱싱한 것으로 먹되 생선의 내장 섭취는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