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다] 다들 왜 성형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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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 얼굴 가지고 놀림을 당했어요
너 처음 보고 장애인인 줄 알았다
시궁창 같이 생겼다
안경 벗은 모습이 징그럽다고 소리지르는 친구도 있고
애들이 장난으로 선생님한테 저랑 똑같은 쌍둥이 한명 더 있다 하니까 선생님이 쟤처럼 생긴 애가 또 있어서 어떡하냐
이런 식으로 답하신 적도 있고...
이건 어릴 때니까,
사실 그 놀림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원래 성격이 분석적인 타입이에요
무슨 일이 생기면 원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성격.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매일 거울 보며
난 왜 못생겼을까를 몇시간씩 생각했어요
그냥 생각하는 게 아니라 황금비율, 연예인사진 찾아서
제 얼굴사진이랑 비교분석하면서 이유를 찾았어요
그 당시에는 그게 해결책인 줄 알았어요
이렇게 하다보면 답을 찾겠지
그게 제 자존감을 얼마나 심하게 갉아먹는지 모르고...
저는 이상하리만치 저 자신을 꾸미지도 않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다가가지 않고
여행 가도 사진도 안 찍고
예쁜 옷을 좋아해도 안 입었어요
그냥 나를 부정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타입이었는데
저 사람을 잡기 위해서 뭐라도 하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카톡하나를 보내는 것조차 너무 무서워서
하루종일 울고 몸이 덜덜 떨렸거든요
그때 내가 얼마나 자존감이 낮은지 깨달았어요
오랜 시간동안 나는 너무 많이 망가졌구나 싶었어요
내가 바닥까지 떨어진 걸 알고나니까 더 우울했어요
매일 모자를 쓰고 밖에 나가요 빛을 받은 제 얼굴이 싫어서 자꾸 모자를 써요
예쁜 옷을 정말 많이 샀는데 입을 수가 없어요 내돈 주고 샀는데도 내것이 아닌거 같아요
여행이 너무 힘들어요 평소에는 그냥..초라한 것과 아름다운 게 뒤섞여 있는데, 여행 가면 모든 게 아름답잖아요..그래서 나만 무슨 이물질처럼 느껴져요 왜 나만 이렇게 태어났을까 싶어서 우울해져요
사진을 찍는 게 정말 싫어요 아무렇지 않게 사진 찍어서 인스타에 올리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까봐 두려워요 안 좋은 일만 생길 거 같아요
다이어트해서 10키로 감량도 해보고
화장도 하고 옷도 입어봤지만..
그럴수록 나는 꾸며도 이렇게 초라하구나
최선을 다해도 겨우 이 정도구나 싶어서
더 우울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성형을 결심했어요
저도 알아요 성형이 제 마음을 바꿔줄 수 없다는 걸
하지만, 그냥 시작은 어쨌든 외모에 대한 놀림이니까
이미 너무 먼 길을 와서 시작점이 잘 보이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라도 바꿔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인정하든 극복하든 둘중 하나는 하고 싶어서요
아무리 인정하려해도 그냥 인정이 안돼요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났어야 해라는 억울함이
자꾸만 치고 올라와요
그래서 도저히 놓을 수가 없어요
끝까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나면
놓든 극복하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힘들고 위험해도 해보고 싶어요
만일 성형에 성공한다면, 원하는만큼 예뻐진다면
예쁜 옷에 예쁜 화장 맨날 만족스럽게 하고싶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싶고
여행도 즐겁게 다니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달아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성형 성공한데도 얼굴 크게 안 변할 수도 있지만
그냥 그래도 꿈꿔보고 싶네요
긴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른 분들께도 여쭈어보고 싶어요
왜 성형하시고, 성형하고나면 뭐 하고 싶으신지
어떤 이유인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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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마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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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은 마음이 괴로울 때 생각나고 중독됩니다.. 성형 부작용 카페 가면 부작용 하나 해결하고 나서 또 위험한 수술 감행 하시는 분 많죠..성형 말리지 않습니다 저도 쌍수 정도는 다들 하는거 알고 있고요..근데 그 쌍수마저도 부작용 있고 완벽하지 않아요 저도 짝눈이라 두번 수술했는데도 짝눈 못고쳤고 깊은 흉터는 덤이죠...문제는 여기에 큰 신경 안 쓸 자신이 있냐는겁니다... 일상생활에 집중하면 아무리 성형이 잘못되도 마음이 괴롭지 않아요 하지만 성형전처럼 계속 외모 강박을 지니고 계신다면 그 후에도 마음 속은 지옥이실거에요...부디 가벼운 성형만 하시고 윤곽같은거는 큰 고민 후에 결정하셨으면 해요
classyrang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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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마음이 괴로울정도라면 수술하시는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저도 그랬고 제 주위에도 님처럼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 있었어요.
수술이 무조건 정답일수는 없지만 개선되서 좋아질수있고 전보다 예뻐지기까지한다면 얼굴도 마음도 상처도 조금은 치유되는 되고 자신감도 생기실꺼에요~ 저도 제 컴플렉스 그렇게 수술로 극복했어요! 힘내세요!!
짱짱짱짱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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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술하고나면 정말이뻐지는줄 알았어요..근데 막상 하고나서보니 크게 달라지는건 없더라구요! 못생겻다고 생각할수록 더 그래보이는것 같아요ㅜㅜ
젠키미60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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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못생기진 않았는데 얼굴뼈대가크고 광대가심하게나와서 일부러 큰안경만 쓰고다녔어요 얼굴형예쁜친구들보면 너무부럽구요 그래서 광대와코수술을 결심해데됐네요
곰인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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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는지 드러나는 거 같아요..
저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이유로 성형을 고민하고 있어요.
성형이 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화이팅입니다.
Jooj0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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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님 마음에 상처가 많으신가봐요..ㅠㅠ 성형은 확실히 낮은 자존감의 해결책이 되기도해요. 전 그게 나쁜거라고 생각은 안해요..! 외모지상주의 사회고 다들 마음속에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얼굴 하나씩 품는데 달라진 외모가 자존감을 높여주는게 이상한건 아니죠..
하지만 한국의 미의기준이 전지구적으로 봣을때 과하게 높고 엄격한건 사실이에요!
전 큰 스트레스나 콤플렉스는 아니었지만 더 개선할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서 결심 했어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