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6장 <수술대에 오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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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재밌게 읽어주시니까 저도 자꾸 쓰게 되네요.
이제 쇼핑도 다닐 수 있고해서 성예사에 잘 안들어왔었답니다. 깁스하고 집에만 쳐박혀 있을때보다 자유로워졌기에....
신랑은 아직 안왔고, 오늘 병원에 샘 뵈러가기 전에 몇자 적으러 들어왔어요.
압구정 ㄱ에서 수술받던날 상세후기랍니다.
전 수면마취못했어요. 병원에 아예 수면마취가 없다는;; 대신 진정제를 먹습니다.
진정제 먹고 잠드는 수가 있다고 해서 수술대에 누워서 주문을 막 걸었어요. 얼렁 잠들어라~ 복식호흡도 하고... 진정제 첨 먹어봤는데, 목이랑 몸이 까라지는 효과는 있더군요. 말소리도 좀 느릿느릿 바보같고...
근데 잠은 못잤어요. 간호사들이랑 샘이주고 받는 말 다 들리고... 약간 초조하고...해서리...
꿈과 환상의 4차원의 세계~~~~~~` 저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ㅠㅠ
근데 사실 국소마취로도 할만하더군요. 별로 안아팠어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성예사분들 코수술 다시 못할짓이라 많이 그러시던데.. 전 뭐 이정도면 할만하다 싶네요. 저 별로 간 안큽니다. -_-;;;
혹시 압구정 ㄱ에서 수술받으실 분들을 위해 알려드립니다요. 샘이 수술중에 간호사들 엄청 혼내세요. 답답하신거죠. 간호사들 계속 ㅉㅋ 먹습니당... 그래도 행여 불안해하지 마세요. 샘의 스탈이예요 ㅋㅋㅋ.
환자를 편하게 해주고픈 샘의 마음이 온몸으로 전해져서 전 약간 감격을 먹었어요.
마취주사 예방주사보다 안아팠고, 귀연골자를때 사각사각 소리가 재미도 있었고요. 뼈잘라낼때 약간 낚시바늘에 걸린 듯 땡기고.... 그러다 클라이막스가 한번 있었죠. 뭘로 코뼈를 내리치는데... 탕탕~! 탕탕~!! 이렇게 한 다섯번인가.. 뼈가 울리는 건지 아픈건지, 약간의 통증이 있었어요. 전 아프다고 애기처럼 징징댔습니다.
마취해서 전혀 감각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감각이 느껴져서 순간 겁을 먹었나봐요. 지금생각하면 별것아니었는데, ㅉ팔리게...ㅠㅠ
망치질(?)후 갑자기 피가 막 넘어오더군요.
이모엔: (우물거리는 소리로) 삼켜도 되요?
샘: 뱉으세요. 석션~!
간호사: 네
샘: 석션!~ 뭐하냐 진짜? ... 준비안해놨어? ... 켜봐
간호사: 안되지 왜?
샘: 나.. 참~!! 괜찮아요, 뱉으세요.
석션 노즐 이게 아니잖아...!
석션이 제대로 준비안된 관계로 전 그냥 입으로 피를 뱉어야 했습니다. ㄱ샘, 손에 거즈들고 제가 꿀렁꿀렁 뱉어내는 피를 다 받아주시고 계십니다. ㅠㅠ
양쪽 콧구멍으로도 뜨뜻한 피가 쏟아지는게 느껴집니다.
샘: 괜찮아요. 이정도 피 나오는거야. 뱉어요.
아부지 같은 손길로 피를 다 닦아주시는 ㄱ샘.
눈을 감고 있어도 쫄아있는게 다 느껴지는 간호사들..--;;
그리고 실이왔다갔다 하고 재봉에 들어갔구나 싶더군요.
이모엔: 벌써 끝났어요?
샘: 다 됐어요. 이제.. 코 끝이 너무 뾰족해도 이상하잖아?
이모엔: 원래 제 코보다 뭉툭하지 않으면 되요.
샘: 원래 코 뾰족하잖아?
이모엔: 네... 인위적이지 않은 선에서 ...(샤프하게 해주세요)
샘... 실밥을 다시 뜯고 재단들어가십니다.
저 이 때는 이미 여유가 생겨서 실눈뜨고 봅니다. 손톱만한 빨간 고깃점 같은게 보이네요. 연골인갑다...
그걸 실에 연결해서 다시 넣고 하시는데... 여전히 혼잣말 하십니다.
샘: 너무 올라갔나?... 아,,, 이게 아닌데...
집중하면서 혼잣말하시는 거예요. ㅋㅋㅋ 샘 성격을 모르면 불안할 수 있겠더라구요. 저도 수술대에 누워잇는 당사자이다 보니 쪼끔 불안했습니다. 그래도 샘이 작품욕심이 상당하시다는 걸 알기에 믿었죠. 그리고 정말 혼자 고군분투하시는게 느껴졌습니다. 간호사들 다시 뽑으시지 하는 생각도 들고... ㅋㅋ
바보같은 목소리로, 꾹꾹 참아왔던 한마디 말을 조심스레 내뱉어 봅니다.
이모엔: 화이팅~~~.... (-__-;;)
수술 끝나고 석고로 깁스해주셨어요.
샘: 잘 됐어요. 오늘 고생좀 했지?
다 끝나니까...눈물이 흐르더군요. 괜히 어린애처럼...
깁스를 하니까 좋은점이 많더군요.
가벼운 안경도 낄 수 있고, 잠잘 때 옆으로 누워도 되고, 붓기 눈으로 확인 안되니 괜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깁스떼던날 샘이 안계셔서 간호사와 얘기했는데. 그러더라구요. 원래 이승연처럼 동글동글한 코로 하시려다가 막판에 제가 샤프하게 해달라고 해서 수술시간이 좀 길어졌다고. 근데 그 길어진게 1시간 반이었어요.
진정제, 마취, 기다리는 시간 빼면 실제로 코열고 있던 시간은 1시간도 안되는 듯...
13일 된 현재 상태. 나날이 코모양이 달라지네요.
코 끝이 밑으로 불룩해보이던게 올라붙고 있습니다.
처져보여서 불안했는데, 각도는 크게 걱정안해도 되겠어요. 이게 얼마나 더 올라붙을 지 오늘 여쭤보려구요.
저 이제 병원가요. 다녀와서 덧글 붙일께요. ^^;;
댓글목록
이모엔님의 댓글
이모엔프로필
작성자
ㅠㅠ 저 아직 붓기 장난 아니래요. 간호사가 제 코보고 놀라던디요. 어흑...<br />
수술방에서 봤을때랑 너무 다르다고..<br />
붓기가 어디는 빠지고 어디는 그대로고 해서인지 모양이 살짝 안이뻐질라구 해요. 아, 이거 뭐 아침에 다르고 밤에 다르고 이럼니까!!!! ㅠㅠ <br />
오늘 만난 제 친구말이 매부리 깎는 거랑 그냥 실리로 올리는 거랑... 수술후 추이가 다를 것 같대요. 콧 속에 공간이 남는 것과 채워진 것... 붓기의 정도부터 다를 거라고... 모양 눈으로 확인하려면 한달이상 걸리겠다는데.... <br />
아웅 기다리기 너무 너무 지루해요... <br />
아까 영화보면서도 5분마다 한번 씩 거울을 봤다는... -_-;;;<br />
영화를 보나 잡지를 보나 코밖에 안보이네요. <br />
뼈깎고 보형물 안넣으신 분들이염,.. 붓기가 콧등에도 오래 남던가욤? *.*
보보보님의 댓글
보보보프로필
저도 뼈깎고 보형물 안넣었는데~아무래도 세우는 것보다는 붓기 오래가더라구요;;;저도 -_-완전 그 때 왜 다른 사람들보다 붓기가 안 빠지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ㅋㅋㅋㅋ 근데 전 -_-복코라 그닥 효과를 못봐서 이번에 다시합니다-_-;;;;;;;아아아ㅠ 또 사자얼굴이 되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모엔님의 댓글
이모엔프로필
작성자 보보보님 답변 감사합니다~ 뼈깎은 부분이 많이 붓는거 맞나보네요. 콧등 중간이 좀 불룩하다고 해야하나.. 갑자기 그렇게 보이는거 있죠. ㅠㅠ 아, 지금 손으로 만지니깐 좀 아프기도하고, 피부가 손으로 흔들면 움직이는게...뼈와 피부사이에 공간이 있나봐요 음핫;;;;;; 붓기 빠지고 살이랑 뼈랑 다시 들러붙으면 샤프한 코가 되길 기도합니다. 님도 재수술 잘 되시기 빌어요. ^^
샬라라님의 댓글
샬라라프로필
정말 잼나는 글이에여~~ 일케 긴글 지루하지 않게 웃으면서 보구,ㅋㅋㅋ<br />
하신 병원이 어딘지점 알려주세요~ 원장님이 넘 꼼꼼한거 같으셔서요~~<br />
전 ㅇㅇㅎ 생각하구 있거든요~~
레몬밤님의 댓글
레몬밤프로필
후기 리얼하네요...고생하셨어요...^^그런데..님 정확한 시술방법이 어떻게 되세요? 원래 코모양도 궁금하고...보형물은 안넣으신거 같고 절골하신거에요? 자세히좀 알려주세요..
미나님의 댓글
미나
님~! 정말 너무 막막했는데.. 님 글 읽고 힘이 되네요.ㅠ.ㅠ<br />
저 코 재수술이 시급한 상황이라,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데,, 너무 막연해요.<br />
쪽지 확인 부탁드릴께요.ㅠ.ㅠ
이지나님의 댓글
이지나
님 후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br />
코 휘어보이는것땜에 우울했는데..<br />
님의 글을 읽으니.. 살짝 미소가 나오네요.. ^^<br />
예쁘게 되시길 바래요~~
이모엔님의 댓글
이모엔프로필
작성자 네, 레몬밤님.. 이전 후기에 밝혔듯이 보형물 no, 절골 no. 매부리만 깎고 귀연골로 살짝 올린겁니다. 비개방이구요. 원래 코모양은 매부리심하고 얄상하고 높은 서양인 스탈.... 그래서 절골을 하네마네. 버선코가 나을지 일자코가 나을지... 고민이 많았던 거지요. ^^